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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계획을 세울 때 가장 눈여겨보는 지표 중 하나가 트렌드 전망이다. 지난 9월 말 ‘트렌드 코리아 2027’이 내년 소비 흐름을 제시했다. 여행업계도 변화하는 여행객의 취향을 살피며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 사람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경험하고, 어떤 순간에 지갑을 열게 될까.
스카이스캐너는 14일 서울 용산구 코튼클럽 사운즈 한남에서 미디어 데이를 열어 ‘트래블 트렌드 2027’을 공개했다. 내년 주목할 7대 여행 트렌드와 함께 인기·가성비 여행지를 발표했다.
스카이스캐너가 제시한 답은 ‘진짜 가성비’다. 자신에게 중요한 경험에 예산을 집중하고 나머지 비용을 조율하는 여행이다. 시간과 돈을 들인 만큼 만족을 얻으려는 소비 성향이 여행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스카이스캐너가 한국인 여행객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이런 흐름을 확인했다. 응답자의 80%는 내년에 올해만큼 또는 그 이상 여행을 떠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항공권에 올해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비용을 쓰겠다는 응답은 73%, 숙소는 68%였다. 알뜰하게 여행하되 핵심 항목에는 충분히 투자하는 ‘스마트한 예산 활용’ 경향을 보였다.
굿즈 찾아 떠나고 운동 루틴 지킨다
스카이스캐너는 7대 트렌드로 △굿즈 순례 △짐-케이션 △환테크 여행 △로그아웃 트립 △로컬 사운드 헌터 △N차 신혼여행 △문명 로드트립을 꼽았다.
‘굿즈 순례’는 특정 지역이나 매장에서만 살 수 있는 상품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 현지 마트 장바구니나 지역 한정 상품으로 여행의 기억을 간직하려는 흐름이다. 한국인 응답자의 61%는 특정 장소에서만 파는 상품을 사기 위해 여행지나 매장을 찾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미국 트레이더 조의 에코백처럼 상품 자체가 방문 이유가 되는 경우다.
‘짐-케이션’은 헬스장을 뜻하는 ‘짐(Gym)’과 휴가를 뜻하는 ‘베케이션(Vacation)’을 합친 말이다. 여행 중에도 운동과 건강한 식단을 이어가려는 수요를 반영했다. 한국인 응답자의 31%는 피트니스 시설을 기준으로 숙소를 적극적으로 검색하고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Z세대에서는 이 비율이 39%였다.
숙소의 운동 시설뿐 아니라 주변 환경도 선택 기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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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달리기를 즐긴다면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 근처에 숙소를 잡는 식이다. 스카이스캐너 글로벌 이용자의 ‘헬스 클럽’ 필터 검색량이 많은 도시에는 서울이 이름을 올렸다. △태국 방콕·푸껫 △인도 뭄바이 △미국 뉴욕도 상위권이었다.
‘환테크 여행’은 환율을 고려해 여행 예산의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한국인 응답자의 54%는 유리한 환율 조건에 따라 목적지를 바꾼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같은 예산으로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을 고르는 것이다.
휴대폰 끄고 현지 음악에 빠진다
디지털 피로에서 벗어나려는 수요는 ‘로그아웃 트립’으로 이어졌다.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잠시 내려놓고 현지의 자연과 문화, 휴식에 집중하는 여행이다.
한국인 응답자의 35%는 휴대폰 없이 외부와 연락을 끊으면 여행의 순간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Z세대 응답자의 30%는 여행 중 디지털 기기 사용을 최소화하거나 아예 끊는다고 했다.
이런 수요는 ‘트렌드 코리아 2027’이 진단한 ‘권태사회’와도 맞닿아 있다. 즐길 거리와 자극이 넘치지만 오히려 재미와 의미를 찾기 어려워지는 현상이다. 끊임없이 화면을 확인하는 일상에서 벗어나 조용한 휴식을 찾는 여행은 그에 대한 대응으로 읽힌다.
제시카 민 스카이스캐너 여행 전문가는 이런 휴식을 위해 반드시 먼 곳으로 갈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일본이나 중국의 소도시에서도 충분히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 홋카이도의 하코다테를 예로 들며 조용한 분위기와 현지 먹거리를 즐기는 여행을 제안했다.
‘로컬 사운드 헌터’는 현지 음악과 공연 공간을 찾아가는 여행이다. 초대형 스타디움 콘서트뿐 아니라 재즈 클럽, 창고 공연장, 숲속 페스티벌로 관심이 넓어지고 있다. 한국인 응답자의 24%는 현지의 독특한 장소에서 음악을 즐기고 싶다고 답했다. 현지 바를 꼽은 응답도 23%였다.
음악과 함께 공연을 즐기는 현지 문화까지 경험하는 것이 특징이다. 일본 후지 록 페스티벌에서 가족과 캠핑하며 음악을 듣는 방식이 대표 사례로 소개됐다. 이날 미디어 데이를 재즈바에서 연 것도 이 트렌드를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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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의 모습도 달라지고 있다. ‘N차 신혼여행’은 한 번의 긴 허니문 대신 여러 차례 로맨틱한 여행을 떠나는 방식이다. 결혼식 직후 짧게 다녀오는 ‘미니문’부터 수년 뒤 기념 여행까지 아우른다. 한국인 응답자의 31%는 여러 번의 미니 신혼여행을 떠났거나 떠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영화 오디세이 촬영지로 알려진 모로코 아이트 벤 하두 / 사진= 언스플래쉬
‘문명 로드트립’은 역사와 문명에 대한 관심을 여행으로 연결하는 흐름이다. 영화나 TV 프로그램에서 접한 역사적 배경을 따라 건축물과 유적을 직접 찾아간다. 한국인 응답자는 여행 영감을 얻는 요소로 역사적 건축물(44%), 역사적 인물(35%), 문명 서사를 담은 영화·TV 프로그램(33%)을 꼽았다.
짐-케이션과 문명 로드트립에서는 일상과 여행의 연결도 드러난다. 평소 운동 습관이나 지적 호기심을 여행지에서도 이어가는 것이다. 이런 경험을 운동·탐방 기록으로 남긴다면 ‘저장인류’와도 접。이 생긴다. ‘트렌드 코리아 2027’이 제시한 저장인류는 일상의 경험을 기록하고 보관하는 습관을 뜻한다. 여행 역시 평소 삶과 취향의 연장선에서 경험하고 간직하는 셈이다.
하코다테 검색량 443% 급증
스카이스캐너는 검색량 증가율을 기준으로 내년 주목할 여행지도 선정했다. 올해 1월부터 6월 17일까지의 검색 데이터를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다.
1위는 일본 하코다테로 검색량이 443% 늘었다. 룩셈부르크가 312%, 베트남 퀴논이 274% 증가하며 뒤를 이었다. 일본 여행지는 하코다테와 오미타마, 고마츠 등 3곳이 10위 안에 들었다.
항공권 가격 하락 폭을 기준으로 선정한 가성비 여행지에서는 일본 미야자키가 1위를 차지했다. 가격이 34% 하락했다. 독일 함부르크는 29%, 호주 퍼스와 캐나다 밴쿠버는 각각 22% 내렸다.
일본 소도시의 인기를 신규 노선 확대와 엔저, 여유로운 여행에 대한 관심으로 향하고 있다. 직항편으로 가기 쉽고 짧은 일정에도 휴식을 즐길 수 있다는 。이 여러 트렌드와 맞물렸다는 분석이다.
가성비 여행지 5위인 태국 치앙마이도 주목할 곳으로 꼽았다. 운동과 웰니스 활동, 자연 속 휴식, 문화 체험을 함께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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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향이 다른 여행객끼리 동행하기 좋다는 설명이다.
AI로 준비하고 취향대로 떠난다
여행을 준비하는 방식에서는 인공지능(AI)의 역할이 커질 전망이다. 한국인 응답자의 61%는 여행 계획과 예약에 AI를 활용하는 데 자신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주요 활용 분야는 여행 옵션·가격 비교(34%)와 일정 수립(32%)이었다.
내년 여행 계획과 예약에 AI를 쓰지 않겠다는 한국인은 8%였다. 세계 평균인 22%보다 낮아 AI 활용에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흐름은 기술로 시도의 문턱을 낮추는 ‘해봄경제’와 연결해 볼 수 있다. ‘트렌드 코리아 2027’은 AI 등 도구를 활용해 먼저 실행하고 수정하는 흐름을 해봄경제로 설명했다. 여행에서는 여러 경로와 예산을 AI로 비교해본 뒤 계획을 구체화하는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다.
스카이스캐너는 챗GPT 연동과 대화형 AI 검색 기능도 소개했다. 원하는 일정의 항공권 가격을 확인하거나 여행 주제와 취향을 바탕으로 목적지를 탐색하는 기능이다.
AI가 검색부터 예약까지 맡으면 기존 여행 검색 서비스의 역할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질문도 나왔다. 제시카 민은 자체 데이터의 전문성을 강조했다. AI 환경에서 접근성을 높일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답하면서도 구체적인 대응책을 제시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가격보다 경험의 가치를 따진다
7대 트렌드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더 제대로 쓰는 여행(Travel, Better Spent)’이다. 개인의 취향과 가치관에 따라 투자할 항목을 정하고 나머지 비용을 조율하는 방식이다.
민 여행전문가는 가성비의 기준이 여행객마다 다르다고 설명했다. 현지 경험이 우선이라면 항공권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장거리 비행의 편안함이 중요하다면 비즈니스석을 택하고 현지 활동비를 조절할 수 있다. 무엇에 돈을 쓸지 먼저 정하는 것이 출발。이다. 그는 내년에 개인의 취향과 가치관을 반영해 여행 만족도를 높이는 방식이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트렌드 코리아 2027’의 ‘라이프 ROI’와도 맞닿아 있다. 투자수익률을 뜻하는 ROI를 삶의 선택에 적용한 개념이다. 투입한 시간과 비용에 비해 어떤 결과를 얻는지 따지는 흐름이다. 여행에서도 가격과 함께 그 비용으로 얻을 만족과 추억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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