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유가족은 애도 과정에서 아픔을 혼자만 겪는 것이 아님을 깨달을 때 비로소 회복의 전환점을 맞는다. 챗GPT


“아직도 동생이 떠난 5월이 다가오면 몸 여기저기가 아프기 시작해요.”
2018년 남동생을 하늘로 보내고 지금까지 매년 5월이 되면 저릿한 마음이 몸으로 번져온다는 그의 이야기다.
“동생은 저와는 다르게 공부를 아주 잘했어요. 우리 집안의 기대이자 희망이었죠. 영화를 전공했고, 외국에서 어학연수 후 유학 예정이었어요. 하지만 그 희망은 곧 절망으로 바뀌고 말았 황금성릴게임사이트 습니다. 미국산 소고기 파동 당시 오해로 인해 연행돼 재판을 받게 되었고, 결국 ‘해외 유학 불가’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은 동생에겐 우울증이 남았지요.”
동생은 세상을 떠나기 며칠 전 그에게 연락을 해왔다. 오랜만에 온 갑작스러운 연락이었다. 만나서 밥도 먹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눴다. 얼마 되지 않았지만 형에게 야마토무료게임 빌려 갔던 돈도 갚았다. 그런데 며칠 뒤부터 연락이 되질 않았다. ‘뭔가. 이상하다.’ 그는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동생의 오피스텔로 출동한 소방관들과 여러 차례 인기척을 확인했지만 답이 없었다. 결국 문을 따고 들어가야 했다. 그 순간 그의 눈에 들어온 건 싸늘하게 식어버린 동생의 몸이었다.
“처음 동생을 발견했을 때, 그 차가운 촉 릴게임골드몽 감이 지금도 잊히지 않아요.” 동생이 그렇게 세상을 떠날 거라곤 꿈에서도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 나중에야 알게 됐다. 동생이 우울증 치료를 열심히 받으며 자신의 삶을 지켜내기 위해 나름대로 애쓰고 있었다는 걸.
장례식장엔 많은 사람이 찾아왔다.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을 듣고 조문해 준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속상한 일도 바다이야기예시 있었다. 동생의 친구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물었을 때, 나는 그 질문에 대답하려면 동생의 마지막 모습을 떠올려야 했다. 너무 괴로웠다. 화도 났다.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냐’고 따져 묻고 싶었지만 그럴 힘도 정신도 없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했다. 하지만 남겨진 부모님과 아내가 떠올랐다. 가장으로서의 책임 바다이야기pc버전다운 감을 새기며 정신을 붙들고 무엇이든 해보려 했다. 국가 지원을 받아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심리 부검에도 참여했으며, 대학원 과제로는 동생의 이야기를 작성해보기도 했다. 사실 과거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었고 회복을 거쳐 자살예방전문가가 되겠다는 결심으로 대학원에 진학한 상황이었다.
그러다가도 ‘이게 무슨 소용이 있나. 동생은 이미 죽었는데’라는 생각이 수시로 발목을 잡았다. ‘이렇게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나도 죽고 싶다’는 충동도 들었다. 하지만 ‘이 단계를 넘지 못하면 동생의 죽음은 헛된 것이 된다’는 마음으로 정신을 다잡으며 절박하게 자신을 몰아갔다.
그런 그에게 버팀목이 된 것은 동생이 세상을 떠난 뒤 한 달 만에 찾은 자살 유가족 자조모임이었다. 아내에게조차 힘겨운 마음을 터놓기 어려웠던 시기였다. ‘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알면 아내가 더 힘들어할 것’이라며 속내를 감췄다.
자조모임에선 저마다 아픈 경험을 공유하며 위로를 나누고, 눈치 보지 않고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그렇게 매주 모임에 참여하며 유가족에 대한 이해를 넓혔고, 아픔을 혼자만 겪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깨닫게 됐다.
그의 이름은 장준하. 그렇게 자살예방전문가로의 길을 걷던 그에게 한 교수님은 정신이 번쩍 들 만한 이야기를 전해줬다. “준하씨. 나도 자살 유가족입니다. 한때 세계에서 자살사망률이 가장 높았던 일본이 어떻게 회복했는지 아시나요. 바로 자살 유가족들이 사회를 향해 전한 목소리 덕분이었습니다.” 이 말을 들은 그는 자신이 맡아야 할 역할에 대한 청사진을 다시 그리기 시작했다.



장준하씨의 ‘회복 이야기’는 QR코드와 함께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심소영 한국자살유족협회 이사 감수.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