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이럴 줄 꿈에도 몰라"…장동혁 퇴진 요구 '급발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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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그 정도의 강공을 펼 줄은 꿈에도 몰랐다.”(재선 의원)
장동혁 지도부가 한동훈 전 대표의 제명을 확정한 지난 29일 오 시장의 전격적인 장동혁 대표 퇴진 요구는 국민의힘을 뒤흔들어놨다. 한 전 대표의 제명은 이미 확정적이었기 때문에 제명과 그에 따른 친한계의 반발은 ‘예상된 이벤트’였지만 오 시장의 강경 발언은 예상을 뛰어넘는 ‘돌출 이벤트’였던 까닭이다. 오 시장 측 관계자는 30일 “이번 사퇴 요구 메시지는 처음부터 끝까지 오 시장의 결단”이라고 전했다. 오 시장이 메시지를 내기 전 참모진과 미리 상의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제명 의결 이튿날인 이날도 그 파장은 이어졌다. 국민의힘 3선 의원은 “신중한 성격의 오 시장이 곧장 대표 퇴진을 요구한 건 예상 밖이었다”고 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당직자는 “오 시장이 갑자기 뛰어들면서 전선이 이상하게 꼬였다”고 했다.
국민의힘 인사들은 이날 한결같이 “오 시장은 왜 그랬을까”라고 입을 모았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이유는 ‘서울시장 선거 걱정’이다. 중진 의원은 “지방선거를 앞둔 현실적 고민이 컸을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제대로 절연하지 못하고, 면회까지 가는 등 강경 행보를 보이는 장 대표가 이대로 지방선거를 이끌면 필패”(오 시장 측 인사)라는 판단이 단단히 섰을 것이란 얘기다. 오 시장 입장에선 한 전 대표 제명은 임계치를 넘은 행동이었던 셈이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6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 인사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장 선거 본선에 앞서 내부 경선을 유리하게 치르려는 전략이란 분석도 있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 친한계를 포섭하기 위한 포석이란 시선이다. 지난 27일 한 전 대표 제명 반대에 서명한 서울시당 당협위원장 21명으로 서울 전체 당협 48곳의 44%에 달한다. 서울시당 위원장인 배현진 의원은 제명 반대에 앞장선 강성 친한계로 분류된다. 수도권 지역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가 유력한 나경원 의원은 상대적으로 강성 지지층에 인기가 높다”며 “오 시장이 이에 대항해 팀을 꾸리려 하는 것”이라고 봤다.
오 시장이 장동혁 지도부 붕괴 이후 당권을 노리고 ‘중도 보수’로서의 선명성을 강조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재선 의원은 “만약 서울시장 선거에서 떨어져 야인이 되면 오 시장이 차기 대표를 노리지 않겠느냐”고 했다. 국민의힘 당직자는 “서울시장 경선이나 본선에서 패하더라도 개혁 이미지를 강조하다 보면 당권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올 수도 있다”고 했다. 다만 “선거에서 지면 그건 본인 탓도 큰 것이라 선거 패배 뒤 당권 도전이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란 회의적 시각도 크다.
실제 오 시장에겐 “이미 서울시장을 네 번이나 했는데 5선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당이 중심을 못 잡으니 지방선거 출마 대신 당권에 도전해야 한다”는 의견도 답지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오 시장 측 관계자는 “현재로선 당권에 도전한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장 대표 왼쪽은 송언석 원내대표. 뉴스1
6·3 지방선거를 네 달 앞두고 불거진 ‘한동훈 제명’ 사태에 국민의힘은 내전으로 치닫고 있다. 친한계에선 장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의 동반 사퇴를 위한 의원총회 소집을 압박 중이다. 박정훈 의원은 30일 “의원 아무도 징계에 찬성하지 않았는데 송 원내대표가 독단적으로 (제명에) 찬성했다”고 비판했다. 정성국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한 전 대표의 제명 문제는 친한계만 항의를 하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소장파인 김용태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장 대표를 겨냥한 ‘재신임투표’를 공개 언급했다.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이날 지도부에 긴급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한 전 대표는 제명 확정 뒤 “저는 반드시 돌아온다”는 기자회견 이후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다만 소통 플랫폼 ‘한컷’에서 “차기 대통령이 되시는 걸 꼭 보겠다”는 지지자에겐 “영광이다”고 화답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달 8일 토크콘서트를 통해 지지세 규합에 나선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의 제명 결정에 관한 입장 발표를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장 대표 측은 친한계의 총사퇴 요구에 “일절 대응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일일이 대응하기보다 침묵을 유지하며 전선 확대를 차단하겠다는 의미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소모적 이슈에 발목이 잡히기보다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시간”이라고 했다. 장 대표 측근은 “친한계 의원들의 내부 총질과 계파 놀음에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설 연휴 전까지 당명과 정강·정책 개정을 매듭짓고 지방선거 모드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포함한 중도 확장 비전을 담은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지방선거를 위한 인재영입위원장도 “중도층에 어필할 수 있는 인물”(박 대변인)로 낙점했다고 한다. 장 대표는 다음달 4일로 예정된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국민의힘의 변화한 모습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낼 전망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친한계의 반발은 어차피 예상됐던 것”이라며 “대형 의제를 계속해 내놔 이슈를 이슈로 덮게 될 것”이라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보수 야권 지도부는 30일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장 대표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저희가 좀 더 나은 좋은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민주화 과정에서의 여러 역할을 있는 그대로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별다른 발언을 남기지 않고 유족을 위로한 뒤 빈소를 떠났다.
장동혁 지도부가 한동훈 전 대표의 제명을 확정한 지난 29일 오 시장의 전격적인 장동혁 대표 퇴진 요구는 국민의힘을 뒤흔들어놨다. 한 전 대표의 제명은 이미 확정적이었기 때문에 제명과 그에 따른 친한계의 반발은 ‘예상된 이벤트’였지만 오 시장의 강경 발언은 예상을 뛰어넘는 ‘돌출 이벤트’였던 까닭이다. 오 시장 측 관계자는 30일 “이번 사퇴 요구 메시지는 처음부터 끝까지 오 시장의 결단”이라고 전했다. 오 시장이 메시지를 내기 전 참모진과 미리 상의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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