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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 3대 교주 의암 손병희 선생은 소파 방정환 선생의 장인이자 민족 대표 33인의 대표였다. 3·1 운동을 준비할 당시 일부 참모들이 "지금 만세를 부른다고 당장 독립이 되겠느냐"라며 적극적이지 않았다. 그러자, 손병희 선생은 "우리가 만세를 부른다고 당장 독립이 되는 것은 아니오. 그러나 겨레의 가슴에 독립 정신을 일깨워 주어야 하므로 이번 기회에 꼭 만세를 불러야 하겠소.."라며 거사를 강력히 추진했다.
"신앙인은 다른 종교를 이해할 때 비로소 자신의 신앙을 성숙시킬 수 있다."
- 독일 신학자 폴 틸리히(Paul Tillich)
7개 종교(개신교, 불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천주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성지 및 종교시설에서 이웃 종교를 체험하고 이해해 배려와 존중을 배우는 대국민 상생 프로젝트 '2026 이웃종교스테이'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9월 4일~6일(2박3일) 서울, 수원, 화성에서 개신교, 경북 영천 은해사에서 불교, 경북 경주 용담수도원에서 천도교 체험 행사가 있었다. 나는 천도교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 준암 박인준 천도교 교령이 이웃종교스테이를 참가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 조마초
첫날, 숙박과 강의는 경주 동학교육수련원과 용담수도원 등에서 이뤄졌다. 용담수도원은 경주국립공원 구미산 지구 용담성지 내에 자리한 성지이다. 서기 1860년 경신 4월 5일 천도교조 수운 대신사(최재우 선생)께서 인내천(人乃天) 종지(宗旨)의 동학(東學)을 득도한 수련도장으로 전국에서 천도교인들이 찾아와 참배하고 수련하는 성지이다.
포덕문(布德門)을 들어서면 옆으로 최재우 선생의 동상이 보인다. 용담수도원으로 향하는 소로길은 초록색 수목과 나뭇잎을 흔드는 바람 소리만 찰랑거린다.
친교의 시간을 갖자, 20대 대학생부터 70대 장년층까지 참가자들의 연령대와 직업, 참가한 계기 또한 가지각색이었다. 장년층 비율이 높았고, 남성이 약 1/3이었다. 천도교는 생명 존중 불교의 의미로 물고기, 육고기, 심신 정화 유교의 의미로 술, 담배를 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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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식사 때 보니 육고기만 없었지, 반찬으로 멸치 등 건어물이 간간이 올라왔다.
▲ 숙박과 강의는 경주 동학교육수련원과 용담수도원 등에서 이뤄졌다.
ⓒ 조마초
두 손을 맞잡고 고개를 숙이며 "모시고 안녕하십니까?" 인사말은 '내 몸에 한울님을 모시고 있으니, 당신의 한울님께도 안부를 여쭙는다'는 상생과 존중의 뜻이다. 3일간 같이 할 최상락 용담수도원장의 천도교 인사법과 교리 설명을 듣고 나니 벌써 깜깜한 산중의 밤이다. 숙소로 내려가는 소로길에서 밝혀주는 가로등 빛에 잠긴 나무와 들풀들은 낮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천도교는 우리 민족의 혼을 바탕으로 기존 모든 종교 사상의 본체를 밝힌 최고의 깨달음이다. 수운 대신사 최재우는 천도교 제1대 교조다. 동학의 핵심은 '인간과 천지 만물이 한울님을 모시고 인간은 존귀하고 평등하며, 자연도 한울님의 자취다'라는 사천주(四天主)와 '모든 것이 새로워진다'라는 다시 개벽(開闢)이다.
▲ 성화문을 지나면 용담교가 보인다. 용담교를 지나면 용담정(龍潭亭)이 맞이한다.
ⓒ 조마초
둘째 날, 부슬비가 내리는 이른 아침 발길을 재촉했다. 성화문을 지나면 용담교가 보인다. 용담교를 지나면 용담정(龍潭亭)이 맞이한다. 용담정은 수운대신사가 10년간 세상을 돌아보고 돌아와 목숨을 건 정진 끝에 도를 득한 곳이다. 용담정에는 수운대신사의 영정과 거북 구(龜)자 친필이 걸려있고, 대신사의 일생을 그린 10폭 병풍도 볼 수 있다.
궁을장(弓乙章)은 천도교(동학)의 대표적인 고유 상징이다. 활 '궁(弓)' 자와 새 '을(乙)' 자를 본떠 만들었다. 우주의 근원이자 음·양의 변화를 상징한다. 천도교 바로 알기 강의는 천도교가 3·1 운동에 끼친 영향과 파급에 관한 주제였다. 초기에는 '동학(東學)'이라고 불렸으나 1905년 3대 교조 의암 손병희 선생(의암 성사)이 '천도교(天道敎)'라고 선포했다.
▲ 궁을장(弓乙章)은 천도교(동학)의 상징인 대표적인 표지이자 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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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 ‘궁(弓)’ 자와 새 ’을(乙)’ 자를 본떠 만들었다.
ⓒ 조마초
수운 대신사는 1860년 '사람이 곧 하늘이다'라는 인내천(人乃天) 사상을 기본으로 남녀 차별, 부부 차별을 금지했고, 몸종을 며느리, 수양딸로 삼으며 가족의 일원으로 맞아들였다. 당시 파격적으로 노비문서를 불태우고 노비들을 해방했다. 1863년 남북전쟁 중 미국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흑인 노예 해방 선언보다 3년이나 빨랐다.
3·1 만세운동은 천도교, 유교, 천주교, 개신교 등이 200만여 명이 추진했고, 불교도 동참했다. 그러나, '3·1 독립선언서(기미독립선언서)' 인쇄 길이 막히자, 천도교 인쇄소인 보성사에서 비밀리에 인쇄해 기차로 전국 각지로 운반된다. 그래서 3·1 만세운동 후, 천도교는 일제의 배척 대상이 되었다.
일제 강。기 때 대일 항쟁과 국민 계몽 등 어렴풋하게만 알고 있던 필자로선 당시 동학의 세밀했던 역사적 사건들을 파노라마처럼 내 가슴 속에 각인시킨 박광일 작가의 강연 3시간이 짧게만 느껴졌다.
▲ 박광일 작가의 강의 3시간은 빠르게 흘러 아쉬웠다.
ⓒ 조마초
천도교는 마음의 평화와 명상의 고요함인 한국 고유의 자생 종교에 뿌리를 두고 있어, 서양, 외래 종교에 비해 정서적 안정감을 주고, 자연과 조화를 이룬다. '사람이 하늘이다. 나 자신을 하늘로 삼는 믿음'인 수평적 인간관계 인내천과 '신분, 계급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을 하늘처럼 공경하라는 철저한 평등사상'이 사인여천(事人如天)이 천도교를 대표하고 있다.
오후엔 동학기념관을 관람한 뒤 대신사 생가 및 태묘를 방문해 160여 년 전 최제우 선생의 숨결을 느낄 수 있게 기원했다. 천도교 2대 교주 해월 최시형의 일대기를 그린 1991년 작 영화 <개벽>을 상영했다. 임권택 감독의 150분의 대작인 이 영화는 제12회 청룡영화상 감독상 등 수많은 영화제 상을 받았다.
▲ 용담정에서 최상락 용담수도원장의 강의가 이어졌다.
ⓒ 조마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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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날, 청수 봉전과 강령 체험 시간이었다. 천도교인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다섯 가지 수행 의례 '오관(五款)'은, 21자 주문을 외우고 수련하는 '주문(呪文)', 모든 의식 때 맑은 물 한 그릇만 받들어 놓는 '청수(淸水)', 매주 일요일 오전 11시 교당에 모여 정기 의례를 보는 시일(侍日), 매일 밥을 지을 때 정성을 담아 쌀 한 숟가락씩 모아 교단에 바치는 '성미(誠米)', 매일 저녁 9시 기도는 올리는 '기도(祈禱)'이다.
1894년 전봉준 장군이 이끈 동학농민군은 '보국안민(輔國安民)'을 외치며 서울로 진격하려 했으나, 공주 우금티 고개에서 좌절됐다. 2024년 전국농민회총연맹 등은 "나라를 돕고 백성을 편안하게 한다"라는 그 정신을 이어받아 '전봉준투쟁단'을 결성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권 퇴진과 농업 정책 개혁을 요구하며 전국에서 트랙터와 화물차를 몰고 서울로 향했다.
그러나, 농민들은 서울과 과천의 경계인 남태령고개에서 경찰 차벽에 막혀 혹한 속에서 고립·대치했다. 농민들의 고립 소식을 들은 응원봉 시위대 등 수많은 시민들이 남태령 현장으로 모여 한파를 함께 견디며 농민들을 지켜냈다.
언론과 천도교 등 종교·사회계는 이를 '남태령 대첩'이라고 불렀다. 우금티를 넘지 못했던 농민군의 꿈이, 현대 농민과 시민들의 자발적 연대를 통해 남태령에서 마침내 실현되었다. 시민들의 강력한 연대에 밀린 경찰은 결국 차벽을 거뒀고, 농민들은 130년 만에 서울 진입에 성공해 역사적 승리를 거두었다.
▲ 대신사 생가 유적지에서 설명하는 최상락 용담수도원장의 목에 장주가, 오른 손목에 단주가 보인다.
ⓒ 조마초
천도교에서 사용하는 염주(수주)의 알 수는 21개와 105개이다. 108 염주 불교와 달리 천도교를 비롯한 동학 계열 교단에서는 교리와 주문의 의미를 담아 개수가 다르다. 단주 21개는 천도교의 핵심인 21자 주문 글자 수에 맞춘 염주이다.
장주 105개는 천도교의 기본 21자 주문에 우주 만물의 원리인 오행(5)의 수를 곱한 값(21 × 5 = 105)을 상징한다. 선천 시대의 상징인 불교의 108 염주에 대응해, 후천 개벽의 새 시대 상징의 의미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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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자 주문은 "지기금지 원위대강(至氣今至 願爲大降) 시천주조화정 영세불망 만사지 (侍天主造化定 永世不忘 萬事知)"이다. "우주에 충만한 한울님의 신령한 기운이 내 몸에 내려와 하나가 되기를 기원한다. 한울님을 내 몸에 모셔 대자연의 조화와 참마음이 내 안에 정립되게 하고, 이 은혜를 영원히 잊지 않으면 우주의 모든 이치와 만사의 변화를 깨달아 알게 된다"란 의미다. 수십 번 반복하자 외워진다.
▲ 대신사 생가 유적지에서 최상락 용담수도원장의 설명이 이어진다.
ⓒ 조마초
행사에 참여했던 여다인(대학생)의 소감이다.
"천도교는 '동학'이라는, 우리에게 비교적 익숙한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다. 동학은 학문과 종교로서 우리나라 근대 역사를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했다.
3·1 독립운동에 자금을 지원하며 자주독립에 큰 목소리를 내는 데에 성공했고, 동학에 영향받아 전봉준은 동학농민운동의 선두에 섰다. 나라가 힘들 때 등장해 많은 신도가 따랐다. 천도교의 만물이 한울님이라는 교리를 배우고 최제우 선생이 펼치고자 한 세상이 어떤 모습이었을지 궁금했고 그래서 슬펐다.
현재 우리나라를 살펴보면 사람들의 잘 살고자 하는 믿음을 이용하는 사례가 많다. 사람의 믿음은 숭고한 것이다. 그리고 종교의 역할은 사람들의 믿음의 힘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다. 천도교는 사람들의 믿음과 정신을 일깨우고 만물이 존중받는 사회를 진심으로 바랐다. 이런 천도교의 교세가 오늘날 약화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오늘날에도 나라 안팎으로 고통과 혼란 속에 지쳐가는 목소리들이 끊이지 않는다. 모든 생명과 만물이 평등함을 일깨워주었던 천도교(동학)의 숭고한 정신을 다시금 가슴에 새겨본다. 국경을 넘어 타인의 아픔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더 나은 세상을 염원하며 따뜻한 기도를 보태고 싶다."
▲ 포덕문(布德門)을 들어서면 옆으로 최재우 선생의 동상이 보인다.
ⓒ 조마초
일제강.기 당시, 러시아 연해주교구는 1921년 신한촌을 중심으로 설립해 연해주 지역 한인들의 신앙 공동체이자 독립운동 지원 거。이었고, 중국 만주에 독립운동 단체인 '정의부' 등 천도교 계열 인사들이 대거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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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20년대 후반 미주 본토 및 쿠바 등 중남미로 이주한 한인들을 중심으로 천도교 공동체가 형성되어 활동했었다.
현재, 해외 지부는 일본 교베교구와 미국 LA지부, 2007년 천도교 한문 경전인 <동경대전> 영문판을 발간한 워싱턴교구가 있다.
천도교 교육기관은 부산예술대학교, 동천고등학교와 천도교종학대학원이 있다. 신자는 대한민국 통계청에서 실시한 인구주택총조사의 공식 집계 결과 2015년 66,000여 명이나, 천도교중앙총부에는 약 30만 명이 등록돼 있다.
북한에서는 공식 천도교 조직 '조선천도교회 중앙지도위원회'와 우익 정당인 '천도교청우당'이 존재해 과거 남북 천도교 간의 합동 시일식을 봉행하는 등 남북 교류에 큰 역할을 해왔다. 북한 정부는 신자 1만 5천여 명에 교당 52개 시설로 북한에서 가장 신자 수가 많은 종교라고 주장한다.
수운 대신사가 득도한 1860년이 원년(포덕 1년)이다. 따라서 올해 2026년은 천도교 포덕 167년이 된다. 천도교에서 포덕(布德)은 한울님의 덕을 세상에 전파하는 것이다.
▲ 국립공원과 같이 있는 용담수도원 입구엔 성지 표식돌이 있다.
ⓒ 조마초
문화관광부의 공식 조사에 따르면 공식적으로 등록된 전국의 종교단체(교단) 수는 총 927개이다. 불교 482개, 개신교 374개, 천주교와 원불교가 각 1개씩, 그 외 기타 종교들이다 (2018년 한국의 종교 현황).
이웃종교스테이는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범국민적 종교 화합 행사다. KCRP는 1986년 설립된 대한민국 7대 종단이 모여 종교 간 대화와 화합, 사회 평화를 도모하는 범종교 연대 기구이다. 주요 사업으로 종교 청년 평화 캠프, 종교 유적지 대화 순례, 이웃 종교 이해 강좌, 전국 종교인 교류대회, 남북 종교인 모임 등을 벌이고 있으며 <종교와 평화> 월간지를 발행한다. 현제 대표 회장은 준암 박인준 천도교 교령으로 올 3월 선출됐다.
이웃종교스테이는 대한민국 7대 종교의 시설과 성지에 머물며 이웃 종교를 직접 체험하고 이해를 넓히는 프로그램이 목적이다. 공식홈페이지(harmonyweek.kr)에서 행사 관련 소식을 확인할 수 있다.
연대를 통해 남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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