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보다 금 많은 ‘테더’…금값 급등에 50억달러 횡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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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테더가 준비금으로 사둔 금 때문에 약 50억달러(약 7조1200억원)에 달하는 돈을 벌었다. 스테이블코인은 1코인=1달러와 같이 법정 화폐에 가치가 연동되도록 설계된 가상 화폐(코인)를 뜻한다. 통상 가치 유지를 위해 현금·국채 등을 준비금으로 적립해 두는데 테더는 이 중 일부를 금으로 쌓아두고 있다.
공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테더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의 일환으로 약 134억달러어치의 금을 보유하고 있었다. 당시 시세인 트로이온스당 3858달러로 계산하면 이는 금 약 108t(톤)에 해당한다. 지난해 연중 상승한 금값이 4분기 들어 더 가파르게 오르고 올해 들어서도 계속 급등하면서 금값은 28일 사상 최고가인 5264달러까지 치솟았다. 테더가 보유한 금 108t의 현재 가격은 약 182억달러에 달한다. 테더가 금값 상승으로 48억달러의 수익을 올렸음을 뜻한다. 달러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은 투자자가 요청할 경우 미 달러로 돌려주면 되기 때문에 금값 상승분은 고스란히 테더의 수익이 된다. 다만 이는 미실현 수익이며, 금값이 크게 하락할 경우 테더의 시가총액보다 준비금이 적어질 위험이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제정된 스테이블코인 규제법인 ‘지니어스법’은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으로 현금·국채 등 현금성 자산만을 허용하면서 금은 포함하지 않았다. 테더 다음으로 큰 스테이블코인인 USDC의 발행사이자 상장사인 서클은 실제로 현금성 자산만 준비금으로 쌓아둔 반면 테더는 금·비트코인 등 지니어스법이 허락하지 않는 자산도 준비금에 포함해둔 점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지난해 신용평가사인 S&P 글로벌이 테더의 보유 자산 등급을 ‘최하위’로 하향 조정할 때 든 이유도 금·비트코인 같은 위험 자산 비율이 과다하다는 점이었다. 테더는 이에 27일 미국 내 규제를 준수하는 미국 전용 스테이블코인인 USAT를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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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더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외에도 금 가격 자체에 가치가 연동되는 금 스테이블코인인 ‘테더 골드(XAUT)’도 발행해 운영하고 있다. 금 스테이블코인은 코인 시가총액에 따라 이에 상응하는 금괴를 구입해 쌓아두는 방식으로 가격을 유지한다. 28일 테더 홈페이지에 따르면 테더 골드를 위해 테더가 보유한 금은 16t 정도다. 다만 이 금은 달러 스테이블코인 준비금과 달리 테더 골드 투자자가 요청할 경우 금으로 돌려주게 되어 있어 가격이 오르더라도 테더가 얻을 수 있는 시세 차익은 없다. 이 물량까지 합친다면 테더가 소유한 금은 124t으로 한국은행 보유량인 104t보다 많다.
일부 전문가들은 금 스테이블코인의 인기가 높아지는 현상이 금값을 끌어올리는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캠벨 하비 듀크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실물 금에 비해 훨씬 거래가 쉬운 금 스테이블코인은 일반인들에게 금을 보다 간편하게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며 “금 스테이블코인의 규모가 커지면 발행사가 금을 계속 사모아야 하기 때문에 그 자체가 금 가격을 올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 약 6억달러였던 테더 골드의 시가총액은 현재 23억달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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