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알리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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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 <자본론>을 읽어 불법구금됐다가 최근 검찰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은 이동섭씨가 지난 4일 서울 중구의 한 사무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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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불법계엄 포고문은 지금 봐도 황당합니다. 그런데 만약 계엄이 성공했다면 우리는 어떤 일상을 살았을까요? 해외를 볼 것도 없이 군부독재 시절을 보면 됩니다. 지금은 서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카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읽거나 가지고만 있어도 야마토게임무료다운받기 어딘가로 끌려가던 시절이었죠.
71살의 이동섭씨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1983년, <자본론>을 읽었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가 모진 구타와 고문을 겪었고,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유예에 처해졌습니다. 43년 동안 억울하게 죄의 꼬리표를 달고 살았던 그가 최근 무혐의를 받았습니다. 경향신문 박채연 기자가 지난 9일 이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 바다이야기프로그램 습니다. 이씨와 같은 억울한 국가폭력 피해자들이 어떤 일을 겪고 있는지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국가는 너무 늦게 반성한다
20대 시절의 이동섭씨와 정진태씨, 고 박광순씨(2017년 사망)는 공부 친구였습니다. 함께 모여 책을 읽고 토론하며 세상을 공부했습니다. 사건은 1983년 설 오션릴게임 명절 이후인 2월16일에 일어났습니다. 금서였던 <자본론>을 읽었다는 이유로 경찰이 들이닥친 겁니다. 세 사람은 영장 없이 체포됐습니다.
이동섭씨는 22일 동안 갇혀 조사를 받았습니다. 말이 조사지, 매 맞고 발로 걷어차이는 시간이었습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때 감옥에 갇혀 본 경험이 있는 그에게도 조사는 옥살이보다 더 고된 일이었습니다. 그는 “감옥에선 생활하는 거지만 조사는 ‘작품을 만들어야’ 해서 오만 일들이 다 벌어진다”며 “돌이켜보면 경찰이 조직 사건을 만들려고 했던 것 같은데, 막상 그런 게 없으니 책을 문제 삼은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들을 수사한 서울지방검찰청 남부지청(현 서울남부지검)은 “공산주의 서적을 탐독해 북한의 대남 노선을 간접적으로 이롭게 했다”며 이동섭씨와 박광순씨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습니다. 기소유예란 혐의는 인정되지만 재판에는 넘기지 않는 것으로, 선고만 없었지 유죄나 다름없는 조치입니다. 정진태씨는 이들에게 책을 보여준 ‘주범’이라는 이유로 징역 3년을 받았고요.
그 이후 억울한 죄를 달고 산 40여년. 희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국가보안법 위반 재심을 신청한 정진태씨가 지난해 10월28일 42년 만의 무죄를 선고받은 겁니다. 법원은 정씨가 영장 없이 불법으로 구금돼 수사를 받았으며, <자본론>을 읽은 것도 죄가 아니라고 인정했습니다. 정씨는 기자회견에서 “40년 동안 짓눌러 왔던 범죄자라는 굴레를 벗게 돼 정말 다행”이라고 했습니다. 그보다 앞서 같은 해 4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도 정씨의 억울함을 인정했고요.
정진태씨와 주변인들의 독려에 이동섭씨도 명예 회복에 나섰습니다. 정식으로 재판을 받은 게 아니어서 재심 대신 진정을 제기했고, 지난달 23일에야 무혐의 처분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씨는 “나는 매만 맞고 나와서 진정을 넣을지도 고민했는데, 무혐의가 나오니 마음이 편해졌다”고 했습니다.
지난달 22일 오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재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인터뷰하고 있는 문영석씨. 고귀한 기자
이동섭씨처럼 엄혹한 시대 억울한 피해를 본 이들의 재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22일에는 과거 전두환 정권 안기부에 의해 간첩으로 조작됐던 문영석씨가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같은 달 19일에는 박정희 정권 시절 ‘통일혁명당(통혁당) 재건위원회 사건’으로 사형당한 고 강을성씨의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죠. 지난해 6월에는 1966년 이복형에게 속아 북한에 갔다가 돌아온 뒤 간첩으로 몰려 사형당한 고 오경무씨도 재심을 거쳐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그러나 국가폭력 피해자들이 억울함을 벗는 건 여전히 너무 고된 일입니다. 검찰이 과거의 실수를 바로잡는 일에 소극적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8월 통혁당 사건으로 사형당했다가 49년 만에 무죄가 확정된 고 김태열씨 사건에서, 검찰은 형사보상 의견을 묻는 법원에 “‘적의처리’가 상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적의처리란 판단이나 의견을 내지 않고 재량에 맡기겠다는 뜻입니다. 검찰이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일었고, 대검찰청은 최근 전국 검찰청에 “적의처리 답변을 지양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국가의 무관심 속에 피해자가 직접 피해를 입증해야 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동섭씨를 대리한 최정규 법무법인 원곡 변호사는 “검찰이 이 사건을 진정 전부터 검토해왔다고 하더라도 결국 피해자들이 진정을 낼 때까지 방치한 셈”이라며 “5·18처럼 국가보안법 관련해서도 재심에서 무죄를 받은 피해자와 기소유예된 피해자들에 대해 일괄적으로 혐의없음 처분을 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하는 순간.’ 한강 작가가 문학으로 남긴 기록입니다. 김광호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칼럼에서 이를 언급하며 “재심 무죄가 역사 바로잡기를 넘어 우리 사회 제도 변화와 민주주의 공고화로 나아갈 때 이 희망은 현실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과거를 넘어 현재와 미래를 위해서라도, 국가는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는 일에 더 적극적으로 임해야 하겠습니다.
“하나를 보더라도 입체적으로” 경향신문 뉴스레터 <점선면>의 슬로건입니다. 독자들이 생각해볼 만한 이슈를 점(사실), 선(맥락), 면(관점)으로 분석해 입체적으로 보여드립니다. 매일(월~금) 오전 7시 하루 10분 <점선면>을 읽으면서 ‘생각의 근육’을 키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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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20대 후반 <자본론>을 읽어 불법구금됐다가 최근 검찰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은 이동섭씨가 지난 4일 서울 중구의 한 사무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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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하는 순간.’ 한강 작가가 문학으로 남긴 기록입니다. 김광호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칼럼에서 이를 언급하며 “재심 무죄가 역사 바로잡기를 넘어 우리 사회 제도 변화와 민주주의 공고화로 나아갈 때 이 희망은 현실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과거를 넘어 현재와 미래를 위해서라도, 국가는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는 일에 더 적극적으로 임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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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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