내 경험이 어느 한명에게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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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2012년 3차에 합격한 서홍렬이라고 합니다.
미흡했지만 저도 채워나가며 많은 것을 깨달았던 지극히 주관적인 제 합격 스토리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시험준비 전
“명확한 목표는 약이 되지만, 허망한 목표는 독이 된다.”
본인이 원하는 직렬과 수험기간을 정하고 그에 맞는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그것들의 기준은 본인의 적성과 수학능력, 가능한 공부시간 등이 될 것이다. 그 기준들을 무시한 막연한 계획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시험을 준비하기 전 카페의 합격수기를 여러 개 읽었다. 수험생활을 하기로 마음먹기 전에는 경찰 시험에 대한 정보가 전무했기 때문에 저절로 단기간에 합격했다는 수기들에 눈이 갔다. 그런 내용의 후기들만 수십 개 읽다보니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만이었다. 그 수기의 내용이 거짓일 것이라는 생각은 지금도 하지 않는다. 단지 나에게는 무리였다. 그것을 아는 데 1년이 걸렸다. 나는 막연하게 1년을 목표로 잡고 공부를 시작했다. 2011년 시험이 허망하게 끝나고 2012년을 위한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았다. 목표와 현실간의 괴리가 큰 이유였다. 마음을 다잡는데 3개월이 걸렸다. 만약 처음부터 2년을 목표로 잡았다면 황금 같은 3개월을 허비하지 않았을 것이다. 목표는 명확할수록 좋다. 본인의 상황에 맞는 명확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진실의 거울이 필요하다.”
공부계획 뿐만 아니라 공부방법, 장소, 스터디 유무 등을 위해서는 본인의 특성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 비록 막연한 계획으로 허망하게 3개월을 허비하기는 했지만 자신을 과신하지는 않았다. 한 장소에서 5개월 이상 공부하면 의지가 약해지고 시간을 허비하는 습관을 잘 알았기에 그런 기미가 보이면 바로 장소를 바꿨다.
또 아침잠이 많고 아침 9시까지 집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급격히 게을러지고 자기위안으로 시간을 허비하는 습관을 파악하고 아침 스터디를 꼭 하려고 했다. 하루의 시간을 1~2시간씩 쪼개서 계획적으로 쓰는 성격이 아니기 때문에 공부방법도 한 과목씩 끝내는 것을 택했다. 본인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수험생활을 시작하는 것이 가장 우선시 돼야 한다.
공부방법론
“귀 얇은 토끼보다는 미련한 거북이가 되라.”
수험생활을 하면서 정보수집도 중요하다. 하지만 다양한 정보를 자신에 맞게 걸러내지 못한다면 제 무덤을 파게 된다. 차라리 미련하게 한 가지 공부방법을 고집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공무원 수험가에는 다양한 공부방법론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한 과목씩 공부하면서 회독수를 늘리는 방법, 하루에 여러 과목을 한 번씩 보는 방법이다. 물론 최근에는 기출문제만을 공부하는 방법 등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크게 보면 위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어떤 것이 좋다는 정답은 없다. 어떤 것이 자신에게 맞는 방법인지가 중요하다. 두 방법 모두 장단점이 있다.
전자의 경우 1회독을 끝내고 다시 첫 번째 과목을 시작할 때 쯤 많은 것이 잊히기 쉽다. 그래서 이러한 망각현상이 계속될 것 같다는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 회독수가 늘러날수록 1회독에 걸리는 시간이 급격히 줄어들고 그런 현상들은 사라질 것이다. 오히려 시간을 체계적으로 나누고 철저하게 그 계획을 지키는 것이 습관 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좋은 방법이다. 후자의 경우 기억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는 있지만 1회독에 5~7과목이 한꺼번에 마무리되기 때문에 지루한 느낌을 받을 수가 있다.
나는 한 과목씩 공부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후자의 방법을 잠시 사용해 보기도 했지만 나에게 맞지 않아 금방 바꿨다. 집에서 통학하다보니 날마다 공부시간이 조금씩 변동되고 어려운 과목의 시간을 줄이게 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한 과목씩 하게 되면 부족한 과목의 회독을 더 늘릴 수도 있고 본인의 상황에 맞게 조절하기가 쉽다. 물론, 시간관리가 철저한 사람이라면 후자의 방법을 쓰면서도 유동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자신의 방법을 찾아라.
위 두 방법 이외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큰 틀의 공부방법이 익혀졌다면 그 외의 공부방법을 자신에 맞게 응용하는 것도 공부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잠시 기출문제에 대해 말하자면 내 경우, 특히 법 과목에서 기출문제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 교재를 볼 때는 모르는 게 없다고 생각했을 때에도 막상 모의고사나 시험을 보면 점수가 들락날락했다. 그 이유를 분석한 결과 문제는 여차저차 맞추는 경우에도 생소한 지문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그 대부분인 판례 내용이었다. 물론 판례특강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거의 시험 한 달 전 법 과목 올패스문제풀이를 잡았던 것이 합격을 좌우했다고 생각한다.
스터디
“스터디는 내가 기준이어야 한다.”
스터디를 하려고 한다면 자신이 리더가 되어 모집해보자. 그러면 본인이 공부계획에 맞게 시간과 장소를 정할 수가 있다. 또 진도나 회독수 역시도 본인에 맞게 설계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 경우 스터디 초반에 한두 번 나오고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 그런 것은 괘념치 말고 스터디가 안정될 때까지 끈기있게 새로운 사람을 모집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덧 성실한 사람만 남아 탄탄한 스터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스터디를 구하는 사람의 대부분이 카페에 올라온 모집글을 보고 지원해 합류한다. 물론 이 방법도 전략적으로 선택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처음 만들어진 스터디를 지원하는 것보다 기존의 스터디에서 충원하는 곳을 지원하는 것이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처음 만들어진 스터디는 스터디원의 특성에 따라 금방 와해되는 경우도 많아 곧 다시 구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스터디는 공부 이외에도 수험생활을 규칙적으로 관리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 나의 경우 아침잠이 많고 약속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아침시간 관리가 크게 차이가 난다. 그래서 2년차 때는 주로 아침에 영어나 국어 어휘 스터디를 잡아 공부하는 곳에 도착하게 만들었다. 굳이 어휘 스터디가 필요 없는 사람은 출석체크 스터디도 많이 하므로 이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스터디 운영의 팁이 있다면 벌금제도와 그에 대한 철저한 기준이다. 주로 ‘기준시간에 3분까지는 봐준다.’ 이런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오히려 기준이 애매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차라리 기준시간을 늦추는 게 낫다.
스터디를 할지 말지를 카페 등에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 이 또한 본인의 특성에 맞게 결정하면 된다. 다른 사람과 비교가 되거나 같이 공부할 때 의욕이 솟는 사람이 있고, 스터디가 오히려 시간낭비가 되는 사람도 있다. 자신의 특성을 잘 모르겠다 싶으면 한번 해보고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단, 사람을 만나기 위한 스터디는 피하는 것을 권한다.
교재 및 강의 선택
“지루하지만 곧게 뻗은 길이 가장 빠른 길이다.”
카페에는 종종 ‘제가 이번 시험에서 형법이 OO점 나왔는데 교재 바꿔야 하나요?’ 이런 내용의 글이 올라온다. 물론 그분의 답답한 마음은 백번 이해한다. 하지만 한 번 시험에서 점수가 잘나왔거나 못나왔다고 교재나 강의를 바꿀 필요는 없다. 그때의 실수였을 수도 있고 아직 내용을 충분히 익히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차라리 같은 강의를 한 번 더 들을 것을 권하고 싶다. 경험상 자신 있던 과목도 강의를 다시 들으니 처음에 들리지 않았던 것들이 많이 들렸다. 물론 나도 형소법의 경우는 다른 책과 강의로 바꾸긴 했지만 그건 그 교재와 강의가 나빴기 때문이 아니라 강의수가 유독 많아 다시 들으려니 멀미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자신에게 어느 정도 잘 맞는다고 생각된다면 같은 교재를 가지고 회독수를 늘리는 것이 좋다. 물론 내 경우처럼 강의 듣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라면 빨리 다른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그 강의들 중 대부분에 만족했고, 처음에 버거웠던 과목도 꾸준히 들으니 적응할 수 있었다. 인기 있는 강의라 해도 그 이유와 강의의 특성은 차이가 날 수 있으니 주변 사람들이나 강의를 들어본 사람에게 강의 방법론 등을 물어보고 결정해야 한다. 내 경우 교재 내용 중 중요한 부분을 특히 강조해줘서 회독을 늘릴 때 집중적으로 그 부분을 공부할 수 있도록 해주는 스타일을 많이 찾아 들었다. 이런 방법은 시험이 지엽적으로 나올 경우 위험할 수도 있으므로 감히 추천하지는 않는다.
마지막 말
“시험이 끝나기 전까지는 포기하지 마라.”
누군가의 수기에서 시험 2주 전과 2달 전이 가장 중요하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래서 나는 공부계획을 세울 때 시험일부터 거꾸로 세워나갔다. 예를 들면 시험 하루 전에는 모든 과목을 1회독 하고 그전에는 3일에 한 과목씩, 그전에는 1주일에 한 과목씩 회독하는 등의 계획을 뒤에서부터 세워나가는 것이다.
시험 전 2달이 사람에 따라서는 가장 집중이 안 되고 지쳐버리는 기간일 수 있지만 내게는 가장 급격하게 점수가 올랐던 기간이다. 2012년 2차 시험에 2점 정도가 모자랐지만 아쉽기 보다는 처음으로 ‘합격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나오지 않던 점수가 처음으로 합격권에 준하는 점수로 오른 것이다.
그 후 3차 시험까지 약 2달가량을 위에 쓴 계획에 맞춰 정리해 나갔다. 특히 이때 법 과목의 문제를 깨닫고 처음으로 기출문제집을 풀면서 점수가 급격하게 올랐다. 아마도 이 2달이 내가 가장 집중력 있고 가장 열심히 공부한 시기일 것이다. 이 2달이 결과를 바꿨다.
시험을 본 직후 ‘이번 시험은 떨어져도 후회는 없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만큼 내 자신을 불태웠기 때문이다. 내 인생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치열하게 살았던 시기였다. 시험을 본 학교 벤치에 누워 있을 때 ‘허리케인 죠’의 명대사가 생각나기도 했다. 다행히 좋은 결과가 나왔다.
“지금 당신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그 과정은 사회인이라면 누구나 지나쳐온 것이다.” 내가 취업에 지쳐있을 때 학교선배가 해준 말이다. 경찰시험 공부를 하면서도 큰 힘이 됐다. 지금 이건 첫 관문에 불과하다. 그리고 “지금 당신은 충분히 잘하고 있다. 그러니 너무 자신을 괴롭히지 말고 자신을 아껴가며 포기하지 않고 지금을 잘 살아가자. 그러면 어느새 합격의 문턱에 와 있을 것이다.” 이건 마지막으로 내가 지금도 치열하고 살아가고 있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내 경험이 어느 한명에게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두서없이 써내려갔습니다.
여러분의 합격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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