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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다른 유인원보다 골관절염과 같은 퇴행성 뼈 질환에 취약한 이유가 진화 과정에서 일어난 유전자 조절 변화와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 출처: Gemini 생성
인간의 뼈가 침팬지나 고릴라 등 다른 유인원과 달리 가늘고 긴 형태를 갖추게 된 유전적 원인을 밝힌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교토대와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은 인간과 유인원의 골격 관련 유전자 조직을 대규모로 비교 분석해 인류가 직립 보행에 적합한 골격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연골의 핵심 성분을 대폭 줄이는 유전적 선택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인간과 유인원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단순 비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에게만 나타난 유전적 변이가 실제 세포 내에서 어떻게 변화했는지 검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인간과 침팬지·보노보·고릴라·오랑우탄의 유전체를 비교해 인간 계통에서 고정된 골격 관련 유전자 조절 변이를 찾았다. 이후 연골세포를 이용한 대규모 병렬 리포터 분석(MPRA)으로 인간과 다른 유인원을 구분하는 56만 1,410개의 유전자 조절 변이가 실제 유전자 발현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
그 결과, 6만 5,576개 조절 영역에서 유전자 발현 활성이 확인됐고, 이 가운데 1만 5,077개는 인간과 유인원 사이에서 활성이 유의하게 달랐다. 연구팀은 여기에 인간과 침팬지, 인간과 고릴라의 세포를 융합한 '하이브리드 세포'를 만들어 골·연골 전구세포로 분화시킨 뒤 유전자 발현 차이도 함께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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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분석에서는 인간 계통에서 특이하게 나타난 유전자 조절 변화가 4,463개 확인됐다.
두 분석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된 변화는 '글리코사미노글리칸(Glycosaminoglycan, GAG)' 생성이 크게 감소했다는 .이었다. GAG는 연골 속 단백질에 붙어 물을 강하게 끌어당기는 긴 사슬 형태의 당 분자다. 피부나 연골에 풍부하게 존재하며, 뼈와 연골을 튼튼하게 유지하고 관절의 충격을 흡수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GAG는 연골 건조 중량의 약 15~30%를 차지할 정도로 풍부한 물질이다.
연구팀이 GAG 생성과 관련된 유전자들을 분석한 결과, 인간에서 변화한 21개 유전자 가운데 17개가 발현이 감소하는 방향으로 바뀌어 있었다. 발현이 줄어든 유전자의 변화 폭도 증가한 유전자보다 평균 약 1.9배 컸다. 연구팀은 이러한 변화가 인간 특유의 골격을 만드는 데 기여한 동시에 관절이 퇴행성 변화에 취약해졌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러한 유전적 차이는 실제 관절 조직에서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사람 42명과 유인원 7마리에서 얻은 총 139개 연골 조직을 엉덩이·어깨·팔꿈치·손목·무릎 등 8개 관절 부위에서 비교했다. 그 결과 인간의 GAG 함량은 비인간 유인원보다 전체적으로 약 3분의 1 수준으로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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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별 관절에서도 인간의 GAG는 약 2.6~4배 적었다.
연골 속 충격 흡수 성분이 줄어든 것은 마치 두껍고 푹신한 쿠션에서 솜을 대거 빼내어 얇고 날렵한 모양으로 개조한 것과 같다. 연구팀은 "이처럼 연골을 채우는 성분을 대폭 줄인 덕분에 인간의 뼈가 유인원 특유의 크고 무거운 형태에서 벗어나 지금처럼 길고 날렵한 형태로 진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뼈의 날렵한 형태를 얻은 대신 치러야 할 대가도 컸다. 뼈와 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던 연골의 완충 능력이 약해지면서 인체가 뼈에 가해지는 물리적 충격에 훨씬 민감해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인간은 나이와 생활 환경이 비슷하더라도 다른 유인원 친척들에 비해 골관절염이나 척추 디스크 같은 뼈 관련 퇴행성 질환에 훨씬 더 쉽게 걸리게 됐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의 교신저자인 데이비드 고크먼(David Gokhman) 와이즈만 연구소 분자유전학부 교수는 "GAG 생성 감소는 진화 과정에서 우리 골격이 겪은 가장 극적인 유전적 변화"라며 "이번 연구가 인간이 다른 유인원에 비해 골관절염에 취약한 진화적 배경을 설명할 단서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The gene-regulatory evolution of the human skeleton: 인간 골격의 유전자 조절 진화)는 2026년 9월 24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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