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복용 후 혈압 변화가 생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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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그라 복용 후 혈압 변화가 생길 수 있을까?
비아그라란 무엇인가?
비아그라Viagra, 성분명: 실데나필는 발기부전ED 치료제로 널리 알려져 있다. 실데나필은 혈관을 확장하여 음경으로 가는 혈류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1998년 FDA 승인을 받은 이후로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남성이 사용하고 있으며, 다양한 연구를 통해 그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되었다.
비아그라는 단순한 발기부전 치료제를 넘어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로도 사용된다. 이는 실데나필이 혈관 확장 기능을 수행하여 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혈압 변화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일부 사용자에게는 예상치 못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비아그라 복용 후 혈압 변화
비아그라가 혈압에 미치는 영향은 복용자의 건강 상태, 기저 질환, 복용하는 다른 약물 등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비아그라는 혈압을 약간 낮추는 효과가 있으며, 이는 주로 혈관 확장으로 인해 혈류 저항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정 조건에서는 위험한 혈압 변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
혈압 강하 효과
비아그라는 혈관을 확장시키면서 일시적으로 혈압을 낮출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남성이 비아그라 100mg을 복용했을 때 평균적으로 수축기 혈압이 약 810mmHg 감소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일반적인 범위 내에서 비교적 경미한 변화이며, 건강한 성인 남성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저혈압 위험군
다만, 저혈압90/60mmHg 이하 환자나 혈압 강하제를 복용 중인 사람에게는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질산염 계열 약물예: 니트로글리세린을 복용 중인 경우 비아그라와 함께 사용하면 심각한 저혈압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두 약물이 모두 혈관 확장 작용을 하기 때문에 혈압이 급격히 떨어질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베타차단제나 칼슘채널 차단제와 같은 고혈압 치료제를 복용하는 경우, 비아그라와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혈압이 예상보다 많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고혈압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은 비아그라 사용 전 반드시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의 비아그라 복용
고혈압 환자가 비아그라를 복용할 경우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기본적으로 고혈압 환자도 비아그라를 복용할 수 있지만, 몇 가지 고려 사항이 필요하다.
고혈압 약물과의 상호작용
대부분의 고혈압 약물은 비아그라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특정 약물예: 질산염 제제과 병용하면 위험할 수 있다. 고혈압 환자가 비아그라를 안전하게 복용하려면 다음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혈압 상태 모니터링: 비아그라 복용 전후 혈압을 측정하여 변화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복용 시간 조절: 고혈압 약과 비아그라를 동시에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일정 간격을 두는 것이 안전하다.
저혈압 증상 확인: 어지러움, 피로, 실신 등의 저혈압 증상이 나타나는지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비아그라와 혈압 안정성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고혈압 환자는 비아그라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한 연구에서는 고혈압 환자가 비아그라를 복용한 후에도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혈압 강하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일부 환자는 오히려 혈압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었다.
그러나 다중 약물을 복용하는 고혈압 환자나 심혈관 질환을 동반한 환자는 반드시 의사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 특히, 심한 고혈압180/110mmHg 이상 환자는 비아그라 복용 전에 철저한 검진이 필요하다.
부작용 및 주의사항
비아그라는 비교적 안전한 약물이지만, 혈압 변화와 관련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인 부작용
두통
안면 홍조
소화불량
코막힘
어지러움
이러한 증상은 일시적으로 나타나며, 대부분 심각하지 않다. 그러나 복용 후 심한 저혈압 증상이 지속되면 즉시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심각한 부작용
심한 저혈압: 특히 질산염 제제와 함께 복용했을 때 위험하다.
시력 변화: 드물게 시야 흐림이나 청색 시각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심장 관련 문제: 심혈관 질환 병력이 있는 경우 협심증, 부정맥 등의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비아그라는 일반적으로 안전한 약물이지만,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혈압 변화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고혈압이 있거나 혈압 관련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반드시 의사의 상담을 받은 후 복용해야 한다.
결론
비아그라는 혈관을 확장하는 작용으로 인해 일시적인 혈압 강하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 대부분의 건강한 남성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저혈압이 있거나 특정 약물을 복용 중인 사람에게는 신중한 사용이 필요하다. 특히, 질산염 계열 약물과 함께 복용하면 심각한 저혈압을 초래할 수 있어 반드시 피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는 비아그라를 복용할 수 있지만, 의사의 조언을 따르고 혈압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별로 혈압 변화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복용 후 자신의 몸 상태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비아그라가 단순한 발기부전 치료제를 넘어 혈관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올바른 복용법과 주의사항을 숙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건강한 성생활과 전반적인 혈압 관리를 위해 전문가의 조언을 따르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기자 admin@seastorygame.top
비장애인 활동가 한명희(오른쪽)씨와 장애인 활동가 문애린씨가 2026년 1월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역 승강장에서 열린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 1천 일\' 집회에 함께 걸어가고 있다. 이종근 선임기자
“여기 오려고 콜택시를 불렀는데, 이용하려는 장애인이 많아 1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아서 취소했습니다. 지하철을 탔지만 중간에 엘리베이터 고장으로 제시간에 올 수 없었습니다. 비장애인이 1시간이면 갈 거리를 3시간이 걸려서 왔습니다. (…)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합니까?”(문애린)
손오공릴게임예시 “2급 소아마비 장애인인 아버지는 매일 새벽 4시 첫 지하철을 타고 공장으로 출근했습니다. 30년 지난 이 이야기가 무슨 의미일까 생각합니다. (…) 아직도 동료들은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 탑승조차 못합니다. 이 부당함을 어디에 물어야 할까요. 잘못은 달게 받겠습니다.”(한명희)
문애린과 한명희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활동가다. 두 골드몽게임 사람은 2025년 11월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서 담담한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그런 두 사람에게 검찰은 각각 징역 3년 및 벌금 20만원(문애린), 징역 1년 및 벌금 20만원(한명희)을 구형했다. 적용된 혐의는 전차교통방해, 업무방해, 도로교통법 위반인데, 특히 전차교통방해 혐의가 눈에 띈다. 전차교통방해죄는 형량이 ‘1년 릴게임모바일 이상 유기징역’인 중범죄이기 때문이다.
시민 편익과 집회의 자유는 충돌하는 권리인가
이규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가운데)가 2021년 12월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에서 1차 지하철 출근길 탑승 시위를 하고 있다. 전장연 제공
백경게임랜드
전장연은 2021년 12월3일부터 장애인 이동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이하 선전전)을 펼쳐왔다. 2026년 1월19일로 주말 등을 빼고 선전전을 한 날짜만 세면 딱 1천 일이 된다. 그동안 수많은 전장연 활동가가 기소됐지만, 전차교통방해죄로 선고를 앞둔 건 두 사람이 처음이다. 선고기일은 2 알라딘릴게임 026년 1월29일. 지하철 출발 지연으로 인한 시민 불편을 이유로 중범죄를 적용하려는 사법기관과 헌법적 가치인 집회·시위의 자유가 충돌하는 최접전지에 두 사람이 서 있는 것이다.
문애린과 한명희는 1월19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 동대문역 방면 승강장을 찾았다. ‘선전전 1천 일’을 맞아 연대 집회가 열리는 장소였다. 전장연과 여러 인권단체, 정의당·노동당·녹색당·진보당 소속 정치인, 시민 등 200여 명(경찰 추산)이 전차 2량 길이 공간을 콩나물시루처럼 채웠다. 집회 시작 시각은 아침 8시였지만, 두 사람은 서둘러 움직였다. 휠체어를 탄 문애린은 무리 가운데 맨 앞줄, 비장애인인 한명희는 끝자락에 자리 잡았다. ‘장애인도 시민으로 이동하는 시대로’라는 문구가 담긴 주황색 조끼도 착용했다.
집회는 2시간 동안 질서 있게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노란 선이 그어진 승강장 일부 공간을 벗어나지 않았다. 현장을 기록하고 장애인의 통행을 도운 비장애인 활동가들은 연신 “사람 지나갈게요!”라고 외치며 혼잡도를 관리했다. 지하철 문이 열리자 객실 안 일부 승객은 박수 소리에 고개를 들어 집회 현장을 물끄러미 지켜봤다.
선전전은 2021년 12월3일부터 여러 지하철역, 광장, 도로 위 등 수많은 장소에서 1천 번째 이뤄졌지만, 이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오히려 같은 기간 68번 진행됐던 ‘지하철 출근길 탑승 시위’(휠체어를 타고 지하철을 타 출발을 지연시키는 방식·이하 탑승 시위)가 시선을 끌었다. “사회적 테러”(오세훈 서울시장)라고까지 비난받은 이 시위는 역설적으로 비장애인에게 장애인 ‘이동권’의 절박함을 각인한 계기가 됐다.
전장연이 싸우는 동안 연대해온 시민 성민호씨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대치 중인 서울교통공사 보안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휠체어를 잡아당기거나 끌어냈고, 때론 마이크를 빼앗았던 이들을 향한 당부였다. “지금이야 단단히 긴장하고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셔야겠지만, 언젠가 유니폼을 벗게 되면 한번쯤 우리 이야기를 궁금해하시길 바랍니다. 오랜 기간 우리를 향했던 눈을 돌려 함께 달을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모두 똑같이 연약하게 태어났고, 늙고 다치며 병들어 죽어가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니까요.”
서울교통공사 보안관(오른쪽)들이 2026년 1월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역 승강장에서 열린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 1천 일\' 집회를 지켜보고 있다. 이종근 선임기자
맥락도 이유도 없는 ‘간결한’ 공소장
“특정 장애인단체는 즉시 불법시위를 중지하고 역사 밖으로 퇴거해주시길 바랍니다.” ‘선전전 1천 일’ 집회에서 반복됐던 역사 내 방송은 2022년 4월21일 아침 8시께 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서도 울려 퍼졌다. 한명희는 이때 전장연 조직실장으로 제27차 탑승 시위를 이끌었다. “불편을 겪은 시민분께 죄송합니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은 장애인권리예산과 장애인권리보장 입법 사항에 대해 어떠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지 않고 있다는 게 밝혀졌습니다.” 한명희가 시위 배경을 설명하는 사이 문애린은 기어서 충정로 방향 지하철 탑승을 시도했다. 들어가려는 장애인들, 잡아당기는 경찰과 보안관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져 현장은 아비규환이었다.
탑승 시위를 계기로 전장연을 향한 혐오는 극에 달했다.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라디오 등에서 “시민의 아침을 볼모로 잡는 부조리” “인질극” “비문명적”이라는 말을 쏟아냈다. 언론은 이 발언을 그대로 옮겼다. 전장연은 2022년 3월30일부터 4월20일까지 윤석열 정부 인수위를 상대로 장애인권리예산과 이동권 보장을 위한 예산을 요구하며 평일 아침마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삭발 투쟁을 했다. 인수위가 2022년 4월19일 장애인 정책과 관련해 예산과 시기를 언급하지 않고 ‘확대하겠다’는 기약 없는 말로 브리핑을 마무리하자 지하철을 지연시키는 행동에 나선 것이었다.
선천적 중증뇌성마비인 문애린은 4월21일 시청역으로 옮겨 행한 탑승 시위에서 장애인 이동권이 생존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동료들이 기어서 지하철에 탑승하는 동안 휠체어로 지하철 문을 막고 장애인이 처한 현실을 호소했다. 이를 지켜본 경찰과 보안관은 두 다리로 설 수 없는 문애린의 팔을 잡고 지하철 밖으로 끌어냈다. “장애인에게 폭력적인 행동을 멈춰주십시오. 20년을, 20년을 소리쳐왔습니다. 언제까지 이렇게 온몸으로 폭력을 당해야 합니까!” 문애린이 시청역 천장을 바라보며 쉰소리로 외쳤다. 서울교통공사는 제27차 탑승 시위가 끝난 뒤 한명희와 문애린 두 사람을 찍어 전차교통방해 및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 사건을 다루는 검찰 공소장은 고성과 비명으로 가득했던 현장에 대한 묘사가 없이 간결하다. 검찰은 ‘피고인 한명희는 시청역 승강장에서 출근길 선전전을 진행하자고 발언해 피고인 문애린을 포함한 전장연 관계자들로 하여금 열차의 출입문과 승강장 사이에 전동휠체어나 몸을 끼워 문이 닫히지 못하게 하는 방법으로 열차가 출발하지 못하게 했다’고 적시했다. 검찰은 제27차 탑승 시위로 열차가 85분간 지연됐다고 봤다. 한명희는 서울교통공사가 전장연 탑승 시위의 여파로 차례로 연착한 지하철까지 지연 시간에 포함해 계산했다고 주장한다.
“징역 3년 구형은 투쟁 원천 봉쇄 시도”
공소장에는 두 사람이 왜 탑승 시위에 나섰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제주도에서 태어난 47살 문애린은 초등학교에 다니지 못했다. 보조기 없이 혼자 걸을 수 없는 그는 등교하려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는데, 부모는 ‘육지’에서 일했다. 11살 때 부모가 있는 강원도로 이주했지만, 집 근처 학교는 문애린의 입학을 거부했다. 결국 그는 한글을 독학으로 익혔고, 장애인 복지관의 도움으로 검정고시를 치러 초중고 교육과정을 마쳤다. 그 뒤 대학 진학을 위해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학원을 알아봤지만 찾지 못했다. 이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곳이 노들장애인야학이었다. 여기서 공부한 그는 2002년 대학에 입학했고, 장애인 인권에 천착한다.
38살 한명희의 아버지는 2급 소아마비 장애인, 어머니는 2급 지체장애인이다. 그는 비장애인의 일상 속에 최대한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려 애쓰는 부모를 보며 자랐다. 한명희의 아버지는 새벽 4시 지하철 첫차를 타고 출근했다. 장애인 탑승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장애인의 불편함이 조금도 용납되지 않던 시절이었다. 한명희는 대학 시절 생활비를 벌기 위해 중증장애여성 김선심씨의 활동지원사로 일하다 장애인 인권운동을 처음 접했다. 장애인 자립 운동을 펼치던 김씨를 인상 깊게 지켜본 한명희는 2007년 노들장애인야학에 합류한다. 그곳에서 한명희는 온종일 방에만 갇혀 있던 장애인들의 선생님이자 동료였고, 몇 안 되는 비장애인 친구가 됐다. 노들장애인야학은 문애린과 한명희가 만난 곳이기도 하다.
‘선전전 1천 일’을 바라보는 문애린의 시선은 양가적이다. “이렇게 길게 이어졌다는 의미에서 본다면 감회가 새롭지만, 기분이 좋지만은 않네요. 1천 일이라는 시간 동안 (장애인 권리를 외면하는) 사회구조가 여전히 바뀌지 않았으니까요. 사실 3년간 선전전만 한 게 아니에요. 전 21년 전부터 9천 일 넘는 기간 동안 같은 의제(장애인 권리 보장)를 놓고 싸워왔어요.” 인생 절반을 장애인 인권운동에 쏟았지만, 그가 바라본 현실은 아직 암담하다. “투쟁하며 재판을 여러 번 받았습니다. 그런데 징역 3년 구형은 장애인의 투쟁을 원천 봉쇄하려는 시도라고 봐요. (선고가) 두렵다기보단 막막해요. 사람답게 살 권리를 요구하는 게 불법이라면 이제 어디에다 말해야 할까요.”
한명희도 갑갑하긴 마찬가지다. “2021년 탑승 시위 방식을 하기 전 전장연의 투쟁은 시민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어요. 지하철이 지연되면서 사회적 파장이 커지니 검찰이 이 사건 구형을 세게 한 게 아닐까 싶어요.” 투쟁 경력 15년차지만, 전차교통방해라는 혐의는 익숙하지 않다. “감정적으로는 억울하지만, 사익을 위해 죄를 저지르지 않았습니다. 저는 비장애인이지만 장애인 동료들과 같이 살아간다는 생각을 합니다. 장애인에게 미뤄졌던 권리 때문에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었는데, (유죄가 나오면) 좀 갑갑한 마음이 들지 않을까요.” 한명희는 최후 진술에서도, 탑승 시위에서도 시민들에게 그저 “죄송하다”고 거듭 말했다.
한 장애인 활동가가 2026년 1월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승강장에서 열린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 1천 일\' 집회에 참석해 포스트잇에 글을 적고 있다.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전차교통방해죄 구성요건 엄격하게 해석해야”
문애린과 한명희의 재판은 전장연 활동가 2명의 운명만을 결정짓지 않는다. 탑승 시위를 하다 전차교통방해 혐의로 기소된 또 다른 전장연 활동가들의 선고에도 영향을 준다. 형법상 전차교통방해죄는 ‘표지를 손괴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전차 교통을 방해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는 내용이 전부이나, 일반교통방해죄(10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와 달리 벌금형이 없다. 두 사람이 징역 또는 징역형 집행유예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이를 토대로 전장연 활동가들을 상대로 한 9억원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재개된다. 그래서 전장연은 이번 선고를 장애인 인권운동의 미래를 결정할 분수령으로 본다.
변호인단은 전차교통방해죄가 특수상해, 인신매매, 세관 공무원의 아편 수입 등과 같은 중범죄(최소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기에 범죄 구성요건(범죄로 인정되기 위한 조건)을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표지(신호기) 손괴나 기타 방법’이 공공의 안전을 위협할 만큼 ‘물리적 손해를 입힌 행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수연 법조공익모임 나우 변호사는 “피고인들은 지하철 표지, 승강장 시설물 등을 손괴한 적이 없고 철로에 진입하지도 않았다”며 “스크린도어에 서 있으면서 지하철 출발을 지연시킨 행동이 교통안전을 위협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변호인단은 두 사람이 전차교통방해죄로 처벌받으면 예비·음모죄로도 기소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형법 제191조(예비·음모죄)는 ‘전차교통방해 등을 범할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중대한 범죄를 예방하고자 만들어진 법이 탑승 시위를 기획했던 이들을 처벌하는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게 변호인단의 주장이다. 궁극적으로 소수자의 마지막 보루이자 헌법상 모든 시민이 누려야 할 자유인 집회·시위의 자유마저 금지하거나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본다.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든 법’의 김동현 변호사는 “집회·시위의 자유는 건강한 민주주의의 척도다. 일정 정도의 불편함을 초래하는 집회·시위 행사를 처벌하려면 기본권 보장을 고려해서 형량을 정해야 한다”며 “불편하다고 모든 것을 처벌할 수 없다. 소수자일수록 제도권 정치에 요구할 수 있는 통로가 적기에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가 더 강하게 인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더 나은 1년 뒤를 바라보는 마음으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2026년 1월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지하철 4호선 혜화역(동대문역 방면) 승강장에서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 1천 일\' 집회 도중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다 죽여버려야 해, 이 개새끼들!” 2026년 1월19일 ‘선전전 1천 일' 집회가 열린 혜화역 동대문역 방면 승강장에 도착한 지하철의 문이 열리자 날카로운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탑승 시위를 하지 않고 지하철 역사 내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이유만으로 욕설을 뱉는 시민이 있었다. 하지만 2021년 12월3일 시작된 전장연의 선전전과 탑승 시위는 지하철 역사 내 엘리베이터 설치의 자양분이 됐다. 엘리베이터는 장애인뿐만 아니라 유아차를 끄는 부모, 노인 등 비장애인도 함께 이용하고 있다. 소수자가 길을 만들면 여러 정체성을 지닌 소수자가 이 길을 함께 향유할 수 있다는 걸 명징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공공데이터포털을 보면, 전장연이 탑승 시위를 중단했던 2023년 1월 한 달 동안 지하철은 216번(5분 65번, 10분 94건, 15분 40건, 20분 15건, 30분 이상 2건) 지연됐다. 이렇게 잦은 지연 사례가 있지만, 이런 사례들은 전장연의 탑승 시위만큼 일부 시민의 비난을 사지 않는다. “거창하게 장애인 권리를 위해 싸운다고 말하고 싶지 않아요. 장애인에게 기회가 좀더 주어지는 환경을 동료들과 맞이하고 싶어요. 더 나은 1년 뒤를 바라보는 마음으로 선전전에 참여했습니다.” 선전전 1천 일을 마친 문애린이 역사 내 엘리베이터 앞에서 말했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여기 오려고 콜택시를 불렀는데, 이용하려는 장애인이 많아 1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아서 취소했습니다. 지하철을 탔지만 중간에 엘리베이터 고장으로 제시간에 올 수 없었습니다. 비장애인이 1시간이면 갈 거리를 3시간이 걸려서 왔습니다. (…)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합니까?”(문애린)
손오공릴게임예시 “2급 소아마비 장애인인 아버지는 매일 새벽 4시 첫 지하철을 타고 공장으로 출근했습니다. 30년 지난 이 이야기가 무슨 의미일까 생각합니다. (…) 아직도 동료들은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 탑승조차 못합니다. 이 부당함을 어디에 물어야 할까요. 잘못은 달게 받겠습니다.”(한명희)
문애린과 한명희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활동가다. 두 골드몽게임 사람은 2025년 11월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서 담담한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그런 두 사람에게 검찰은 각각 징역 3년 및 벌금 20만원(문애린), 징역 1년 및 벌금 20만원(한명희)을 구형했다. 적용된 혐의는 전차교통방해, 업무방해, 도로교통법 위반인데, 특히 전차교통방해 혐의가 눈에 띈다. 전차교통방해죄는 형량이 ‘1년 릴게임모바일 이상 유기징역’인 중범죄이기 때문이다.
시민 편익과 집회의 자유는 충돌하는 권리인가
이규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가운데)가 2021년 12월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에서 1차 지하철 출근길 탑승 시위를 하고 있다. 전장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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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은 2021년 12월3일부터 장애인 이동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이하 선전전)을 펼쳐왔다. 2026년 1월19일로 주말 등을 빼고 선전전을 한 날짜만 세면 딱 1천 일이 된다. 그동안 수많은 전장연 활동가가 기소됐지만, 전차교통방해죄로 선고를 앞둔 건 두 사람이 처음이다. 선고기일은 2 알라딘릴게임 026년 1월29일. 지하철 출발 지연으로 인한 시민 불편을 이유로 중범죄를 적용하려는 사법기관과 헌법적 가치인 집회·시위의 자유가 충돌하는 최접전지에 두 사람이 서 있는 것이다.
문애린과 한명희는 1월19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 동대문역 방면 승강장을 찾았다. ‘선전전 1천 일’을 맞아 연대 집회가 열리는 장소였다. 전장연과 여러 인권단체, 정의당·노동당·녹색당·진보당 소속 정치인, 시민 등 200여 명(경찰 추산)이 전차 2량 길이 공간을 콩나물시루처럼 채웠다. 집회 시작 시각은 아침 8시였지만, 두 사람은 서둘러 움직였다. 휠체어를 탄 문애린은 무리 가운데 맨 앞줄, 비장애인인 한명희는 끝자락에 자리 잡았다. ‘장애인도 시민으로 이동하는 시대로’라는 문구가 담긴 주황색 조끼도 착용했다.
집회는 2시간 동안 질서 있게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노란 선이 그어진 승강장 일부 공간을 벗어나지 않았다. 현장을 기록하고 장애인의 통행을 도운 비장애인 활동가들은 연신 “사람 지나갈게요!”라고 외치며 혼잡도를 관리했다. 지하철 문이 열리자 객실 안 일부 승객은 박수 소리에 고개를 들어 집회 현장을 물끄러미 지켜봤다.
선전전은 2021년 12월3일부터 여러 지하철역, 광장, 도로 위 등 수많은 장소에서 1천 번째 이뤄졌지만, 이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오히려 같은 기간 68번 진행됐던 ‘지하철 출근길 탑승 시위’(휠체어를 타고 지하철을 타 출발을 지연시키는 방식·이하 탑승 시위)가 시선을 끌었다. “사회적 테러”(오세훈 서울시장)라고까지 비난받은 이 시위는 역설적으로 비장애인에게 장애인 ‘이동권’의 절박함을 각인한 계기가 됐다.
전장연이 싸우는 동안 연대해온 시민 성민호씨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대치 중인 서울교통공사 보안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휠체어를 잡아당기거나 끌어냈고, 때론 마이크를 빼앗았던 이들을 향한 당부였다. “지금이야 단단히 긴장하고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셔야겠지만, 언젠가 유니폼을 벗게 되면 한번쯤 우리 이야기를 궁금해하시길 바랍니다. 오랜 기간 우리를 향했던 눈을 돌려 함께 달을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모두 똑같이 연약하게 태어났고, 늙고 다치며 병들어 죽어가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니까요.”
서울교통공사 보안관(오른쪽)들이 2026년 1월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역 승강장에서 열린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 1천 일\' 집회를 지켜보고 있다. 이종근 선임기자
맥락도 이유도 없는 ‘간결한’ 공소장
“특정 장애인단체는 즉시 불법시위를 중지하고 역사 밖으로 퇴거해주시길 바랍니다.” ‘선전전 1천 일’ 집회에서 반복됐던 역사 내 방송은 2022년 4월21일 아침 8시께 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서도 울려 퍼졌다. 한명희는 이때 전장연 조직실장으로 제27차 탑승 시위를 이끌었다. “불편을 겪은 시민분께 죄송합니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은 장애인권리예산과 장애인권리보장 입법 사항에 대해 어떠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지 않고 있다는 게 밝혀졌습니다.” 한명희가 시위 배경을 설명하는 사이 문애린은 기어서 충정로 방향 지하철 탑승을 시도했다. 들어가려는 장애인들, 잡아당기는 경찰과 보안관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져 현장은 아비규환이었다.
탑승 시위를 계기로 전장연을 향한 혐오는 극에 달했다.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라디오 등에서 “시민의 아침을 볼모로 잡는 부조리” “인질극” “비문명적”이라는 말을 쏟아냈다. 언론은 이 발언을 그대로 옮겼다. 전장연은 2022년 3월30일부터 4월20일까지 윤석열 정부 인수위를 상대로 장애인권리예산과 이동권 보장을 위한 예산을 요구하며 평일 아침마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삭발 투쟁을 했다. 인수위가 2022년 4월19일 장애인 정책과 관련해 예산과 시기를 언급하지 않고 ‘확대하겠다’는 기약 없는 말로 브리핑을 마무리하자 지하철을 지연시키는 행동에 나선 것이었다.
선천적 중증뇌성마비인 문애린은 4월21일 시청역으로 옮겨 행한 탑승 시위에서 장애인 이동권이 생존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동료들이 기어서 지하철에 탑승하는 동안 휠체어로 지하철 문을 막고 장애인이 처한 현실을 호소했다. 이를 지켜본 경찰과 보안관은 두 다리로 설 수 없는 문애린의 팔을 잡고 지하철 밖으로 끌어냈다. “장애인에게 폭력적인 행동을 멈춰주십시오. 20년을, 20년을 소리쳐왔습니다. 언제까지 이렇게 온몸으로 폭력을 당해야 합니까!” 문애린이 시청역 천장을 바라보며 쉰소리로 외쳤다. 서울교통공사는 제27차 탑승 시위가 끝난 뒤 한명희와 문애린 두 사람을 찍어 전차교통방해 및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 사건을 다루는 검찰 공소장은 고성과 비명으로 가득했던 현장에 대한 묘사가 없이 간결하다. 검찰은 ‘피고인 한명희는 시청역 승강장에서 출근길 선전전을 진행하자고 발언해 피고인 문애린을 포함한 전장연 관계자들로 하여금 열차의 출입문과 승강장 사이에 전동휠체어나 몸을 끼워 문이 닫히지 못하게 하는 방법으로 열차가 출발하지 못하게 했다’고 적시했다. 검찰은 제27차 탑승 시위로 열차가 85분간 지연됐다고 봤다. 한명희는 서울교통공사가 전장연 탑승 시위의 여파로 차례로 연착한 지하철까지 지연 시간에 포함해 계산했다고 주장한다.
“징역 3년 구형은 투쟁 원천 봉쇄 시도”
공소장에는 두 사람이 왜 탑승 시위에 나섰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제주도에서 태어난 47살 문애린은 초등학교에 다니지 못했다. 보조기 없이 혼자 걸을 수 없는 그는 등교하려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는데, 부모는 ‘육지’에서 일했다. 11살 때 부모가 있는 강원도로 이주했지만, 집 근처 학교는 문애린의 입학을 거부했다. 결국 그는 한글을 독학으로 익혔고, 장애인 복지관의 도움으로 검정고시를 치러 초중고 교육과정을 마쳤다. 그 뒤 대학 진학을 위해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학원을 알아봤지만 찾지 못했다. 이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곳이 노들장애인야학이었다. 여기서 공부한 그는 2002년 대학에 입학했고, 장애인 인권에 천착한다.
38살 한명희의 아버지는 2급 소아마비 장애인, 어머니는 2급 지체장애인이다. 그는 비장애인의 일상 속에 최대한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려 애쓰는 부모를 보며 자랐다. 한명희의 아버지는 새벽 4시 지하철 첫차를 타고 출근했다. 장애인 탑승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장애인의 불편함이 조금도 용납되지 않던 시절이었다. 한명희는 대학 시절 생활비를 벌기 위해 중증장애여성 김선심씨의 활동지원사로 일하다 장애인 인권운동을 처음 접했다. 장애인 자립 운동을 펼치던 김씨를 인상 깊게 지켜본 한명희는 2007년 노들장애인야학에 합류한다. 그곳에서 한명희는 온종일 방에만 갇혀 있던 장애인들의 선생님이자 동료였고, 몇 안 되는 비장애인 친구가 됐다. 노들장애인야학은 문애린과 한명희가 만난 곳이기도 하다.
‘선전전 1천 일’을 바라보는 문애린의 시선은 양가적이다. “이렇게 길게 이어졌다는 의미에서 본다면 감회가 새롭지만, 기분이 좋지만은 않네요. 1천 일이라는 시간 동안 (장애인 권리를 외면하는) 사회구조가 여전히 바뀌지 않았으니까요. 사실 3년간 선전전만 한 게 아니에요. 전 21년 전부터 9천 일 넘는 기간 동안 같은 의제(장애인 권리 보장)를 놓고 싸워왔어요.” 인생 절반을 장애인 인권운동에 쏟았지만, 그가 바라본 현실은 아직 암담하다. “투쟁하며 재판을 여러 번 받았습니다. 그런데 징역 3년 구형은 장애인의 투쟁을 원천 봉쇄하려는 시도라고 봐요. (선고가) 두렵다기보단 막막해요. 사람답게 살 권리를 요구하는 게 불법이라면 이제 어디에다 말해야 할까요.”
한명희도 갑갑하긴 마찬가지다. “2021년 탑승 시위 방식을 하기 전 전장연의 투쟁은 시민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어요. 지하철이 지연되면서 사회적 파장이 커지니 검찰이 이 사건 구형을 세게 한 게 아닐까 싶어요.” 투쟁 경력 15년차지만, 전차교통방해라는 혐의는 익숙하지 않다. “감정적으로는 억울하지만, 사익을 위해 죄를 저지르지 않았습니다. 저는 비장애인이지만 장애인 동료들과 같이 살아간다는 생각을 합니다. 장애인에게 미뤄졌던 권리 때문에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었는데, (유죄가 나오면) 좀 갑갑한 마음이 들지 않을까요.” 한명희는 최후 진술에서도, 탑승 시위에서도 시민들에게 그저 “죄송하다”고 거듭 말했다.
한 장애인 활동가가 2026년 1월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승강장에서 열린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 1천 일\' 집회에 참석해 포스트잇에 글을 적고 있다.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전차교통방해죄 구성요건 엄격하게 해석해야”
문애린과 한명희의 재판은 전장연 활동가 2명의 운명만을 결정짓지 않는다. 탑승 시위를 하다 전차교통방해 혐의로 기소된 또 다른 전장연 활동가들의 선고에도 영향을 준다. 형법상 전차교통방해죄는 ‘표지를 손괴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전차 교통을 방해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는 내용이 전부이나, 일반교통방해죄(10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와 달리 벌금형이 없다. 두 사람이 징역 또는 징역형 집행유예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이를 토대로 전장연 활동가들을 상대로 한 9억원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재개된다. 그래서 전장연은 이번 선고를 장애인 인권운동의 미래를 결정할 분수령으로 본다.
변호인단은 전차교통방해죄가 특수상해, 인신매매, 세관 공무원의 아편 수입 등과 같은 중범죄(최소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기에 범죄 구성요건(범죄로 인정되기 위한 조건)을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표지(신호기) 손괴나 기타 방법’이 공공의 안전을 위협할 만큼 ‘물리적 손해를 입힌 행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수연 법조공익모임 나우 변호사는 “피고인들은 지하철 표지, 승강장 시설물 등을 손괴한 적이 없고 철로에 진입하지도 않았다”며 “스크린도어에 서 있으면서 지하철 출발을 지연시킨 행동이 교통안전을 위협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변호인단은 두 사람이 전차교통방해죄로 처벌받으면 예비·음모죄로도 기소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형법 제191조(예비·음모죄)는 ‘전차교통방해 등을 범할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중대한 범죄를 예방하고자 만들어진 법이 탑승 시위를 기획했던 이들을 처벌하는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게 변호인단의 주장이다. 궁극적으로 소수자의 마지막 보루이자 헌법상 모든 시민이 누려야 할 자유인 집회·시위의 자유마저 금지하거나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본다.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든 법’의 김동현 변호사는 “집회·시위의 자유는 건강한 민주주의의 척도다. 일정 정도의 불편함을 초래하는 집회·시위 행사를 처벌하려면 기본권 보장을 고려해서 형량을 정해야 한다”며 “불편하다고 모든 것을 처벌할 수 없다. 소수자일수록 제도권 정치에 요구할 수 있는 통로가 적기에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가 더 강하게 인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더 나은 1년 뒤를 바라보는 마음으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2026년 1월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지하철 4호선 혜화역(동대문역 방면) 승강장에서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 1천 일\' 집회 도중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다 죽여버려야 해, 이 개새끼들!” 2026년 1월19일 ‘선전전 1천 일' 집회가 열린 혜화역 동대문역 방면 승강장에 도착한 지하철의 문이 열리자 날카로운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탑승 시위를 하지 않고 지하철 역사 내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이유만으로 욕설을 뱉는 시민이 있었다. 하지만 2021년 12월3일 시작된 전장연의 선전전과 탑승 시위는 지하철 역사 내 엘리베이터 설치의 자양분이 됐다. 엘리베이터는 장애인뿐만 아니라 유아차를 끄는 부모, 노인 등 비장애인도 함께 이용하고 있다. 소수자가 길을 만들면 여러 정체성을 지닌 소수자가 이 길을 함께 향유할 수 있다는 걸 명징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공공데이터포털을 보면, 전장연이 탑승 시위를 중단했던 2023년 1월 한 달 동안 지하철은 216번(5분 65번, 10분 94건, 15분 40건, 20분 15건, 30분 이상 2건) 지연됐다. 이렇게 잦은 지연 사례가 있지만, 이런 사례들은 전장연의 탑승 시위만큼 일부 시민의 비난을 사지 않는다. “거창하게 장애인 권리를 위해 싸운다고 말하고 싶지 않아요. 장애인에게 기회가 좀더 주어지는 환경을 동료들과 맞이하고 싶어요. 더 나은 1년 뒤를 바라보는 마음으로 선전전에 참여했습니다.” 선전전 1천 일을 마친 문애린이 역사 내 엘리베이터 앞에서 말했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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