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고환율 대응 4자 협의체’에는 국민연금과 보건복지부도 참여하고 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복지부와 국민연금도 (고환율에 대응해야 할) 수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해외 자산 투자가 늘면서 달러 수요가 많아져 환율 상승 원인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복지부도 여러 가지로 고민 중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세계 3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이 스스로 환율 등락에 따른 악순환에 빠지는 ‘자기파괴적 구조’를 심화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어떤 사정이 있는지 15일 조선비즈가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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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종합상담실 모습. /연합뉴스


◇ 외환보유액보다 많은 국민연금 해외 투자… 커질수록 환율 올라가
국민연금은 운용 자산 1361조원가운데 605조원(44%)을 해외 주식·채권에 투자하고 있 바다이야기2 다. 여기에 부동산 등 기타 투자를 포함하면 780조원(57%)을 해외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우리나라 외환보유액(653조원)을 웃도는 규모다.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를 하려면 연금 가입자들이 낸 원화를 달러로 바꿔야 한다. 이렇게 조달하는 규모가 연 300억~4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릴게임황금성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환율을 잇따라 올리게 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원·달러 환율이 1달러에 1000원일 때 국민연금이 달러를 대규모로 사들이면 환율이 1050원으로 올라간다. 이후 국민연금은 1050원 이상에서 달러를 사게 되고, 이것이 다시 환율을 1100원으로 밀어 올리게 되는 식이다.
실제로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바다이야기고래출현 국민연금이 외환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외환당국은 환율 급등을 막기 위해 분기당 80억~150억달러를 풀었다. 단순 계산하면 연간 460억달러라고 볼 수 있다. 국민연금이 한 해 동안 원화를 달러로 바꾸는 규모가 이와 거의 맞먹는다. 그래서 국민연금을 ‘연못 속 고래’라고 부르기도 한다. 숨만 크게 쉬어도 물살이 크게 바다이야기부활 일어난다는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외환시장이 좁은데 국민연금이 계속 해외 투자를 확대하면, 원화 매도·달러 매수 압력이 구조적으로 쌓일 수밖에 없다”며 “달러를 사면 살수록 달러가 비싸지는데, 그렇게 되면 결국 투자를 위해 비용을 더 많이 치르게 된다”고 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제6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 베이비부머 은퇴로 연금 수령 늘어나면 환차손·수익감소 우려
작년 국민연금의 운용 수익률은 15% 수준인데 그 절반에 해당하는 약 8%포인트는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익에서 나왔다는 평가가 있다. 환율이 오르면 달러로 사둔 자산 가치를 원화로 환산할 때 실제 수익률보다 높은 액수가 나오게 된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든 환율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국민연금이 가만히 있어도 환차손을 보게 된다. 당장 내년 4월 한국 국채가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되면 대규모 외국 투자 자금이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 이는 원·달러 환율 하락 요인이다.
복지부는 앞으로 국민연금이 대거 지급되는 시기에 벌어질 수 있는 상황도 우려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시간이 흘러 해외에 투자했던 자산을 팔고 이익·원금을 다시 우리나라로 들여오면서 달러를 원화로 바꿔야 하는 시기가 온다”며 “과도한 환율 하락(원화 강세) 압력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생)가 본격적으로 국민연금을 받을 때가 되면 실현 수익이 크게 깎일 위험이 있다. 지금은 해외 자산 1달러 어치를 팔면 1470원을 만들 수 있지만 앞으로 연금 지급을 위한 해외 자산 매각으로 환율이 떨어지면 이보다 적은 액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환율 등락과 관련해 ‘자기파괴적 구조’가 되는 상황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 위에 원·달러 환율이 1473원을 나타내고 있다. /뉴스1


최근 국민연금은 원화를 팔아 달러를 사는 방식이 아니라 외화채를 발행해 달러를 조달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외화채를 동원하면 환율을 높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국민연금은 원·달러 환율이 1480원 수준까지 올라가야 해외 자산을 팔아 환율을 낮추는 환헤지의 경직성을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환율 상황에 맞춰 수시로 해외 자산을 매각할 수 있게 하려는 취지다.
복지부 관계자는 “고환율 대응 4자 협의체는 장기적 관점에서 국민연금 자산 운용을 위한 새로운 틀을 마련해 보려는 것”이라며 “국민연금의 수익성이나 독립성 원칙을 훼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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