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파워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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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admin@reelnara.info
최근 가장 '핫'한 스포츠 이슈를 찾아 주요 인물의 스포츠 인생을 정리해보는 코너입니다. 프로 무대의 스타플레이어를 비롯해 아마추어 '신성', 지도자, 체육단체장 등 하루하루 숨 가쁘게 변화하는 스포츠 세상 속에 사는 인물들을 다양한 관점에서 들여다봅니다.
LA 다저스의 야마모토 요시노부(앞쪽)가 2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7차전 토론토와의 경기에서 우승을 확정하는 아웃카운트 릴게임종류 를 잡은 후 포수 윌 스미스에게 안겨 포효하고 있다. 토론토=AP 연합뉴스
2025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7차전이 열린 2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 9회말 4-4 동점 1사 1루 상황에서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가 불펜피칭을 시작했다. 그의 모습이 중계 게임릴사이트 화면에 잡히자 현지 해설진이 믿을 수 없다는 듯 감탄사를 연발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야마모토는 바로 전날 열린 6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96구를 소화했던 투수다. 앞선 2차전에서도 105구 완투승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178㎝의 단신 투수는 묵묵히 몸을 풀었고, 팀이 1사 1·2루 위기에 처하자 지체 없이 마운드에 올랐다. 누적된 피로 백경게임랜드 탓인지 시작은 좋지 못했다. 첫 타자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며 만루에 몰렸다. 그러나 그는 이후 두 타자를 2루 땅볼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팀 동료인 사사키 로키가 혀를 내두르며 웃는 모습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근성을 강조하는 일본 야구인 사이에서도 야마모토는 유독 특이하다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특유 바다신2 다운로드 의 뚝심으로 '평범한 유망주'에서 '무결점 투수'로 우뚝 선 야마모토의 성장기를 '이달의 스포츠 핫피플'에서 훑었다.
4라운드에 프로 지명된 '평범한 유망주'
일본 최고 투수로 성장한 오릭스 시절 야마모토 요시노부. 그러나 그는 오릭스 릴게임몰 입단 당시만 해도 4라운드에 이름이 호명된 '평범한 유망주' 중 한 명이었다. AP 연합뉴스
야마모토는 일본 오카야마현 비젠시립 인베초등학교 1학년 때 처음 야구공을 잡았다. 체구가 작았던 그는 투수가 아닌 내야수로 야구인생에 첫발을 내디뎠다. 중학교 3학년 때 내야수와 투수를 겸하기 시작했지만, 그가 본격적으로 마운드를 책임지기 시작한 건 미야코노조 고교 2학년이 돼서였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전업 투수로 나섰지만, 그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지역 유망주로 발돋움했다. 중학생 때 이미 상당한 수준의 커브와 슬라이더를 던질 수 있을 만큼 확실한 재능을 가지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변화구에 비해 다소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던 구속도 고교 입학 후 개선됐다. 입학 당시 시속 135㎞였던 직구 최고 구속이 이듬해 봄 시속 147㎞로 급격하게 빨라졌고, 같은 해 열린 현내 대회에서는 시속 151㎞를 찍었다.
구속이 빨라지자 '투수 야마모토'는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특히 고교 2학년 때 열린 현내 여름 대회 결승전에서 노히트 노런을 기록한 게 결정적이었다. 이 경기로 그는 규슈 지역 최고 유망주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다만 꿈의 무대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를 단 한 차례도 밟지 못한 탓에 전국적인 인지도는 낮았다. 2016년 일본프로야구(NPB) 신인드래프트에서 특급 유망주로 분류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탓인지, 그는 고교 졸업 후 프로 무대가 아닌 사회인 야구에 진출할 계획을 세웠다. 항간에는 그가 다리 또는 팔꿈치에 부상을 입어 프로 진출을 미루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평소 야마모토를 눈여겨본 오릭스 구단의 설득으로 그는 결국 프로 세계에 발을 들였다. 다만 작은 체구와 낮은 인지도 때문인지 야마모토의 이름은 4라운드가 돼서야 호명됐다. 오릭스 유니폼을 입긴 했지만, 당시만 해도 그가 프로 무대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야마모토 요시노부(앞줄 왼쪽 두 번째)가 2016년 일본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서 4라운드에 오릭스에 지명된 후 입단동기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야마모토의 야구인생 항로 바꾼 '귀인' 야다
수많은 유망주 중 한 명에 불과했던 야마모토에게 야구 인생 최대의 변곡점이 찾아온 건 오릭스 1년 차인 2017년이었다. 그는 지인 소개로 찾은 오사카 시내의 한 접골원에서 '귀인' 야다 오사무 원장을 만났다. 둘은 첫 대면부터 상식을 깨는 문답을 주고받았다. 야다가 "어떤 공을 던지고 싶냐"고 묻자 야마모토는 "시속 150㎞ 포크볼"이라고 답했다. 꿈같은 소리였지만, 야다는 불가능을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몸 상태, 투구폼, 훈련 방식을 전부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고, 야마모토는 "그럼 다 바꾸겠다"며 야다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때부터 둘은 선수와 개인트레이너로 관계를 맺으며 '비상식적인 훈련'을 이어갔다. 웨이트와 벌크업을 배제한 채 유연성 향상에 방점을 찍었고 요가, 물구나무서기, 밴드 운동 등으로 협응력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야마모토의 트레이드마크인 플라스틱 창 던지기 훈련도 이때부터 시작된 루틴 중 하나다. 야마모토는 한 인터뷰에서 "공보다 창이 더 무겁고 길다. 그만큼 온 몸을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무엇보다 팔꿈치를 별로 사용하지 않아 부담이 적다"고 설명했다.
그와 야다의 방식은 '이상한 훈련' 취급을 받았지만, 야마모토는 이를 바탕으로 NPB에서 서서히 자신의 입지를 다져나갔다. 루키 시즌 2군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8월까지 8경기에 등판해 33.2이닝 평균자책점 0.27을 기록한 뒤 1군에 콜업됐다. 데뷔전이었던 8월 20일 지바 롯데전에서도 5이닝 1실점 6탈삼진을 기록하며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고, 이후에도 5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5.32로 프로 첫 시즌을 마무리 지었다.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오릭스 시절인 2023년 4월 2일 일본 사이타마현 베루나 돔에서 열린 세이부와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NPB 전설' 찍고 MLB '3억 달러의 사나이'로
단단한 초석이 놓이자 야마모토의 재능이 만개했다. 그는 2018시즌 4월부터 1군 불펜 투수로 나서 퍼시픽리그 소속 10대 선수 중 처음으로 15경기 연속 홀드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정규시즌 최종 성적은 54경기 4승 2패 1세이브 32홀드 평균자책점 2.89. 루키 시즌과 비교하면 괄목할 성장세였다. 더불어 NPB 역사상 10대 선수가 단일 시즌 30개 이상의 홀드를 기록한 것 역시 그가 처음이었다.
본인의 이름을 일본 열도에 각인시킨 그는 이듬해부터 본격적으로 전설을 써내려 갔다. 2019시즌 니시 유키와 가네코 지히로의 공백으로 오릭스 선발진에 합류한 야마모토는 당해 20경기에 나서 143이닝을 소화하며 1점대 평균자책점(1.95)을 달성, 생애 최초로 개인 타이틀을 따냈다. 2020시즌에도 퍼시픽리그 탈삼진 1위(149개)를 차지한 그는, 2021~23시즌엔 NPB 역사상 최초로 3년 연속 투수 4관왕(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을 차지하며 명실상부 일본 최고의 에이스로 군림했다.
당연히 각종 상도 휩쓸었다. 그는 일본의 사이영상에 해당하는 사와무라상과 퍼시픽리그 최우수선수(MVP)를 3년 연속 석권했다. 사와무라상을 3년 연속 수상한 건 가네다 마사이치(1956~1958년) 이후 65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였고, 리그 MVP 3년 연속 수상 역시 야마다 히사시(1976~1978년)와 스즈키 이치로(1994~1996년)에 이은 역대 세 번째 기록이었다. 일본 무대에서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이룬 그는 2023시즌을 마친 뒤 MLB 투수 역대 최고 대우인 12년 3억2,500만 달러의 조건으로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2024년 2월 29일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텍사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서프라이즈=AP 연합뉴스
여전히 성장 중인 '무결점 투수'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미국 무대에 입성했지만, MLB 루키 시즌 그는 18경기 90이닝 7승2패 평균자책점 3.00이라는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어깨 부상으로 6월부터 약 3개월간 마운드에서 서지 못한 게 뼈아팠다. 물론 이는 '3억 달러의 사나이'라는 명성에 부족했을 뿐 신인 선수치고는 준수한 성적이다. 실제로 그는 뉴욕 양키스와 벌인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6.1이닝 1실점 역투로 우승에 일조, 차기 시즌의 희망을 키웠다.
와신상담한 그는 2년 차인 올 시즌 디펜딩 챔피언의 1선발로 자리매김하며 스스로 명불허전임을 증명했다. 야마모토는 정규시즌 30경기에 나서 173.2이닝 12승 8패 201탈삼진 평균자책점 2.49의 뛰어난 성적으로 팀을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으로 이끌었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와일드카드시리즈, 디비전시리즈, 챔피언십시리즈에 모두 출전해 마운드를 지켰다.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2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7차전 토론토와의 경기에서 연장 10회 역투하고 있다. 토론토=게티이미지 AFP 연합뉴스
그리고 그는 2년 연속 밟은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토론토를 상대로 다시 한번 전설을 썼다. 2차전과 6차전 승리투수가 된 그는 최종전 9회말 마운드에 올라 연장 11회까지 2.2이닝을 소화하며 1피안타 1탈삼진 2사사구 무실점으로 또 한 번 승리를 챙겼다. 21세기 이후 한 투수가 월드시리즈에서 3승을 따낸 건 2001년 랜디 존슨(당시 애리조나) 이후 24년 만이다. 월드시리즈 MVP도 당연히 그의 몫이었다.
평범한 유먕주를 세계 최정상 투수로 성장시킨 원동력은 야구 소년이 품었던 비상식적인 향상심이었다. 그는 2022년 4월 니혼햄전에서 시속 151㎞의 포크볼을 던지며 야다와 나눴던 대화를 현실로 만들었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팔꿈치 부담이 적은 스플리터와 낙차 큰 커브 등도 연마했다. 전 세계를 경악하게 한 월드시리즈 7차전 구원 등판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경기 후 "벼랑 끝의 순간, 어린 시절 처음 야구를 시작했던 야구 소년을 마주한 기분이 들었다. 그 소년은 내게 '그냥 던져'라고 말하고 있었다"며 마운드에 다시 오른 이유를 설명했다.
더욱 놀라운 건 그의 성장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야마모토는 "이번 우승으로 내 수준이 한 단계 더 올라간 기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제 막 올 시즌이 끝났을 뿐이지만, 27세의 '무결점 투수'는 이 한마디로 일찌감치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에 불을 지폈다.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후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환하게 웃고 있다. 토론토=AP 연합뉴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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