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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어른들이랑 똑같이 말하네요."
학교를 취재하러 온 방송국 PD에게 도움을 요청하던 학생이 실망감을 드러낸다. 자신은 교육기관의 일에 개입할 수 없다는 어른의 대답에 학생은 절박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아이들을 보호한다는 학교에서 정작 아이들은 외부에서 찾아온 어른에게 도움을 구하고 있었다.
지난 14일 오전 11시쯤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의 한 연습실. 창작집단 동화의 연극 '피그말리온 아이들' 연습이 한창이었다. 배우들이 대사를 주고받으며 장면을 이어가자 정우성 상임연출은 연기를 멈추고 배우들의 움직임과 등장 시.을 。검했다. 장면 전환의 호흡을 조정한 뒤 연습이 다시 이어졌다.
이 작품은 지난 6월 인천문화재단의 쇼케이스 지원 사업에서 본공연 지원작으로 선정돼 오는 24일 무대에 오른다. 창작집단 동화는 쇼케이스 이후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자유를 내세운 통제의 학교
'피그말리온 아이들'은 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이뤄지는 보호와 통제의 경계를 묻는 작품으로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배경은 외부 세계와 단절된 섬 '낙인도'에 자리한 대안학교 '로젠탈 스쿨'이다. 학교는 자유와 창의성을 내세우지만 엄격한 규율로 학생들의 사고와 행동을 제한한다.
학교를 취재하러 온 방송국 PD '마'는 학생들의 일상을 살펴보며 학교의 실체에 의문을 품는다. 학교 관계자는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지만 외부자는 학생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비판할 기회마저 잃는 것은 아닌지 질문한다.
무대 구성도 독특하다. 기존 객석을 연기 공간으로 활용하고 원래 무대에 관객석을 설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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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들은 통로와 객석 사이를 오가며 관객을 작품 속 공간으로 끌어들인다.
무대에 등장하는 빨간 카펫은 인물들이 과거의 기억과 후회를 마주하는 상징적 공간이다. 작품은 현실과 기억 속 장면이 꿈처럼 교차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쇼케이스 거쳐 본공연으로
이번 공연은 인천문화재단의 쇼케이스 지원 사업을 통해 마련됐다. 공연예술단체가 작품을 쇼케이스에서 먼저 선보이고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본공연으로 발전시키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창작집단 동화는 지난 6월 쇼케이스에 참여한 뒤 약 4개월 동안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왔다. 전문가 의견을 참고해 장면 전환과 표현 방식을 。검하고, 원작의 문체와 작품의 특성을 무대에서 살리는 작업을 이어왔다.
정우성 창작집단 동화 연출은 쇼케이스를 통해 다양한 지역 예술인들과 교류하고 공공극장에서 작품을 선보일 수 있었던 .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경연이긴 했지만 축제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며 "앞으로는 학교와 시민들이 공연을 접할 기회도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연은 오는 24일 청라블루노바홀에서 열린다. 객석은 65석 규모이며 관람료는 전석 1만5000원이다. 놀티켓과 플레이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정우성 '피그말리온 아이들' 연출가"관객들, 작품서 정답 찾기보다 저마다의 경험으로 바라봐주길"
한때 교사가 되기를 꿈꿨던 정우성(사진) 창작집단 동화 연출에게 교육은 여전히 관심의 대상이다. 지금도 연극을 가르치는 그는 교육의 방식과 그 안에 담긴 가치관을 연극 '피그말리온 아이들'을 통해 풀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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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무엇이 옳고 그른지 결론을 내리기보다 관객들이 저마다의 경험과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보길 바란다.
'피그말리온 아이들'은 범죄를 저지른 부모를 둔 아이 등이 모인 대안학교 '로젠탈 스쿨'을 배경으로 교육을 통한 성장과 통제의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본공연을 앞둔 지난 14일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의 한 연습실에서 정 연출을 만났다. 그는 아이들을 차별로부터 보호하려는 입장과 스스로 생각할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이 맞서는 지.에 주목했다.
"아이들을 모아 놓으면 서로 차별하지 않으니까 더 나은 것 아니냐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고, 그래도 아이들이 생각도 못 하게 가둬 놓는 건 아니지 않느냐는 입장이 있어요. 그래서 선악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정 연출은 관객의 나이와 경험에 따라 작품을 받아들이는 방식도 달라질 것으로 봤다.
"나이가 많으신 분들은 예전에 받았던 교육을 떠올릴 수 있고, 청소년들은 지금 자신들이 받는 교육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낄 수도 있어요."
정 연출은 관객에게 특정한 해석이나 결론을 요구하는 연극에도 거리를 뒀다. 한 독일 연출가의 인터뷰를 통해 연극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연극을 보고 이해한 뒤 정답을 내리는 교육적인 방식으로 소통하지 말고, 작품을 보고 감각하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이야기였어요. 관객들이 작품에서 정답을 찾기보다 저마다의 감각과 경험으로 받아들이길 바랍니다."
정 연출은 창작집단 아라 대표를 겸하고 있으며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어른:동화', '간조와 만조사이' 등을 연출했다. 제20회 월드 2인극 페스티벌에서 크리에이티브 연출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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