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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은 발생한 뒤 수습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적십자가 가진 경험과 봉사 역량, 지방자치단체의 조직과 재원을 하나로 연결해 지역사회의 ‘회복력’을 평소에 키워야 합니다.”
7월 제37대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경기적십자) 회장으로 취임한 제종길 회장은 20일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핵심 과제로 ‘적십자-지자체 상시 재난 대응체계’ 구축을 꼽았다.
제 회장은 2014년 안산시장 재임 당시 세월호 참사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적십자 봉사원들이 재난 직후뿐 아니라 오랜 시간 피해자와 유가족 곁을 지키는 모습을 목격했고, 취임 직후 경기 지역을 강타한 극한 폭염 속 구호 활동을 진두지휘했다. 제 회장이 적십자와 지자체 연결 거.인 ‘지부’ 확장을 강조하는 이유다. 다음은 제 회장과의 일문일답.
Q. 경기적십자 회장으로 취임한 지 두 달이 흘렀다. 그간의 소회는.
A. 경기적십자사 직원과 봉사원들이 재난구호와 취약계층 지원, 안전교육, 청소년적십자(RCY) 등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곳에서 폭넓고 묵묵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을 체감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경기적십자의 가장 큰 자산은 ‘사람’이라는 .을 느끼고 있다. 어려운 이웃 곁을 지키는 봉사원과 직원, 나눔에 동참하는 도민들이 있기에 적십자의 인도주의 활동이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취임 직후부터 이들이 더욱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에 매진하고 있다.
앞으로도 사무실보다는 현장에서 답을 찾고 싶다. 봉사원과 직원의 목소리를 듣고, 실제 도움을 받는 분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살펴 그 의견이 경기적십자 운영에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
Q. 임기 동안 가장 중。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과제는.
A. 적십자의 인도주의 가치를 촘촘한 지역사회 안전망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에 더해 기후위기까지 겹치며 재난의 양상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올해 여름이 보여주듯, 이제는 기후 자체가 하나의 긴급재난이라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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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내릴 때는 폭염이 잠시 누그러졌다가 비가 그치면 다시 극심한 더위가 이어지는 식으로 재난이 국지적이고 예측하기 어려우며 복합적으로 나타났다. 앞으로도 반복될 이런 상황에서는 홀몸 노인이나 저소득층 등 사회적 약자에게 피해가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재난이 발생하지 않은 시기에도 미래의 재난을 대비해야 한다. 위기 가정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각 가정의 상황에 맞는 지원을 제공하는 한편, 재난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봉사 네트워크와 구호 체계를 평소부터 갖춰야 한다.
경기적십자가 위기 때만 찾는 기관이 아니라 평상시에도 도민의 삶을 지키는 기관, 도민들이 ‘어려운 일이 생기면 적십자가 있다’고 믿을 수 있는 인도주의 기관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Q. 안산시장 재임 당시 세월호 참사를 겪었다. 당시 적십자의 역할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나.
A. 2014년 4월16일 참사 발생 직후부터 수많은 봉사단체와 시민들이 현장을 찾아 도움을 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현장 봉사 참여 인원이 급격하게 줄었고, 참사 직후와 같은 사람과 물품 규모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그런 상황에서도 가장 오랜 기간 현장을 지킨 단체 중 하나는 단연 적십자였다. 봉사원들은 유가족들의 식사를 챙기고 각종 뒷일을 도왔으며 상담과 위로도 이어갔다.
특히 유가족들의 원통함과 답답한 감정들을 봉사원들이 받아주고 곁에서 위로하는 모습을 보며 깊은 감동을 받았다. 정해진 업무만 처리하는 게 아니라 현장에서 필요한 일을 스스로 찾아 도움을 줬기 때문이다.
당시 안산시장으로서 적십자와 참사를 수습하고 대응하는 경험을 통해 ‘적십자는 재난 이후 도움을 주는 단체가 아니라 피해자가 가정과 일상으로 돌아갈 때까지 함께하는 기관이구나’라는 .을 여실히 느꼈다.
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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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장일 때는 적십자의 도움을 받았다면, 지금은 지자체를 돕는 위치에 있다. 지자체와 적십자 간 어떤 관계가 필요하다고 보나.
A. 핵심은 ‘회복력’이다. 재난 대응은 현장을 수습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와 지역사회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데까지 이어져야 한다. 피해를 최소화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힘을 평소부터 갖춰두는 것이 중요하다.
적십자는 재난 대응에 대한 경험과 기술, 봉사인력을 갖고 있고 지자체는 재정과 행정조직을 가지고 있다. 서로 강。이 분명하다. 이 두 자원이 재난이 발생했을 때 처음 만나는 구조로는 한계가 있다.
평상시부터 정보와 역할, 자원을 공유하고 실제 재난 상황에서 누가 어떤 역할을 맡을지 미리 연결해 놓아야 한다. 그렇게 해야 재난 초기부터 이재민 구호, 심리 지원, 생계 회복까지 끊김 없이 대응할 수 있다.
그 연결 역할을 할 수 있는 중간조직이 바로 시·군 지부라고 본다. 기존 봉사 조직의 역량을 지역사회에 누수 없이, 체계적으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행정·재정적 기반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시·군과 즉각 소통하고 연계할 수 있는 가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Q. 지금까지 광명, 화성지부가 설립됐는데, 시·군 지부 확대 필요성과 계획은.
A. 경기도는 31개 시·군마다 인구구조와 재난·복지 수요가 모두 다르다. 때문에 도 단위 조직만으로는 모든 지역의 특성을 세밀하게 반영하기 어렵다. 지역에 맞는 인도주의 활동을 하려면 지역 거。이 필요하다.
현재 시·군 지부는 2024년 광명시지부에 이어 최근 화성특례시지부가 설치되며 2곳이 운영 중이다. 광명지부에서는 ‘황금도시락 캠페인’, ‘인도주의 둘레길 조성’ 등 지역 특색을 반영한 사업으로 약 2억원의 모금 성과를 거두는 등 지역사회와 적십자가 직접 연결될 가능성을 보여줬다.
시·군 지부는 단순한 행정조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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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이 발생하면 지역의 인적·물적 자원을 빠르게 결집하고, 평상시에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을 발굴해 지원하는 거。이 돼야 한다.
이에 올해 안에 2~3개 지부 추가 설치를 추진하고 있으며, 관련해 여러 지자체장과 협의를 준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임기 동안 도내 시·군의 절반 수준까지 지역 지부 기반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지역에서 발생한 어려움을 지역사회가 함께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겠다.
Q. 경기일보와 진행하는 ‘Saving Lives, 적십자가 동행합니다’ 캠페인의 의미는.
A. 경기적십자는 2021년부터 경기일보와 제도적 지원만으로 충분한 도움을 받기 어려운 위기 가정을 발굴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질병이나 사고, 실직 등으로 삶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지만 기존 복지제도의 도움만으로는 부족한 가정들이 대상이다.
경기일보가 각 가정의 사연을 지역사회에 알리고 경기적십자가 모금과 지원을 연결하면서 도민의 관심이 실제 도움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지난해에는 6개 위기가정을 발굴해 약 5천847만원의 성금을 모금했다.
특히 단순히 성금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의료비와 생계비, 주거비 등 각 가정에 필요한 지원을 전개했다는 데 의미가 있으며, 어려운 이웃의 사연에 공감하고 나눔에 동참할 수 있도록 도민의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 큰 성과라고 평가한다.
Q. 임기를 마친 뒤 어떤 회장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A. 현장의 목소리를 가장 가까이에서 듣고 그것을 실제 변화로 연결한 회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재난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현장을 찾고, 평소 도움이 필요한 이웃이 소외되지 않도록 끝까지 책임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큰 보람일 것이다.
적십자의 힘은 기관 자체가 아니라 나눔과 봉사에 참여하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도민들과 함께 더 촘촘한 나눔과 안전망을 만들고, 누구나 어려운 순간 믿고 찾을 수 있는 경기적십자를 만들겠다.
마지막으로 생명을 살리고 이웃의 회복을 돕는 적십자의 인도주의 활동에 대한 도민의 많은 관심과 응원, 참여를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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