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같은 할머니" 하늘로 보낸 메시지, 조재호의 눈물로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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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할머니께 우승을 선물해드리자는 마음으로 왔는데, 생각보다 빨리 이뤄져 너무 기쁩니다"
30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린 2023-24시즌 7차 투어 '하이원리조트 PBA 챔피언십' 남자부 결승전에서 조재호가 에디 레펀스(벨기에, SK렌터카)에 세트스코어 4-1(15-13, 15-5, 12-15, 15-5, 15-11)로 승리하며 올 시즌 첫 승을 일궈냈다.
22-23시즌을 휩쓸었던 '왕중왕' 조재호는, 올 시즌 최고 성적이 두 차례 8강에 멈출 정도로 긴 터널을 지났다. 그리고 8개월을 지나 마침내 시즌 첫 승을 일궈내며 답답한 부진을 날렸다.
조재호와 레펀스의 결승 맞대결은 처음이 아니다. 21-22시즌 3차 투어(휴온스 챔피언십) 당시에도 두 사람은 결승에서 만났고, 조재호가 패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나 조재호는 화려하게 설욕했다.
통산 4승(22-23시즌 개막전, 8차 투어, 월드챔피언십, 23-24시즌 7차 투어) 금자탑은 덤으로 따라왔다.

간만에 우승컵을 들고 기자회견을 가진 조재호는 "올 시즌 개막전부터 1회전(128강) 탈락은 하지 않아 다행이었지만 32~8강 탈락이 반복되다보니 이게 더 안 좋았더라"며 "4강 이상 입상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이상하게 저는 리조트 대회가 더 잘 맞는 것 같다. 프로 첫 우승을 블루원리조트에서 했다. 아무튼 좋은 기운으로 우승한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조재호의 결승전은 사실상 짧은 텀으로 불리한 감이 있었다. 정오에 경기를 치른 레펀스보다 더 늦게 경기를 치렀고, 매우 어렵게 안토니오 몬테스(스페인, NH농협카드)를 이겼다.
조재호는 이 늦은 경기에서도 긍정적인 점을 찾았다. 그는 "4강 1,2경기를 모두 해봤는데 두 경기 모두 장단점이 있다"며 "4강 2경기를 했을 경우에는 긴장을 풀지 않게 된다. 사실 오늘 조금 피곤했는데 경기에 들어가니 집중이 됐다. 만약 자기 관리를 완벽하게 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첫 경기가 나을 것 같다.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는 면에서는 두 번째 경기도 괜찮다"고 평했다.

그의 우승 요인은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개 중 가장 절절한 원동력은 따로 있었다.
지난 달 12일, 대회를 치르는 도중 돌아가신 외할머니다.
그는 "지난 11월 12일 'NH농협카드 챔피언십' 32강전에서 응우옌프엉린(베트남, 하이원리조트) 선수에 패했다. 곧바로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다"며 회상했다. 외할머니의 부고를 알리는 소식이었다. 당장 다음 날 새벽이 발인이라는 말에 만사를 제치고 달려가 할머니를 보내드렸다.
어릴 적 조재호는 맞벌이에 나선 부모님 대신 외할머니의 손에서 자랐다. 그는 "엄마같은 할머니"라며 "이번 대회 오기 전에 할머니를 생각하며 다음 시합때는 정말 열심히 쳐야겠다고 생각했다. 할머니께 우승을 선물해드리자는 마음으로 왔는데, 생각보다 빨리 이뤄져 너무 기쁘다"며 그리운 마음을 전했다.
요 근래 잠시 찾아온 부진으로 인해 팬들의 우려도 있었으나, 이번 경기 우승으로 그에게는 '원래 알던' 조재호로 돌아왔다는 환호가 따랐다.
이에 그는 "한층 성숙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된 대회였다"며 "포기하지 않는다는 마음이 중요하다. 마지막 순간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다 보니 역전이라는 것이 나왔다. 그래서 이 트로피까지 든 거다. 한 순간도 포기하지 말자는 생각이 가장 중요했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이제 팀리그로 남은 일정을 이어간다. 그의 팀인 NH농협카드는 현재 팀리그 랭킹 1위로 포스트시즌 직행을 확정지은 상태다.
조재호는 "이제 무조건 팀리그다. 개인 목표를 이루었으니, 우리 팀(NH농협카드)을 우승 시키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이제 4라운드가 시작하는데, 팀원들을 잘 다독여서 포스트시즌 정상까지 가겠다. 우선 우승했으니 우승턱 한번 쏘겠다 하하. 그리고 좋은 성적으로 팀리그 포스트시즌 마무리를 잘 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시즌 7차 투어를 마친 프로당구 PBA는 오는 12월 5일부터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웰컴저축은행 PBA팀리그 23-24' 4라운드로 돌아온다.
기사제공 MHN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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