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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의 39대 신임 회장에 선임된 우희종 전 서울대 수의학과 명예교수가 지난달 28일 경기 과천 한국마사회 본사에서 한겨레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제공
“어린이 생태 교육을 꼭 곤충·철새로만 할 필요 있나요. 제주 조랑말과 어울리고, 초등생 경주 대회도 만들면 다양한 층위의 경마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을 겁니다.”
지난달 5일 우희종 전 서울대 수의학과 명예교수가 한국마사회 제39대 신임 회장에 선임됐다. 수의사가 마사회 회장에 오른 것은 21년 만의 일이다. 그는 수의대 학장·대한수의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 릴게임예시 한 40년 경력의 수의학자이면서 2020년 총선 당시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초대 공동대표를 지낸 정치인이다. 2022년 대선 때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캠프 내에 ‘동물권위원회’를 처음으로 구성하기도 했다.
동물을 수단화한다는 비판을 받는 경마 산업의 수장 자리에, 동물권을 연구해온 학자가 취임했단 사실은 그 자체로 이례적이다. 동물의 바다신2다운로드 복지·권리를 주장해온 수의사는 어떻게 산업과 동물복지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을까. 우 회장을 지난달 28일 경기 과천 한국마사회 본사에서 만나 말 복지와 경마 산업의 미래를 물었다.
취임 소감을 묻자 우 회장은 ‘무거운 책임감’이라는 말을 먼저 꺼냈다. “수의사이자 생명 윤리 연구자로서 회장직을 맡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도 큰 의미가 사이다릴게임 있지만, 동시에 상징성만큼이나 책임감도 무겁습니다.” 그는 이번 선임 배경을 ‘시대적 신호’로 해석했다. “국민이 마사회에 생명 존중과 전문성을 동시에 요구하고 있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말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40년 전 미국 유학 시절이었다. 잠깐 승마를 즐기기도 했지만, 그가 인상 깊게 본 장면은 대학 캠퍼스 안에 마련된 심리치 모바일바다이야기하는법 료실에서 자폐 어린이가 말과 교감하며 치료 받는 모습이었다. 우 회장은 “말이라는 생명체가 가진 순수함과 역동성을 가까이서 지켜본 경험”이라며 “이때부터 인간과 말이 교감하며 얻는 치유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했다.
글로벌히트는 2023년 코리안더비, 농림축산식품부 바다이야기온라인 장관배 경기를 제패한 ‘한국 대표 장거리마’로 꼽힌다. 한국마사회 제공
그도 취임 전까지는 경마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다. “반성 많이 했습니다. 저도 마사회에 오기 전까지 ‘경마는 도박’이란 인식이 있었거든요.” 그는 세계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마사회 소속 경주마 ‘글로벌히트’와 ‘닉스고’ 얘기를 꺼냈다. 글로벌히트는 2023년 코리안더비,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 경기를 제패한 ‘한국 대표 장거리마’이고, 닉스고 또한 미국 브리더스컵, 페가수스월드컵 등 세계 최정상급 대회에서 우승을 거뒀다. 마사회가 우수한 성적을 거둔 ‘말 선수’를 키우고 지원한다는 설명이었다.
그런데도 경마는 동물을 수단화·소모하는 사행산업이란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우 회장도 이를 인정했다. “동물을 활용하는 모든 산업이 반드시 답해야 할 윤리적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경마 역시 예외일 수 없지요.” 다만 그는 이 문제를 흑백의 구도로 보지는 않는다고 했다. 반려동물, 산업동물, 실험동물 등 동물들도 우리 사회에서 다양한 역할과 지위를 지닌다는 것이다. 말은 역사적으로 농업·교통·군사·스포츠 분야에서 인간과 협력해온 동물이며, 단일 기준으로만 접근하는 것은 현실과의 괴리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경마는 세계 100여 개국에서 시행하는 보편적 스포츠입니다. 투우나 소싸움처럼 고통을 전시하는 사업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말은 달리도록 진화해온 동물이며 적절한 관리와 훈련이라면 운동 자체가 복지에 부합하는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것이 ‘말 복지’를 절로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그는 선을 그었다.
그렇다면 경마가 정당화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그는 세 가지를 꼽았다. 고통의 최소화와 예방 중심의 관리체계, 은퇴 이후까지 책임지는 생애주기 관리, 외부 전문가와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감시·평가 제도 등이다. 우 회장은 이를 위해 올해 말 복지와 관련해 3가지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첫째는 학대·방치 말을 구조하는 긴급구호체계를 고도화하는 것이다. 마사회가 현재 10개 광역 지자체와 운영 중인 ‘말 보호 모니터링센터’와 말 산업 전문가로 구성된 ‘말 보호관’ 제도를 강화하고, 구조된 말을 보호할 시설도 현재 2곳(전북 말산업복합센터, 제주대 말전문병원)에서 2029년까지 전국 9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둘째는 생애주기별 말 복지 지원사업이다. 경주마가 태어날 때부터 사람과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각인순치’ 사업, 부상 경주마의 재활 지원, 은퇴 후 승용마 전환 지원까지 촘촘한 지원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은퇴 경주마의 승용 전환율은 47%였는데, 이를 올해 말까지 51%로 높이겠다는 목표다.
지난 2021년 페가수스월드컵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닉스고. 한국마사회 제공
마지막으로 그는 이러한 복지체계를 견고히 하기 위해 “‘말 등록 의무제’를 법제화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말 등록은 소유자의 자율 신고로 운영되는데, 이 때문에 은퇴 이후의 말들이 농장에 방치되거나 불법도축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지난해 마사회는 소유자의 말 등록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말산업육성법’ 개정안을 마련했고, 올해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입법을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우 회장은 “은퇴마의 은퇴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를 수용해 2023년부터 마주협회와 마사회가 1대 1 매칭 방식으로 ‘더 러브렛 복지기금’을 연간 20억원씩 조성하고 있다”며 “은퇴 말들이 제2의 ‘마생’(馬生)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산업동물의 역할과 생명 종중 가치가 충돌하지 않도록 균형을 찾는 것이 공기업으로서 마사회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말 산업의 미래에 대해선 “축소보다 확장”이란 답을 내놨다. “학교체육 승마와 치유 승마 등 말을 매개로 아이들이 생명 존중을 배우고, 트라우마를 겪는 소방관·경찰관이 치유 받을 기회를 늘려야 합니다.” 경마 위주의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 승마·재활·관광 등 말과 맺는 관계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어린이 생태 교육을 꼭 곤충·철새로만 할 필요 있나요. 제주 조랑말과 어울리고, 초등생 경주 대회도 만들면 다양한 층위의 경마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을 겁니다.”
지난달 5일 우희종 전 서울대 수의학과 명예교수가 한국마사회 제39대 신임 회장에 선임됐다. 수의사가 마사회 회장에 오른 것은 21년 만의 일이다. 그는 수의대 학장·대한수의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 릴게임예시 한 40년 경력의 수의학자이면서 2020년 총선 당시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초대 공동대표를 지낸 정치인이다. 2022년 대선 때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캠프 내에 ‘동물권위원회’를 처음으로 구성하기도 했다.
동물을 수단화한다는 비판을 받는 경마 산업의 수장 자리에, 동물권을 연구해온 학자가 취임했단 사실은 그 자체로 이례적이다. 동물의 바다신2다운로드 복지·권리를 주장해온 수의사는 어떻게 산업과 동물복지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을까. 우 회장을 지난달 28일 경기 과천 한국마사회 본사에서 만나 말 복지와 경마 산업의 미래를 물었다.
취임 소감을 묻자 우 회장은 ‘무거운 책임감’이라는 말을 먼저 꺼냈다. “수의사이자 생명 윤리 연구자로서 회장직을 맡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도 큰 의미가 사이다릴게임 있지만, 동시에 상징성만큼이나 책임감도 무겁습니다.” 그는 이번 선임 배경을 ‘시대적 신호’로 해석했다. “국민이 마사회에 생명 존중과 전문성을 동시에 요구하고 있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말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40년 전 미국 유학 시절이었다. 잠깐 승마를 즐기기도 했지만, 그가 인상 깊게 본 장면은 대학 캠퍼스 안에 마련된 심리치 모바일바다이야기하는법 료실에서 자폐 어린이가 말과 교감하며 치료 받는 모습이었다. 우 회장은 “말이라는 생명체가 가진 순수함과 역동성을 가까이서 지켜본 경험”이라며 “이때부터 인간과 말이 교감하며 얻는 치유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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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경마는 동물을 수단화·소모하는 사행산업이란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우 회장도 이를 인정했다. “동물을 활용하는 모든 산업이 반드시 답해야 할 윤리적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경마 역시 예외일 수 없지요.” 다만 그는 이 문제를 흑백의 구도로 보지는 않는다고 했다. 반려동물, 산업동물, 실험동물 등 동물들도 우리 사회에서 다양한 역할과 지위를 지닌다는 것이다. 말은 역사적으로 농업·교통·군사·스포츠 분야에서 인간과 협력해온 동물이며, 단일 기준으로만 접근하는 것은 현실과의 괴리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경마는 세계 100여 개국에서 시행하는 보편적 스포츠입니다. 투우나 소싸움처럼 고통을 전시하는 사업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말은 달리도록 진화해온 동물이며 적절한 관리와 훈련이라면 운동 자체가 복지에 부합하는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것이 ‘말 복지’를 절로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그는 선을 그었다.
그렇다면 경마가 정당화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그는 세 가지를 꼽았다. 고통의 최소화와 예방 중심의 관리체계, 은퇴 이후까지 책임지는 생애주기 관리, 외부 전문가와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감시·평가 제도 등이다. 우 회장은 이를 위해 올해 말 복지와 관련해 3가지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첫째는 학대·방치 말을 구조하는 긴급구호체계를 고도화하는 것이다. 마사회가 현재 10개 광역 지자체와 운영 중인 ‘말 보호 모니터링센터’와 말 산업 전문가로 구성된 ‘말 보호관’ 제도를 강화하고, 구조된 말을 보호할 시설도 현재 2곳(전북 말산업복합센터, 제주대 말전문병원)에서 2029년까지 전국 9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둘째는 생애주기별 말 복지 지원사업이다. 경주마가 태어날 때부터 사람과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각인순치’ 사업, 부상 경주마의 재활 지원, 은퇴 후 승용마 전환 지원까지 촘촘한 지원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은퇴 경주마의 승용 전환율은 47%였는데, 이를 올해 말까지 51%로 높이겠다는 목표다.
지난 2021년 페가수스월드컵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닉스고. 한국마사회 제공
마지막으로 그는 이러한 복지체계를 견고히 하기 위해 “‘말 등록 의무제’를 법제화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말 등록은 소유자의 자율 신고로 운영되는데, 이 때문에 은퇴 이후의 말들이 농장에 방치되거나 불법도축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지난해 마사회는 소유자의 말 등록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말산업육성법’ 개정안을 마련했고, 올해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입법을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우 회장은 “은퇴마의 은퇴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를 수용해 2023년부터 마주협회와 마사회가 1대 1 매칭 방식으로 ‘더 러브렛 복지기금’을 연간 20억원씩 조성하고 있다”며 “은퇴 말들이 제2의 ‘마생’(馬生)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산업동물의 역할과 생명 종중 가치가 충돌하지 않도록 균형을 찾는 것이 공기업으로서 마사회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말 산업의 미래에 대해선 “축소보다 확장”이란 답을 내놨다. “학교체육 승마와 치유 승마 등 말을 매개로 아이들이 생명 존중을 배우고, 트라우마를 겪는 소방관·경찰관이 치유 받을 기회를 늘려야 합니다.” 경마 위주의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 승마·재활·관광 등 말과 맺는 관계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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