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11번 버스 첫차 내부 모습 [촬영 정연솔 수습기자]


(서울=연합뉴스) 이율립 기자 정연솔 수습기자 = 2025년의 마지막 날인 31일 오전 3시 42분. 어둠을 뚫고 서울 양천구 정랑고개 버스정류장에 60대 여성 임모씨가 나타났다. 큰 백팩을 메고 과자박스가 가득 찬 종이가방을 든 모습이었다.
임씨는 이날 6411번 버스 첫차의 첫 번째 승객이었다. 구로와 영등포를 거쳐 강남으로 향하는 이 버스는 이른바 '새벽 노동자들의 버스'로 통한다. 구로역 인력시장이나 강남구 대형 건물 청소를 위 황금성슬롯 해 출근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임씨는 "나한테는 물어보지 마라. 다 타면 눈 감아버리는데 누가 얘기해주겠느냐"며 기자를 경계했으나 버스 안에서 3년째 마주치며 알게 된 70대 서모씨가 옆자리에 앉자 이내 가슴 속 이야기를 하나둘 꺼냈다.
19년째 건물 청소 일을 해온 임씨의 새해 소망은 홀로 사는 94세 노모의 건강이라 릴게임5만 고 했다.
그는 "요양병원 안 들어가려 하셔서 한 달에 두 번 서울에서 전라도까지 다닌다"며 "일을 다니면서 허리도 더 아파졌지만, 어머니를 모시려면 어쩔 수 없다. 아픈 게 없어지면 좋겠고 자식들도 건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전 2시 20분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며 챙긴 과자들은 동료들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임씨는 야마토게임 "아는 직원들을 나눠 주려 한다"며 "화장실도 치우고, 10층짜리 건물을 다 치운다. 일이 힘들지"라고 했다.



6411번 버스 첫차 내부 모습 [촬영 정연솔 수습기자]


오전 4시 20분께. 10년 차 청소노동자 박 바다이야기오리지널 모(65)씨가 임씨와 인사를 하며 버스에 올랐다.
박씨는 청소 일이 "우리 같은 사람들에겐 마지막 선택지"라며 "나이 먹고 돈 벌어야 하는데 식당 일은 힘들어서 못 하니 이걸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금만 더 가면 전부 빌딩인데 그 안에 아주머니, 할머니들이 얼마나 많이 계실까 생각한다"며 "얼마 안 돼도 골드몽게임 자식들한테 손 안 벌리고 사는 게 좋다"고 했다.
버스가 만석이 된 오전 4시 30분께, 내부는 고요했다. 30대 승객 두 명은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영상을 보고 있었으나 웃음기는 없었다.
대부분의 중년 승객은 두꺼운 패딩에 마스크를 쓴 채 눈을 꼭 감고 부족한 잠을 청했다. 4시 47분께 버스가 멈춰 서는 반동에 잠시 눈을 뜬 박씨의 눈에는 피로가 고여 있었다.
사회와 정치를 향한 쓴소리도 들렸다.
대림동으로 친구들을 만나러 가던 이모(61)씨는 "서민들이 잘살아야 나라도 잘 산다"며 주먹을 쥐어 보였다.
그는 "정치인들 서로 싸우는 모습이 피곤하다"며 "젊은 사람들 취업도 잘 되고 비싼 집값 문제도 해결돼서 그들이 행복해야 나이 든 우리도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젊은 세대의 고민 역시 다르지 않았다.
게임 영상을 보던 직장인 이모(36)씨는 "수도권에서 내 집을 마련하는 게 소망이다. 올해는 돈을 모으는 게 목표"라고 짧게 말했다.



서울프랑스학교 체육 선생님 시엠(29)씨 [촬영 정연솔 수습기자]


오전 5시가 넘어가며 승객들은 고속버스터미널과 강남 빌딩 숲으로 흩어졌다.
하차하려 일어난 임씨는 "배고파서 어떡하느냐"며 기자에게 과자를 건네고 미소를 지었다. 오늘이 마지막 출근이라는 옆자리 서씨의 어깨를 두드리며 "복 많이 받으라"고 인사도 건넸다.
회차 지점에서 만난 프랑스인 체육 교사 시엠(29)씨는 "내년 여름에 한국을 떠나지만, 한국은 최고의 경험이었다"며 "가족들의 건강과 프랑스에 돌아가서도 계속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기를 소망한다. Happy New Year"라고 인사했다.
승객들이 모두 내린 오전 5시 17분. 창밖의 어둠은 여전히 걷히지 않은 상태였다.
첫차를 몬 15년 차 버스 기사 김성수(61)씨의 새해 소망은 건강이라고 했다. 김씨는 "첫차 승객은 다 열심히 사시는 분들"이라며 "건강하고, 하는 일 다 잘 되시라. 저는 안전 운전하겠다"고 말했다.



6411번 버스 첫차 운전기사 김성수 씨 [촬영 정연솔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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