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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정예송
댓글 0건 조회 3회 작성일 26-09-29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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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하면 바다라지만, 그것만으로는 좀 아쉽다. 강릉에 살고 있는 나는 오히려 관광철에 외지인이 몰리는 장소를 피하는 편이다. 친구나 가족이 와도 내가 좋아하는 장소를, 내가 좋아하는 시간대에 데리고 간다. 그러면 "현지인이 된 것 같다"며 반응이 좋다. 추석 연휴를 맞아 귀향 겸 여행 겸 강릉을 찾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모처럼 가족이 모였으니 어디든 가고 싶은데, 사람과 자동차가 몰리는 곳으로 향하자니 벌써 피곤하다. 그렇다고 집에만 있자니 아이들이 심심해한다. 그럴 때 가볼 만한 곳들을 추려보았다. 어깨에 힘을 조금 빼고, 느긋한 시간을 보내는 동네 사람처럼 걸어보면 어떨까. 큰돈을 쓰지 않아도 좋다. 운동화와 마실 물을 챙겨 강릉의 물가와 숲으로 가보자. ▲  경포생태저류지의 낮은 평화롭다. ⓒ 이준수 경포호수 옆, 조금 다른 물가를 걷다 경포호수는 두말할 것 없이 멋진 장소다. 달리기에도 좋고 걷기에도 좋다. 그러나 경포호수와 이어지는 경포생태저류지(아래 저류지)는 의외로 모르는 사람이 많다. 오죽헌과 경포호수 사이에 있는 이곳은 얼핏 보면 작은 호수 같다. 비가 많이 내릴 때 물을 일시적으로 담아두는 공간이지만, 평소에는 새와 사람이 저마다의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저류지 둘레는 약 2.1km다. 둘레길은 강둑처럼 높고, 양쪽으로 저류지와 경포천이 펼쳐진다. 시야가 트여 있어 걷는 내내 답답하지 않다. 가로수는 벚나무라 봄이면 꽃대궐이 된다. 계절마다 만나는 이웃도 달라진다. 겨울에는 물수리와 큰 기러기가 찾아온다. 고라니도 때때로 눈에 띈다. 늘 같은 저류지 길을 달리는데도 풍경이 똑같았던 날은 별로 없다. PC파칭코 저류지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길에는 메타세쿼이아가 줄지어 서 있다. 웨딩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종종 보인다.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이 길을 걸으면 근사한 기분이 든다. 나무 그늘 아래서 셀카를 한 장 남기거나, 다른 사람을 찍어줘도 좋겠다. 저류지를 걷다 보면 커다란 '달'을 만날 수 있다. 미디어아트 작품인 '경포달빛아트쇼 나의 달'이다. 둥근 화면은 달이 되기도 하고 우주를 비추기도 한다. 저류지는 언제 가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산책이 목적이라면 아침에, 달 조형물까지 보고 싶다면 해 질 무렵에 찾는 쪽을 권하고 싶다. ▲  치유의 숲, 금강송 군락 아래를 걸어 보자. ⓒ 이준수 대관령치유의숲, 정상보다 소나무가 목적이다 그럴 때가 있지 않나. 등산까지는 무리지만 가벼운 숲 걷기는 하고 싶은 날. 며칠 쉬러 온 곳이라 장비는 없지만, 바람도 쐬고 몸도 조금 움직이고 싶은 기분 말이다. 한두 시간쯤 걷고 돌아올 숲을 찾는다면 대관령이 제격이다. 내가 자주 가는 곳은 대관령치유의숲과 대관령자연휴양림이다. 이름이 비슷해도 출발 지.과 걷는 길이 다르니, 내비게이션에는 가려는 시설의 이름을 정확히 넣는 것이 좋다. 치유의숲은 연세 있는 부모님이나 어린 자녀와 함께 찾기 좋다. 데크 길을 따라 비교적 수월하게 숲을 둘러볼 수 있다. 데크 길 끝 전망대에서는 대관령의 산줄기를 바라볼 수 있다. 이곳에서 내가 특히 좋아하는 것은 오래된 금강소나무들이다. 강릉시 안내에 따르면 1920년대에 씨를 직접 뿌려 가꾼 숲이라 한다. 모바일 손오공추천 굵은 줄기가 근엄하게 서 있다. 주차장에서 그리 멀리 오지 않았는데도 세상과 한참 떨어진 듯하다. 소나무가 내뿜는 청량한 냄새를 맡으며 숨을 고르면 긴장이 조금씩 풀린다. 소나무 아래서 충분히 쉬었다면 그날의 목적은 이미 이룬 셈이다. ▲  대관령자연휴양림에서 만나는 다양한 나무와 둥굴레잎 ⓒ 이준수 대관령자연휴양림, 바람으로 몸을 씻는 자리 대관령자연휴양림은 원하는 만큼 걷는 재미가 있는 숲이다. 짧게 숲길을 맛보고 돌아와도 좋고, 체력과 시간이 허락하면 연결된 길을 따라 더 걸어도 좋다. 자연휴양림의 인기 장소는 풍욕대다. 글자 그대로 바람으로 몸을 씻는 곳. 숲길을 걸어 몸에 열이 조금 올랐을 때 산바람을 맞으면 그 이름이 실감 난다. 잡다한 생각도 바람에 날려가는 듯하다. 여기서는 잠깐 휴대전화를 넣어두고 눈을 감자. 땀을 식힌 다음 바로 일어서지 말고 고요하게 더 머물러 보기를 권한다. 소나무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나만의 감상 방법이 있다. 나무 밑동에서부터 천천히 시선을 올리는 것이다. 갈라진 껍질을 지나 줄기를 따라가다 보면 고개가 한참 뒤로 젖혀진다. 그 높이를 사진 한 장에 담기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지붕처럼 머리 위를 드리운 소나무 가지와 하늘은 '아!' 하고 한숨을 쉬게 만든다. 산에서 내려왔다면 그냥 가지 말고 '산림복합체험센터'에 들러보자. 매우 합리적인 이용료로 고급 숯을 구할 수 있다. 가마에서 직접 구운 숯을 아낌없이 주신다. 두툼한 숯을 볏짚 매듭으로 묶어 옷방에 걸어 두었더니 습기와 냄새가 모두 잡혔다. 휴양림이라는 이름 때문에 숙박해야만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대관령자연휴양림은 당일 숲 나들이에도 그만이다 모바일 바다이야기앱 . 소나무 아래서 충분히 쉬고, 마음에 드는 숯 작품 하나를 집으로 데려와도 좋겠다. ▲  순포습지의 가을과 여름 ⓒ 이준수 순포습지, 서두르면 잘 보이지 않는 것들 물가를 조용히 거닐고 싶다면 순포습지가 있다. 강릉시 사천면 산대월리에 자리한 이곳은 경포호와 같은 석호의 특성을 간직한 습지다. 탐방 데크를 따라 걸으며 물가의 동식물을 살펴볼 수 있다. 한 시간이면 너끈히 둘러볼 수 있는 규모다. 순포를 거닐다 보면 온갖 동물과 조우하게 된다. 붉은머리오목눈이는 갈대 사이서 푸드덕거리고, 진흙에 야생 짐승의 발자국이 찍혀있다. 때까치가 나뭇가지에 꽂아둔 개구리는 야시장 꼬치 같다. '꿩!' 하면서 푸드덕 날아가는 장끼는 탐방객을 즐겁게 만든다. 순포습지는 어느 계절에 가도 새를 볼 수 있다. 새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선물 같은 장소다. 적당한 쌍안경만 있으면 생생하게 새를 관찰할 수 있다. 새가 풀 뒤로 들어갔다고 곧바로 따라갈 필요는 없다. 다시 나올 수도 있고, 끝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보고 싶은 것을 매번 볼 수는 없겠지만, 대신 기다리는 사이 처음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던 다른 것이 보일 수 있다. 순포는 그런 곳이다. 한 곳쯤 덜 가도 괜찮은 여행 소개한 곳을 하루에 모두 돌아볼 필요는 없다. 오전에 대관령 숲에서 시간을 보냈다면 오후에는 쉬어도 좋다. 저녁을 먹고 저류지를 걷는 정도로 하루를 마쳐도 아쉽지 않다. 여행을 오면 자꾸 무언가를 더 해야 할 것 같다. 여기까지 왔으니 유명한 곳도 가야 하고, 소문난 음식도 먹어야 할 것 같다. 그러다 보면 쉬러 와서도 시간을 확인하며 바쁘게 움직이게 된다. 이번 추석에는 한 곳쯤 덜 가는 대신 조금 더 머물러 보면 어떨까. 는 그런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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