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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 실험 다들 알고 계실겁니다.
국내에는 '마시멜로 이야기' 라는 책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 이 실험은 1970년대에 보상 지연 행동과 성적과의 연관을 연구했습니다.
간단하게, 마시멜로를 눈앞에 두고 15분을 기다리면 하나를 더 준다고 약속했을 때 이를 기다릴 수 있는 (보상을 지연, Gratification delay 할 수 있는) 아이들은 이후 학업성취가 더 높았다는 거죠.

그런데 2018년 마시멜로 실험의 결과를 정면으로 반박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오게 됩니다.
NIH에 등재된 뉴욕대 TW Watts 연구팀은 기존 마시멜로 실험이 너무 적은 표본으로 진행했다고 지적하면서 대규모 연구를 진행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사실 아이의 보상 지원 행동은 가정의 형편과 집안 사정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일단, 보상 지연 행동과 성적과의 연관성 자체도 1970년대의 실험결과의 반 정도의 연관성만 보였습니다.
게다가 부모의 가정형편, 학력으로 범위를 좁혀서 보면, 보상지연행동과 이후 학업성취는 3분의 2 이상이 줄어들어 거의 차이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그러니까, 마시멜로를 기다려서 먹을지, 안 먹을지 결정하는 데 주변 환경의 영향이 컸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오래 기다렸다고 해서 성적이 비례해서 높아지는 것도 아니었죠.

마시멜로 실험만 보면 '어릴 때 마시멜로를 안 먹고 기다려야 성공할 수 있는 건가?' 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로 알 수 있듯, 보상 지연 행동은 아이의 미래를 다 설명해주지 못합니다.
오히려 자라온 환경과 부모의 교육철학, 가정 형편이 이후 성적에 더 큰 영향을 준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결국 마시멜로를 먹느냐 마느냐는 아이의 의지력 문제가 아니라, '기다리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가'에 대한 아이의 지극히 현실적인 판단이었던 셈입니다.
미래가 불확실하고 당장의 결핍이 더 익숙한 환경의 아이에게는, 눈앞의 마시멜로가 사라지기 전에 먹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생존 전략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연구는 우리에게 '자제력'이라는 잣대로 아이를 섣불리 평가하기보다, 아이가 안정적인 믿음을 갖고 미래를 그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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