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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대체조제 사후통보 간소화 제도의 허.이 실제 진료현장에서 드러났다. 약국에서 처방약을 변경했지만 정작 처방 의사는 이를 알지 못하는 사례가 확인되면서 환자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약사의 편의를 위해 간소화한 통보 절차가 오히려 의사의 처방권과 환자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약화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마저 불분명하게 만들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이태인 공보이사는 "일부 사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약이 변경됐음에도 사후통보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들이 발견되고 있다"며 "현재 사후통보 누락이나 지연 사례를 취합해 건수를 집계한 단계는 아니다. 향후 실태파악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 내과의사회가 제시한 사례를 보면 지난 8월 4일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장기간 약을 복용하던 80세 남성 환자에게 처방된 '뉴부틴서방정'이 약국에서 '애니틴서방정'으로 대체조제됐다. 두 의약품은 트리메부틴말레산염 0.3g으로 성분과 함량이 같지만 제조사와 제품명, 색상 및 모양이 달랐다.
그러나 의사회가 공개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체조제 사후통보 조회 화면에는 8월 3일부터 12일까지 해당 약국의 사후통보 내역이 0건으로 표시됐다. 특히 해당 환자는 기존 약의 외형에 익숙한 상태에서 별다른 설명 없이 다른 모양과 색상의 약을 받았다.
즉 실제 대체조제가 이뤄졌음에도 처방 의사에게 변경 사실이 전달되지 않았으며, 이같은 사례가 환자의 혼란은 물론 의사와 환자 간 신뢰 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내과의사회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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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인 공보이사는 "기존 전화나 팩스 등을 통해 대체조제 사실을 비교적 신속하게 인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의사가 직접 시스템에 접속해 조회하지 않으면 변경 여부를 알기 어렵다"며 "컴퓨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일부 개원의들은 확인 방법 자체를 모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의사가 모르는 사이 약이 변경되면 약화사고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렵고, 책임 소재를 둘러싼 문제도 생길 수 있다"며 "권한이 있는 곳에 책임이 따라야 하는데 현재 이 부분이 분리돼 있다"고 꼬집었다.
정보 입력만으로는 통보 불충분...환자 동의·알림 기능 요구
조원영 총무이사도 현행 시스템이 실질적인 양방향 통보 체계를 갖추지 못했다는 .을 제기했다.
왼쪽부터 조원영 총무이사, 곽경근 회장, 이태인 공보이사
조 이사는 "기존 전화나 팩스 방식은 처방 의사에게 변경 사실이 직접 전달되는 구조였지만, 현재 포털에 입력하는 방식은 사실상 정보를 저장하는 기능에 가깝다"며 "의사가 직접 들어가 확인하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다는 .에서 실질적인 양방향 통보 체계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약사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인 만큼 최소한 정해진 사후통보 의무는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내과의사회는 개선 방안으로 대체조제 시 환자의 명시적인 동의를 받는 절차와 처방 의사에게 변경 사실을 신속히 전달하는 알림 기능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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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특정 의약품에 대해서는 의사의 처방 의사를 보다 명확히 반영할 수 있는 장치도 제안했다. 미국의 'DAW(Dispense As Written)'와 같이 처방한 의약품 그대로 조제하도록 표시하는 방식을 참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태인 공보이사는 "환자에게 단순히 다른 약을 제공한다고 설명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동의 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처방 의사도 복잡한 조회 과정을 거치지 않고 대체조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모든 처방에 적용하기 어렵더라도 의사가 임상적으로 대체를 원하지 않는 의약품에 대해서는 별도로 표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내과의사회는 향후 회원 대상 설문조사 등을 통해 대체조제 사후통보 누락과 지연 실태를 파악하고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곽경근 회장은 "현행 대체조제 사후통보 간소화 제도에는 처방한 의사에게 대체조제 사실을 알리는 기능이 담겨 있지 않다"며 "이러한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정부에 촉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내과의사회는 이날 결의문을 통해서도 대체조제 사후통보 간소화 제도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내과의사회는 "의사와 충분한 소통 없이 처방약을 변경하고 사후통보만으로 갈음하는 구조는 환자 안전을 위협하고 의사와 환자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며 "정부는 제도를 전면 재검토하고 대체조제 시 환자의 명시적 동의 절차와 처방 의사에 대한 직접 확인 의무를 복원·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정부가 의료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일차의료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 개선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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