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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 코리아김치 대표가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 본사에서 ‘마틸다’ 품종 배추의 품질을 살펴보고 있다.
호주에서 ‘진짜 김치 맛’을 구현하려는 노력은 배추에서부터 시작됐다. 한국 김치 특유의 맛과 식감을 내려면 이에 적합한 배추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1998년 호주로 이주한 김성준 코리아김치 대표(68)와 스코틀랜드계 농민 제프 코크란씨(78)가 있다. 두 사람은 한국산 김치용 배추 종자를 호주에 들여와 현지 환경에 맞게 재배하는 데 공을 들였다.
하지만 호주의 재배환경은 녹록지 않았다. 오랜 풍화작용으로 토양의 양분과 유기물이 부족하고 한여름인 12∼1월에는 기온이 40℃ 안팎까지 치솟았다. 초창기 도입한 종자들은 폭염을 견디지 못해 배추 속이 검게 변하면서 전량 폐기하는 일도 잦았다.
호주에서 배추는 흔히 ‘웜복(wombok)’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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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현지에서 구할 수 있던 배추는 수분이 많아 쉽게 물러지는 등 김치용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대안으로 재배한 일본 품종 ‘유키’도 특유의 톡 쏘는 향이 강했다.
돌파구는 한국 농우바이오의 뿌리혹병 저항성 종자였다. 김 대표는 김치용 배추 종자를 한국에서 들여와 시험재배하자며 코크란씨를 설득했다. 호주의 까다로운 생물안전검역을 거쳐 2002년부터 현지 종자회사와 협력해 여러차례 시험재배를 거듭했다. 그 과정에서 현지의 폭염을 견디며 속이 알찬 배추 ‘마틸다’가 자리 잡았다.
빅토리아주 바르부르턴의 ‘야라리치팜스’에서 일꾼들이 김치용 배추 품종 마틸다를 수확하고 있다.
호주 특유의 농업환경도 품질을 뒷받침한다. 병이 발생하면 해당 밭의 배추는 아예 출하하지 않고 다른 밭에서 다시 재배할 만큼 품질관리가 철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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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대표는 “호주는 영토가 넓고 인건비가 비싸 병이 발생한 밭은 출하 자체를 하지 않고 다른 밭으로 이동해 수확한다”고 설명했다.
채소농가와 축산농가가 땅을 바꿔 사용하는 ‘패독(방목장) 교환’도 활용한다. 배추를 1년에 서너번 재배한 뒤 인근 축산농가와 밭을 바꿔 소를 풀어놓는 방식이다. 소는 밭에 남은 배추 밑동 등 부산물을 먹고 분뇨로 지력을 회복시킨다. 채소농가는 비료비를, 축산농가는 사료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현재 마틸다는 호주 여러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다. 빅토리아주에서 생산이 어려운 시기에는 퀸즐랜드주에서 공급받아 연중 김치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도 갖췄다.
낯선 호주 땅에서 제대로 된 김치 맛을 내기 위해 시작한 배추 재배 실험이 현지 생산기반으로 이어진 것이다. ‘정통 김치’를 향한 집념이 호주에 김치용 배추가 뿌리내리는 밑거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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