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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전역을 휩쓴 대규모 폭동과 약탈 사태를 계기로 폴란드와 헝가리 같은 중·동유럽 국가들이 이민정책 논쟁 주도권을 쥐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의장을 지낸 폴란드 총리와 헝가리 총리는 서유럽 도심이 화염에 휩싸인 장면을 앞세워 ‘강경 국경통제 정책이 옳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19일(현지시각) 페테르 머저르 헝가리 총리와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프랑스 전역에서 격화한 폭력 시위를 서유럽식 관대한 이민정책이 낳은 실패 사례로 규정하고 자국 국경 봉쇄 노선을 강하게 옹호했다.
머저르 헝가리 총리는 18일 불타는 프랑스 건물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무분별한 파괴와 정당화할 수 없는 폭력을 보니 헝가리가 왜 이민에 가장 엄격한 입장을 취하는지 이제 모두에게 분명해졌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머저르 총리는 “유럽 국가 압도적 다수가 정신을 차리고(have woken up), 과거의 관대한 정책과 결별하려 한다”며 “너무 늦지 않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도 같은 날 밤 X(옛 트위터)에 강경한 메시지를 내놨다. 투스크 총리는 프랑스를 직접 거론하지 않은 채 “폴란드는 다른 유럽 국가의 실수를 되풀이하지도, 그 대가를 대신 치르지도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불법 이민에 맞서 확고하게 국경을 방어하고 있고, 자체적인 망명 정책을 시행 중이며, 폴란드 법을 어기는 자들은 추방한다. 안보 문제에 있어 폴란드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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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1월 총선을 앞두고 투스크 총리와 경쟁할 가능성이 있는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전(前) 폴란드 총리 역시 19일 “프랑스가 불타고 있으며, 우리는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현명해져야 한다”며 자신이 이끄는 중도우파 연합이 폴란드를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로 만들 종합 해법을 갖고 있다고 가세했다.
프랑스에서는 17일 생활비 상승에 항의하는 전국 시위에 내무부 추산 55만명, 주최 측 추산 80만명이 거리로 나왔다. 영국 BBC는 19일 프랑스 내무부를 인용해 이날 하루에만 약 2400명이 체포되고 경찰 약 1000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파리·리옹·마르세유에서 상。 약탈이 이어졌고, 중부 도시 리모주에서는 19세기에 지은 시청 건물이 불탔다. 알랭 디 크레센조 프랑스 상공회의소 회장은 피해 상.이 2000곳을 넘고 피해액이 수억유로(수천억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특히 시위 현장 곳곳에서 이민자 문제와 맞물린 정체성 정치 상징물들이 등장해 유럽 보수 진영과 중·동유럽 국가들 공세를 자극했다. 프랑스 우파 성향 주간지 르 주르날 뒤 디망슈 보도에 따르면 17일 남부 도시 툴루즈에서는 시위대가 프랑스 구국 영웅이자 가톨릭 성녀(聖女)인 잔 다르크 기마상 머리에 히잡처럼 보이는 노란 조끼를 씌우고, 손에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게 했다.
파리 도심 루브르 박물관 피라미드 광장에서도 복면을 쓴 시위대가 잔 다르크 동상에 올라 정치 구호가 적힌 스티커를 붙였다. 레퓌블리크 광장에서는 불타는 버스정류장 옆에서 시위 참가자가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드는 모습이 포착됐다. 강경 보수 우파 정치인 에리크 제무르는 이 장면을 두고 “프랑스가 이슬람화됐다는 강한 상징”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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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을 형상화한 노란 조끼를 머리에 두른 툴루즈 잔다르크 광장의 잔다르크 기마상(왼쪽)과 팔레스타인, 이집트 국기에 둘러쌓인 파리 레푸블리크 광장 공화국 기념비. /X
유로뉴스는 시위 참가자 가운데 일부가 이민자 배경을 지니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번 프랑스 폭동을 대규모 이민 사태와 직접 연결 지으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트루스소셜에 “마음 속에 증오를 품은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온 이민자들이 한때 위대했던 그 나라(프랑스)를 산산조각 냈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너무 늦기 전에 국경을 닫고 통제권을 가져오라”고 밝혔다.
이번 폭동과 약탈을 이민자나 이민자 가정 출신이 주도했다는 객관적 근거는 없다. 프랑스 경찰과 정부 당국이 체포자 가운데 이민자나 이민 2·3세가 차지하는 비율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프랑스 정부는 평화 시위에 침투한 극좌 급진 세력과 전문 약탈범들을 폭력 사태 주범으로 지목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동유럽 지도자들이 확정된 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자국 반이민 정책을 정당화하는 정치적 공세에 나섰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스웨덴에 기반을 둔 정치학자 다니엘 샤츠는 폭스뉴스에 “혼란을 담은 이미지는 백 번의 정책 연설보다 더 큰 정치적 무게감을 지닐 수 있다”며 “프랑스와 다른 국가들에서 불타는 건물과 약탈당한 상.들 모습이 유럽 전역에서 정치적 탄약이 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더 강경한 이민 정책을 밀어붙이는 지도자들은 자국 유권자들에게 ‘이것이 바로 우리가 막으려는 모습’이라는 직설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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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극우·포퓰리즘 세력 전유물로 여겨졌던 강경 이민정책은 중·동유럽에서 이제 정파를 넘어 주류 제도로 자리 잡고 있다. 통계로 봐도 서유럽과 중·동유럽 간 이민자 및 난민 수용 규모 차이가 뚜렷하다. EU 통계청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2025년 초 기준 외국 출생 거주자 수는 프랑스가 약 960만 명, 이탈리아가 약 690만 명을 기록했다. 반면 폴란드는 프랑스 10% 수준인 약 100만 명(전체 인구 대비 2.6%), 헝가리는 이보다 적은 70만 명 미만(7.3%)에 그쳤다. 직접적인 국경 통제 지표인 2026년 2분기 난민 보호지위 1차 승인 건수를 보면 프랑스가 1만4135명에게 보호지위를 부여하는 동안 폴란드는 370명, 헝가리는 단 10명만 승인했다.
헝가리는 오르반 전 총리 시절 망명 신청 절차를 봉쇄했다가 2024년 6월 유럽사법재판소(CJEU)로부터 EU법 위반 판결 불이행으로 일시금 2억유로와 하루 100만유로 이행강제금 제재를 받았다. 지난 4월 총선에서 친EU 노선을 내걸고 당선된 머저르 신임 총리조차 국경 빗장만큼은 풀지 않고 있다. 투스크 폴란드 총리 역시 벨라루스가 이민자를 서방 압박 수단으로 삼는다는 이유로 지난해 3월부터 벨라루스 국경 망명 신청을 한시 제한하고, 올해도 이를 연장했다.
슬로베니아 류블랴나대 사회과학부에서 국제관계학 좌장을 맡고 있는 보슈티얀 우도비치 교수는 폭스뉴스에 “중·동유럽 국가들에서 이번 프랑스 폭동은 이민자들의 부적응·미통합 문제와 연결된다”며 중·동유럽 국가들은 대개 단일 민족 기반 정체성을 EU 회원국 자격과 연결하기 때문에 다민족 사회 개념을 쉽게 수용하기를 기대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평가했다.
위 참가자가 팔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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