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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admin@gamemong.info부산 기장군 장안읍에 위치한 고리원자력본부 제1발전소. 연합뉴스
에너지 정책은 한 사회가 어떤 위험을 감수하고, 어떤 위험은 감수하지 않겠다고 결정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그것은 전력을 어떻게 생산하느냐는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책임을 어떻게 나누고 세대 간 부담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라는 정치적, 윤리적 선택의 문제다. 오늘의 결정이 수십 년 뒤 삶의 조건을 규정한다는 점에서 에너지 정책은 여느 정책보다 멀리 보는 시야와 분명한 원칙을 요구한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과 함께 기후위기 대응과 바다이야기부활 탄소중립을 국정의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이것은 시대적 요청에 부합하는 선언이었다. 그러나 출범 10개월을 지나며 드러난 에너지 정책의 실제 모습은 혼란스럽다. 특히 원자력 발전을 둘러싼 태도 변화는 정부 정책의 방향성과 신뢰성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신규 원전 건설의 현실성을 부정하던 정부가 이제는 "열어놓고 판단하자"며 바다이야기합법 사실상 신규 원전 가능성을 인정하는 쪽으로 선회했기 때문이다.
이 변화는 우발적이지 않다. 인공지능과 데이터센터, 반도체 클러스터 확대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이라는 현실적 압박, 그리고 원전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여론조사가 정부의 판단을 밀어붙이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기후부)는 21일 두 기관(한국갤럽과 리얼미터)이 바다이야기게임다운로드 각각 15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래 에너지에 대한 대국민 여론조사'에서는 원전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80%를 훌쩍 넘었고, 신규 원전 건설에 찬성하는 응답도 과반을 크게 웃돌았다. 대통령은 이를 두고 "국민 여론이 압도적"이라며 정책에 반영하라고 지시했다. 이제 신규 원전은 정책 검토의 대상이 아니라 추진 여부와 부지를 논의하는 단계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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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람직한 에너지믹스 2차 정책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제는 이 전환이 충분한 숙고와 사회적 합의의 야마토게임방법 결과인지, 아니면 여론과 수요 전망에 떠밀린 결정인지 분명하지 않다는 데 있다. 불과 5개월 전만 해도 대통령은 원전은 건설 기간이 너무 길고, 지을 곳도 마땅치 않으며, 당장의 전력 수요는 재생에너지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제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지적하며 기저전력 확보를 위해 원전을 다시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에너지 정책이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180도 달라진다면 시민들은 무엇을 기준으로 정부의 중장기 비전을 신뢰할 수 있을까.
이런 기조 변화 속에서 신규 원전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역들을 살펴보자. 과거 백지화됐던 경북 영덕의 천지원전 부지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부산 기장과 강원 삼척 같은 지역도 다시 이름이 오르내린다. 원전은 단지 발전 설비가 아니다. 한 지역의 수십 년을 규정하는 선택이며, 위험과 낙인, 갈등을 함께 떠안는 결정이다. 과거 정부의 정책 변화로 이미 한 차례 상처를 입은 지역 사회에 다시 "국가 필요"라는 이름으로 선택을 요구하는 것이 과연 책임 있는 정치인지 묻게 된다.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여론조사가 아니라 분명한 원칙이다. 여론도 중요하다. 그러나 여론은 위험의 크기와 질을 대신 판단해 주지 않는다. 다수가 찬성한다고 해서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에너지 정책에서 정부의 역할은 여론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감당할 수 없는 위험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를 판단하고 그 책임을 지는 데 있다.
탈핵희망전국순례단이 16일의 전국 순례를 마치고 20일 청와대 앞에서 최종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탈핵시민행동 제공
당장은 어렵더라도 노후 원자력발전소는 단계적으로 정지시켜 나가야 하며,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은 중단해야 한다. 이 원칙은 이념적 구호가 아니라 최소한의 책임이다. 노후 원전은 시간이 지날수록 위험이 누적되는 설비다. 아무리 정비를 강화해도 노후화 자체를 되돌릴 수는 없다. 사고 확률이 낮다는 말은 사고의 결과가 감당 가능하다는 뜻이 아니다. 원전 사고는 한 번 발생하면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 피해는 세대를 넘어 지속된다.
그럼에도 정부는 전력 수급과 산업 경쟁력을 이유로 노후 원전 가동 연장과 신규 원전 건설을 동시에 검토한다. 그러나 이것은 오늘의 불편을 피하기 위해 미래의 위험을 다음 세대에 전가하는 선택이다. 정치의 역할은 불편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불편과 위험을 구분하는 데 있다. 감당할 수 없는 위험을 관리 가능한 비용으로 바꾸는 것이 정치의 책임이다.
신규 원전 문제는 더욱 그렇다. 신규 원전은 단기간의 전력 수요를 해결하는 수단이 아니다. 계획 수립부터 가동까지 10년 이상 걸린다. 지금 논의되는 신규 원전이 실제 전력을 생산할 시점이면, 에너지 기술과 산업 구조는 또 한 번 크게 달라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신규 원전을 선택하는 것은 재생에너지 중심의 분산형 에너지 체제로 가겠다는 약속을 스스로 저버리는 일이다.
무엇보다 사용후 핵연료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임시 저장시설은 포화에 이르고 있지만, 최종 처분장은 사회적 합의조차 이루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규 원전을 추가하는 것은 해결하지 못한 문제 위에 또 다른 부담을 쌓는 것이다. 이는 미래 세대에게 위험과 책임을 미루는 방식의 계속이다.
정부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강조한다. 물론 재생에너지는 불안정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재생에너지의 한계라기보다 이를 뒷받침할 전력망 개선과 저장 기술, 수요 관리 정책을 충분히 추진하지 않은 결과다. 원전 중심의 중앙집중형 전력 체계는 재생에너지 확대의 가장 큰 구조적 장애물이다. 원전을 기저로 유지한 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말은 현실에서는 자기모순에 가깝다.
에너지 정책은 전문가와 관료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것은 시민의 삶의 조건을 바꾸는 결정이라 민주적 숙의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지금의 정책 전환 과정에 시민들은 충분히 설명을 듣고 있는지, 위험과 비용에 대해 정직한 정보를 제공받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공론화는 여론조사로 대체될 수 없다.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우왕좌왕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명확한 기준과 원칙을 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력 수요가 늘면 원자력발전소를 다시 꺼내 들고, 여론이 바뀌면 정책 방향을 수정하는 식으로는 장기적 전환을 이끌 수 없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노후 원자로는 계획대로 정지시키고, 신규 발전소 건설은 중단하며, 대신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개선, 에너지 효율 향상에 국가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전환은 선언이 아니라 선택이다. 그리고 선택은 용기다. 지금의 어려움보다 미래의 위험을 더 크게 보는 용기, 그것이 지금 에너지 정책에 요구되는 최소한의 정치다.
* 이 기사는 탈핵신문에도 게재됩니다.
pakchol@empas.com
에너지 정책은 한 사회가 어떤 위험을 감수하고, 어떤 위험은 감수하지 않겠다고 결정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그것은 전력을 어떻게 생산하느냐는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책임을 어떻게 나누고 세대 간 부담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라는 정치적, 윤리적 선택의 문제다. 오늘의 결정이 수십 년 뒤 삶의 조건을 규정한다는 점에서 에너지 정책은 여느 정책보다 멀리 보는 시야와 분명한 원칙을 요구한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과 함께 기후위기 대응과 바다이야기부활 탄소중립을 국정의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이것은 시대적 요청에 부합하는 선언이었다. 그러나 출범 10개월을 지나며 드러난 에너지 정책의 실제 모습은 혼란스럽다. 특히 원자력 발전을 둘러싼 태도 변화는 정부 정책의 방향성과 신뢰성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신규 원전 건설의 현실성을 부정하던 정부가 이제는 "열어놓고 판단하자"며 바다이야기합법 사실상 신규 원전 가능성을 인정하는 쪽으로 선회했기 때문이다.
이 변화는 우발적이지 않다. 인공지능과 데이터센터, 반도체 클러스터 확대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이라는 현실적 압박, 그리고 원전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여론조사가 정부의 판단을 밀어붙이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기후부)는 21일 두 기관(한국갤럽과 리얼미터)이 바다이야기게임다운로드 각각 15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래 에너지에 대한 대국민 여론조사'에서는 원전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80%를 훌쩍 넘었고, 신규 원전 건설에 찬성하는 응답도 과반을 크게 웃돌았다. 대통령은 이를 두고 "국민 여론이 압도적"이라며 정책에 반영하라고 지시했다. 이제 신규 원전은 정책 검토의 대상이 아니라 추진 여부와 부지를 논의하는 단계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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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람직한 에너지믹스 2차 정책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제는 이 전환이 충분한 숙고와 사회적 합의의 야마토게임방법 결과인지, 아니면 여론과 수요 전망에 떠밀린 결정인지 분명하지 않다는 데 있다. 불과 5개월 전만 해도 대통령은 원전은 건설 기간이 너무 길고, 지을 곳도 마땅치 않으며, 당장의 전력 수요는 재생에너지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제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지적하며 기저전력 확보를 위해 원전을 다시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에너지 정책이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180도 달라진다면 시민들은 무엇을 기준으로 정부의 중장기 비전을 신뢰할 수 있을까.
이런 기조 변화 속에서 신규 원전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역들을 살펴보자. 과거 백지화됐던 경북 영덕의 천지원전 부지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부산 기장과 강원 삼척 같은 지역도 다시 이름이 오르내린다. 원전은 단지 발전 설비가 아니다. 한 지역의 수십 년을 규정하는 선택이며, 위험과 낙인, 갈등을 함께 떠안는 결정이다. 과거 정부의 정책 변화로 이미 한 차례 상처를 입은 지역 사회에 다시 "국가 필요"라는 이름으로 선택을 요구하는 것이 과연 책임 있는 정치인지 묻게 된다.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여론조사가 아니라 분명한 원칙이다. 여론도 중요하다. 그러나 여론은 위험의 크기와 질을 대신 판단해 주지 않는다. 다수가 찬성한다고 해서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에너지 정책에서 정부의 역할은 여론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감당할 수 없는 위험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를 판단하고 그 책임을 지는 데 있다.
탈핵희망전국순례단이 16일의 전국 순례를 마치고 20일 청와대 앞에서 최종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탈핵시민행동 제공
당장은 어렵더라도 노후 원자력발전소는 단계적으로 정지시켜 나가야 하며,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은 중단해야 한다. 이 원칙은 이념적 구호가 아니라 최소한의 책임이다. 노후 원전은 시간이 지날수록 위험이 누적되는 설비다. 아무리 정비를 강화해도 노후화 자체를 되돌릴 수는 없다. 사고 확률이 낮다는 말은 사고의 결과가 감당 가능하다는 뜻이 아니다. 원전 사고는 한 번 발생하면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 피해는 세대를 넘어 지속된다.
그럼에도 정부는 전력 수급과 산업 경쟁력을 이유로 노후 원전 가동 연장과 신규 원전 건설을 동시에 검토한다. 그러나 이것은 오늘의 불편을 피하기 위해 미래의 위험을 다음 세대에 전가하는 선택이다. 정치의 역할은 불편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불편과 위험을 구분하는 데 있다. 감당할 수 없는 위험을 관리 가능한 비용으로 바꾸는 것이 정치의 책임이다.
신규 원전 문제는 더욱 그렇다. 신규 원전은 단기간의 전력 수요를 해결하는 수단이 아니다. 계획 수립부터 가동까지 10년 이상 걸린다. 지금 논의되는 신규 원전이 실제 전력을 생산할 시점이면, 에너지 기술과 산업 구조는 또 한 번 크게 달라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신규 원전을 선택하는 것은 재생에너지 중심의 분산형 에너지 체제로 가겠다는 약속을 스스로 저버리는 일이다.
무엇보다 사용후 핵연료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임시 저장시설은 포화에 이르고 있지만, 최종 처분장은 사회적 합의조차 이루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규 원전을 추가하는 것은 해결하지 못한 문제 위에 또 다른 부담을 쌓는 것이다. 이는 미래 세대에게 위험과 책임을 미루는 방식의 계속이다.
정부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강조한다. 물론 재생에너지는 불안정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재생에너지의 한계라기보다 이를 뒷받침할 전력망 개선과 저장 기술, 수요 관리 정책을 충분히 추진하지 않은 결과다. 원전 중심의 중앙집중형 전력 체계는 재생에너지 확대의 가장 큰 구조적 장애물이다. 원전을 기저로 유지한 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말은 현실에서는 자기모순에 가깝다.
에너지 정책은 전문가와 관료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것은 시민의 삶의 조건을 바꾸는 결정이라 민주적 숙의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지금의 정책 전환 과정에 시민들은 충분히 설명을 듣고 있는지, 위험과 비용에 대해 정직한 정보를 제공받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공론화는 여론조사로 대체될 수 없다.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우왕좌왕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명확한 기준과 원칙을 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력 수요가 늘면 원자력발전소를 다시 꺼내 들고, 여론이 바뀌면 정책 방향을 수정하는 식으로는 장기적 전환을 이끌 수 없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노후 원자로는 계획대로 정지시키고, 신규 발전소 건설은 중단하며, 대신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개선, 에너지 효율 향상에 국가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전환은 선언이 아니라 선택이다. 그리고 선택은 용기다. 지금의 어려움보다 미래의 위험을 더 크게 보는 용기, 그것이 지금 에너지 정책에 요구되는 최소한의 정치다.
* 이 기사는 탈핵신문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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