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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4일 남해 아마도책방에서 열리는 브런치 독서챌린지 행사 홍보물. /박수진
지난해 이웃집에 초대받아 저녁을 먹던 어느 겨울날이었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가 이내 끊겼다. 급한 일이면 다시 전화가 오겠지 싶어 밥을 계속 먹는데 이번에는 문자메시지 알림이 울렸다. 일단 출판사 담당자와 짧게 통화한 후 집에 와 보니 브런치 담당자로부터 메일도 한 통 와 있었다. 제목은 '신규 프로젝트 관련 협업 미팅 제안'. 가능하면 '내일 오전'에 온라인 미팅을 한 뒤 '오후'에 서점으로 찾아오겠다는 내용이었다. 기함이 절로 나오는 일정에 놀라고, 협업이라 바다이야기부활 는 단어에 또 한 번 놀랐다. 혹시 내가 꿈꾸는 건가 싶었지만 시급한 안건 같아 바로 답장을 보냈다.
다음 날 브런치 팀과 짧은 온라인 미팅을 했다. 브런치는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이라는 슬로건 아래 작가의 지속적인 창작과 독서 문화를 지원하는 카카오의 콘텐츠 퍼블리싱 플랫폼이다. 그 연장선으로 2026년에는 작가의 창작 활동을 돕는 릴게임야마토 동시에 지역서점과도 상생하는 신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는 소개가 이어졌다.
작가, 출판사, 서점이 모두 협업 파트너가 되는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브런치 독서 챌린지'였다. 이미 이슬아 작가와 이야기장수 출판사가 파트너로 결정되었고, 마지막 서점 협업 파트너 자리를 '아마도책방'에 제안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거의 BTS, 봉준호, 손흥 사이다릴게임 민에 가까운 라인업…. 이 엄청난 라인업에 내가 감히 발을 들여도 되나 싶었지만, 전국 1600여 개 동네서점 중 이 제안을 마다할 이가 몇이나 될까. 매일이 위기인 서점 운영 9년 차에 찾아온, 선물 같은 기회였다.
지난 시간 동안 서점 안팎으로 각종 행사를 기획·운영하며 쌓아온 경험을 과장없이 털어놓았다. 평일에 바다이야기사이트 다른 일을 병행하고 있다는 점도 양해를 구했다. 그럼에도, 잘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보탰다. 남해에서 살아온 10년 동안 늘 여러 일을 오밀조밀한 밀도로 영위하며 살아왔으니, 이번에도 어떻게든 해낼 수 있을 거라 믿었다. 다행히 미팅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렀고, 그날 오후 바로 남해에서 브런치 담당자를 직접 만날 수 있었다. 결정이 날 때까지는 대외비로 해달 체리마스터모바일 라는 약속이 있어, 기다렸던 답을 받기까지 며칠간 남몰래 전전긍긍했다.
4월 4일 남해 아마도책방에서 열리는 브런치 독서챌린지 행사 홍보물. /박수진
독서 챌린지, 세 달간의 여정
브런치 독서 챌린지 프로젝트는 크게 세 부문으로 진행되었다. 1만 명 독서 챌린지, 메이커스 북펀딩, 오프라인 팝업. 우선 이슬아 작가 소설 <가녀장의 시대>를 이야기장수 출판사와 협업해 지역서점 특별판으로 제작했다. 아마도책방의 전경을 그대로 담은 표지는 일러스트레이터 반지수 작가가 작업해, 책방의 풍경과 소설 속 인물들이 담긴 특별판이 탄생했다.
1월 한 달 동안은 온라인 1만 명 독서 챌린지가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은 읽으려는 책의 ISBN 바코드를 찍고 독서 시간과 분량을 기록하며 출석 도장을 쌓았다. 챌린지 종료 후 추첨을 통해 1000명에게 특별판을 선물로 전달했다. 2월에는 카카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메이커스와 협업해 특별판과 책방의 풍경이 담긴 굿즈들을 온라인 단독 판매했다. 지역서점을 응원하는 기획전인 만큼 스토리텔링 콘텐츠도 공들여 준비되었다. 나의 이야기를 담으려고 촬영팀이 남해까지 내려와 인터뷰와 영상을 찍어 갔다. 여러 사람의 수고가 녹아든 덕분일까. 2주간 진행된 펀딩 동안 800여 권의 책이 판매되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상품 페이지 아래에 달린 댓글들이었다. '아마도책방 사장님께서 서점에만 전념하실 만큼 책방이 잘되기를 바라며 구매합니다.' '따뜻한 공간이 계속 유지되길 바라는 마음에 주문하고 갑니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람들의 뜨거운 응원에, 남은 여정도 끝까지 잘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몽글몽글 자라났다.
4월 4일 남해 아마도책방에서 열리는 브런치 독서챌린지 행사 홍보물. /박수진
아마도책방 팝업스토어
피날레를 장식할 이벤트는 오프라인 팝업스토어였다. 책방에서 진행하는 행사이고 기획과 운영을 내가 도맡아야 해서 부담감이 컸다. 독서챌린지를 통해 남해와 책방을 처음 알게 된 분들이 많은 만큼, 남해의 봄을 한가득 즐기고 가셨으면 했다. 일정이 다소 촉박했지만 벚꽃이 만개하는 4월 4일에 팝업스토어를 열자고 제안했고, 파트너 모두 일정 조율에 뜻을 모아주었다.
이제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을 짤 차례였다. 초심으로 돌아가 <가녀장의 시대>를 다시 펼쳐들었다. 가부장도 가모장도 아닌 '가녀장'이 주인공인 이 소설은, 할아버지가 통치하는 집안에서 태어난 슬아가 글쓰기와 출판사로 가세를 일으켜 집안의 경제권과 주권을 잡게 되면서 벌어지는 가족 드라마다.
책을 다시 읽고 나니, 책 속의 인물 슬아, 복희, 웅이, 철이 그리고 고양이 숙희와 남희까지 눈앞에 그려졌다. 이들을 팝업스토어라는 현실 공간에 불러내고 싶었다. 슬아와 복희가 즐겨 마시던 차와 커피, 웅이가 청소할 때 입는 작업복 같은 것들을 떠올렸고, 남해에서 협업할 만한 동료를 찾아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현실적으로 책방 한 곳만으로는 많은 손님을 받기 어려워, 바로 앞 소품숍 '기록의밭'을 전체 대관했다. 팝업을 찾은 손님들은 기록의밭에서 웰컴티와 동심제과·베이크하우스 움이 준비한 쿠키를 맛보고, 로컬숍 'B급상점'과 함께하는 웅이의 작업복 만들기도 체험해 볼 수 있다. 기록의 브런치 스탬프 체험과 일간 이슬아 포스터 전시도 알차게 구성될 예정이다.
책방에서의 메인 행사는 단연 이슬아 작가의 '하루책방지기' 프로그램이다.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작가가 직접 책방을 지키며 독자와 인사를 나누고, <가녀장의 시대> 특별판과 이번 팝업을 위해 제작한 블라인드 북, 특별 굿즈들을 소개한다. 팝업스토어가 끝난 뒤에는 이슬아 작가, 이연실 이야기장수 대표, 브런치 오성진 리더, 책방지기인 나까지 한자리에 모여 나누는 오픈 토크도 예정되어 있다.
지역서점 특별판. /박수진"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3/26/551744-1PikkrB/20260326181018264tkss.jpg" data-org-width="650" dmcf-mid="0SIFJdrN11"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26/551744-1PikkrB/20260326181018264tkss.jpg" width="658">
이슬아 작가 소설 <가녀장의 시대> 지역서점 특별판. /박수진
일을 잘한다는 건 무엇일까
세 달여 시간 동안 하루 12시간 이상 일만 했다. 뭐든 잘하고 싶었다. 잠자고 있던 일 욕심이 꿈틀대며 기지개를 켰다. 출퇴근 전후로 미팅과 업무들을 촘촘히 끼워 넣었다. 책방 일도, 직장에서의 일도 놓치고 싶지 않아 엑셀 시트에 할 일 목록과 마감일을 잘게 쪼개 적어 두고 하나씩 지워나갔다. 어떤 날은 실제로 일하는 시간보다, 잘하고 싶어서 끙끙대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며 하루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다가도 시골 마을 한가운데에서, 거대 플랫폼 회사와 출판사, 작가, 지역서점과 상점들이 한날한시를 위해 숨을 맞추고 있다고 생각하면 조금 아득해졌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서울과 남해에서 모두의 노력이 이 작은 책방을 향해 모이고 있었다.
그사이 웃지 못할 실수도 이어졌다. 칫솔에 치약 대신 핸드크림이나 클렌징폼을 짜려다 멈칫했고, 출장 후 남해로 돌아가는 기차표를 예매하지 않은 걸 당일 아침에 알아서 입석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ATM기에 카드를 두고 온 걸, 찾으러 오라는 전화를 받고서야 기억한 적도 있었다. 머릿속에 할 일들이 빼곡해질수록, 일상이 조금씩 흐릿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일을 너무 잘하고 싶어요." 한 달에 한 번 보는 의사선생님께 한숨 듯 쏟아낸 말에, 선생님은 물었다. "수진 씨에게 일을 잘한다는 것은 무슨 뜻이에요?" 예전의 나였다면, 정해진 기한 안에 실수 없이 완벽하게 해내거나, 사람들에게 "역시 수진 씨"라는 말을 듣는 것이라고 답했을 테다. 하지만, 그렇게 버텨온 시간 끝에서 남은 건 자꾸 뭔가를 놓치는 나와 더 지친 몸뿐이었다는 걸 이미 몇 번 경험했기에, 선생님의 질문을 마음 깊숙이 품으며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돌아왔다.
아마도책방 굿즈. /박수진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알게 된 건, '일을 잘한다'는 게 혼자 다 짊어지는 게 아니라는 점이었다. 특히 협업은 더더욱 그래야 다. 내 몫과 남의 몫을 구분하고, 부탁할 일을 기꺼이 부탁하고, 동료와 파트너의 수고를 믿고 기꺼이 기대는 것. 시골에서도 가능한 협업은 그런 식으로 조금씩 모양을 갖춰 갔다.
이제 행사가 딱 일주일 남았다. 든든한 독서 챌린지 파트너들, 굿즈와 홍보물 디자인을 도맡아 함께 영혼을 갈아 넣어 준 동료 디자이너 J, 조심스럽게 내민 손을 덥석 잡아준 로컬 파트너 사장님들,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친구들과 지족 구거리 이웃 주민들까지.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 몫의 일을 해내고 있다. 모쪼록 이번 행사는 혼자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같이 잘 낸 일로서 기억되길 소망한다.
/박수진(남해 아마도책방 책방지기)
☞ 필자는 아름다운 섬 남해를 닮고 싶은 작은 서점, 아마도책방을 운영한다. 반려묘 바람, 노을, 별, 달과 함께 남해에서 어느덧 열 번째 해를 맞고 있다.
지난해 이웃집에 초대받아 저녁을 먹던 어느 겨울날이었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가 이내 끊겼다. 급한 일이면 다시 전화가 오겠지 싶어 밥을 계속 먹는데 이번에는 문자메시지 알림이 울렸다. 일단 출판사 담당자와 짧게 통화한 후 집에 와 보니 브런치 담당자로부터 메일도 한 통 와 있었다. 제목은 '신규 프로젝트 관련 협업 미팅 제안'. 가능하면 '내일 오전'에 온라인 미팅을 한 뒤 '오후'에 서점으로 찾아오겠다는 내용이었다. 기함이 절로 나오는 일정에 놀라고, 협업이라 바다이야기부활 는 단어에 또 한 번 놀랐다. 혹시 내가 꿈꾸는 건가 싶었지만 시급한 안건 같아 바로 답장을 보냈다.
다음 날 브런치 팀과 짧은 온라인 미팅을 했다. 브런치는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이라는 슬로건 아래 작가의 지속적인 창작과 독서 문화를 지원하는 카카오의 콘텐츠 퍼블리싱 플랫폼이다. 그 연장선으로 2026년에는 작가의 창작 활동을 돕는 릴게임야마토 동시에 지역서점과도 상생하는 신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는 소개가 이어졌다.
작가, 출판사, 서점이 모두 협업 파트너가 되는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브런치 독서 챌린지'였다. 이미 이슬아 작가와 이야기장수 출판사가 파트너로 결정되었고, 마지막 서점 협업 파트너 자리를 '아마도책방'에 제안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거의 BTS, 봉준호, 손흥 사이다릴게임 민에 가까운 라인업…. 이 엄청난 라인업에 내가 감히 발을 들여도 되나 싶었지만, 전국 1600여 개 동네서점 중 이 제안을 마다할 이가 몇이나 될까. 매일이 위기인 서점 운영 9년 차에 찾아온, 선물 같은 기회였다.
지난 시간 동안 서점 안팎으로 각종 행사를 기획·운영하며 쌓아온 경험을 과장없이 털어놓았다. 평일에 바다이야기사이트 다른 일을 병행하고 있다는 점도 양해를 구했다. 그럼에도, 잘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보탰다. 남해에서 살아온 10년 동안 늘 여러 일을 오밀조밀한 밀도로 영위하며 살아왔으니, 이번에도 어떻게든 해낼 수 있을 거라 믿었다. 다행히 미팅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렀고, 그날 오후 바로 남해에서 브런치 담당자를 직접 만날 수 있었다. 결정이 날 때까지는 대외비로 해달 체리마스터모바일 라는 약속이 있어, 기다렸던 답을 받기까지 며칠간 남몰래 전전긍긍했다.
4월 4일 남해 아마도책방에서 열리는 브런치 독서챌린지 행사 홍보물. /박수진
독서 챌린지, 세 달간의 여정
브런치 독서 챌린지 프로젝트는 크게 세 부문으로 진행되었다. 1만 명 독서 챌린지, 메이커스 북펀딩, 오프라인 팝업. 우선 이슬아 작가 소설 <가녀장의 시대>를 이야기장수 출판사와 협업해 지역서점 특별판으로 제작했다. 아마도책방의 전경을 그대로 담은 표지는 일러스트레이터 반지수 작가가 작업해, 책방의 풍경과 소설 속 인물들이 담긴 특별판이 탄생했다.
1월 한 달 동안은 온라인 1만 명 독서 챌린지가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은 읽으려는 책의 ISBN 바코드를 찍고 독서 시간과 분량을 기록하며 출석 도장을 쌓았다. 챌린지 종료 후 추첨을 통해 1000명에게 특별판을 선물로 전달했다. 2월에는 카카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메이커스와 협업해 특별판과 책방의 풍경이 담긴 굿즈들을 온라인 단독 판매했다. 지역서점을 응원하는 기획전인 만큼 스토리텔링 콘텐츠도 공들여 준비되었다. 나의 이야기를 담으려고 촬영팀이 남해까지 내려와 인터뷰와 영상을 찍어 갔다. 여러 사람의 수고가 녹아든 덕분일까. 2주간 진행된 펀딩 동안 800여 권의 책이 판매되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상품 페이지 아래에 달린 댓글들이었다. '아마도책방 사장님께서 서점에만 전념하실 만큼 책방이 잘되기를 바라며 구매합니다.' '따뜻한 공간이 계속 유지되길 바라는 마음에 주문하고 갑니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람들의 뜨거운 응원에, 남은 여정도 끝까지 잘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몽글몽글 자라났다.
4월 4일 남해 아마도책방에서 열리는 브런치 독서챌린지 행사 홍보물. /박수진
아마도책방 팝업스토어
피날레를 장식할 이벤트는 오프라인 팝업스토어였다. 책방에서 진행하는 행사이고 기획과 운영을 내가 도맡아야 해서 부담감이 컸다. 독서챌린지를 통해 남해와 책방을 처음 알게 된 분들이 많은 만큼, 남해의 봄을 한가득 즐기고 가셨으면 했다. 일정이 다소 촉박했지만 벚꽃이 만개하는 4월 4일에 팝업스토어를 열자고 제안했고, 파트너 모두 일정 조율에 뜻을 모아주었다.
이제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을 짤 차례였다. 초심으로 돌아가 <가녀장의 시대>를 다시 펼쳐들었다. 가부장도 가모장도 아닌 '가녀장'이 주인공인 이 소설은, 할아버지가 통치하는 집안에서 태어난 슬아가 글쓰기와 출판사로 가세를 일으켜 집안의 경제권과 주권을 잡게 되면서 벌어지는 가족 드라마다.
책을 다시 읽고 나니, 책 속의 인물 슬아, 복희, 웅이, 철이 그리고 고양이 숙희와 남희까지 눈앞에 그려졌다. 이들을 팝업스토어라는 현실 공간에 불러내고 싶었다. 슬아와 복희가 즐겨 마시던 차와 커피, 웅이가 청소할 때 입는 작업복 같은 것들을 떠올렸고, 남해에서 협업할 만한 동료를 찾아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현실적으로 책방 한 곳만으로는 많은 손님을 받기 어려워, 바로 앞 소품숍 '기록의밭'을 전체 대관했다. 팝업을 찾은 손님들은 기록의밭에서 웰컴티와 동심제과·베이크하우스 움이 준비한 쿠키를 맛보고, 로컬숍 'B급상점'과 함께하는 웅이의 작업복 만들기도 체험해 볼 수 있다. 기록의 브런치 스탬프 체험과 일간 이슬아 포스터 전시도 알차게 구성될 예정이다.
책방에서의 메인 행사는 단연 이슬아 작가의 '하루책방지기' 프로그램이다.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작가가 직접 책방을 지키며 독자와 인사를 나누고, <가녀장의 시대> 특별판과 이번 팝업을 위해 제작한 블라인드 북, 특별 굿즈들을 소개한다. 팝업스토어가 끝난 뒤에는 이슬아 작가, 이연실 이야기장수 대표, 브런치 오성진 리더, 책방지기인 나까지 한자리에 모여 나누는 오픈 토크도 예정되어 있다.
지역서점 특별판. /박수진"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3/26/551744-1PikkrB/20260326181018264tkss.jpg" data-org-width="650" dmcf-mid="0SIFJdrN11"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26/551744-1PikkrB/20260326181018264tkss.jpg" width="658">
이슬아 작가 소설 <가녀장의 시대> 지역서점 특별판. /박수진
일을 잘한다는 건 무엇일까
세 달여 시간 동안 하루 12시간 이상 일만 했다. 뭐든 잘하고 싶었다. 잠자고 있던 일 욕심이 꿈틀대며 기지개를 켰다. 출퇴근 전후로 미팅과 업무들을 촘촘히 끼워 넣었다. 책방 일도, 직장에서의 일도 놓치고 싶지 않아 엑셀 시트에 할 일 목록과 마감일을 잘게 쪼개 적어 두고 하나씩 지워나갔다. 어떤 날은 실제로 일하는 시간보다, 잘하고 싶어서 끙끙대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며 하루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다가도 시골 마을 한가운데에서, 거대 플랫폼 회사와 출판사, 작가, 지역서점과 상점들이 한날한시를 위해 숨을 맞추고 있다고 생각하면 조금 아득해졌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서울과 남해에서 모두의 노력이 이 작은 책방을 향해 모이고 있었다.
그사이 웃지 못할 실수도 이어졌다. 칫솔에 치약 대신 핸드크림이나 클렌징폼을 짜려다 멈칫했고, 출장 후 남해로 돌아가는 기차표를 예매하지 않은 걸 당일 아침에 알아서 입석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ATM기에 카드를 두고 온 걸, 찾으러 오라는 전화를 받고서야 기억한 적도 있었다. 머릿속에 할 일들이 빼곡해질수록, 일상이 조금씩 흐릿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일을 너무 잘하고 싶어요." 한 달에 한 번 보는 의사선생님께 한숨 듯 쏟아낸 말에, 선생님은 물었다. "수진 씨에게 일을 잘한다는 것은 무슨 뜻이에요?" 예전의 나였다면, 정해진 기한 안에 실수 없이 완벽하게 해내거나, 사람들에게 "역시 수진 씨"라는 말을 듣는 것이라고 답했을 테다. 하지만, 그렇게 버텨온 시간 끝에서 남은 건 자꾸 뭔가를 놓치는 나와 더 지친 몸뿐이었다는 걸 이미 몇 번 경험했기에, 선생님의 질문을 마음 깊숙이 품으며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돌아왔다.
아마도책방 굿즈. /박수진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알게 된 건, '일을 잘한다'는 게 혼자 다 짊어지는 게 아니라는 점이었다. 특히 협업은 더더욱 그래야 다. 내 몫과 남의 몫을 구분하고, 부탁할 일을 기꺼이 부탁하고, 동료와 파트너의 수고를 믿고 기꺼이 기대는 것. 시골에서도 가능한 협업은 그런 식으로 조금씩 모양을 갖춰 갔다.
이제 행사가 딱 일주일 남았다. 든든한 독서 챌린지 파트너들, 굿즈와 홍보물 디자인을 도맡아 함께 영혼을 갈아 넣어 준 동료 디자이너 J, 조심스럽게 내민 손을 덥석 잡아준 로컬 파트너 사장님들,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친구들과 지족 구거리 이웃 주민들까지.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 몫의 일을 해내고 있다. 모쪼록 이번 행사는 혼자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같이 잘 낸 일로서 기억되길 소망한다.
/박수진(남해 아마도책방 책방지기)
☞ 필자는 아름다운 섬 남해를 닮고 싶은 작은 서점, 아마도책방을 운영한다. 반려묘 바람, 노을, 별, 달과 함께 남해에서 어느덧 열 번째 해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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