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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가 14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2026 푸드테크앤트렌드컨퍼런스'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조선비즈
인공지능(AI)이 식품을 개발하는 방식부터 소비자가 음식을 선택하는 기준까지 바꾸고 있다. AI로 소비자 반응을 빠르게 예측하고, 개인마다 다른 영양 반응을 분석해 맞춤형 식단을 제안하는 기술이 등장하면서 식품산업의 경쟁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위고비·마운자로 등 비만 치료제의 확산으로 식사량은 줄이되 영양은 충분히 섭취하려는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첨단 기술과 식품을 결합한 푸드테크가 케이(K)푸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조선비즈는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2026 푸드테크 앤 트렌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식품 기획과 상품 개발, 소비 트렌드 분석 등 산업 전반에 확산하는 AI와 푸드테크의 가능성을 살펴보고 K푸드의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확장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장석현 CJ제일제당 컨슈머·비즈니스 인텔리전스 담당 상무는 기조강연에서 “AI 시대에 상품을 기획할 때는 무엇을 만들었는가를 넘어 왜 선택받았는지까지 데이터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 트렌드를 분석해 신제품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수준을 넘어, 제품 출시 전 소비자 반응과 시장성을 예측하는 방향으로 식품 개발 과정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장석현 CJ제일제당 컨슈머·비즈니스 인텔리전스 담당 상무가 14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6 푸드테크 앤 트렌드 컨퍼런스’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조선비즈
CJ제일제당은 2010년부터 축적한 제품·소비자·시장 데이터를 연결한 AI 기반 마케팅 인텔리전스 플랫폼 ‘푸드 AI 360’을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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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로 시장 변화를 감지하고 상품 콘셉트를 구체화하고, 가상 소비자를 통해 예상 반응을 미리 살펴본다. 장 상무는 “기존에는 시장 조사를 하고 결과를 반영하는 데 적어도 2~3개월이 걸렸다”며 “컨슈머 AI를 활용하면 소비자 반응을 더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술과 제품의 변화가 국내 시장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기원 월드푸드테크협의회 공동회장은 기조강연에서 “한국 시장에서만 전문 푸드테크 기업을 키우는 건 불가능하다”며 “처음부터 세계 시장을 목표로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식품뿐 아니라 AI 등 첨단 기술과 콘텐츠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푸드테크에서도 해외 시장을 겨냥해 세계적인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품업계는 소비자의 식사량과 영양 섭취 방식이 달라지는 흐름에도 주목하고 있다. 윤명랑 풀무원식품 글로벌마케팅총괄본부장은 ‘비만 치료제가 바꾼 식탁’ 강연에서 “미국에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 치료제의 확산은 오히려 K푸드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기원 월드푸드테크협의회 공동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2026 푸드테크 앤 트렌드 컨퍼런스’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조선비즈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GLP-1 계열 치료제 사용이 늘면서 식사량은 줄이되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려는 수요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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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본부장은 “한국 식품은 (미국 시장에서) 이미 영양 밀도와 품질을 높인 식품”이라며 “GLP-1 시대에는 식품이 가격이 아니라 제품의 가치로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식품기업에 새로운 제품 개발 과제를 던진다. 단순히 열량을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적은 양으로도 충분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는 제품, 섭취 편의성과 소화 부담까지 고려한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본부장은 두부와 낫토 등 식물성 단백질 식품에 대한 관심과 영양소를 강화한 식품의 가능성을 언급하며, 체중 감량 이후 유지 단계의 식품 수요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명랑 풀무원식품 글로벌마케팅총괄본부장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2026 푸드테크 앤 트렌드 컨퍼런스'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조선비즈
AI를 활용한 식품 혁신은 개인별 영양 관리로도 확장하고 있다. 조해 상명대 지능·데이터융합학부 특임교수(한국암웨이 R&D 총괄 상무)는 ‘AI가 이끄는 개인 맞춤 영양의 진화’ 강연에서 “맞춤형 영양과 AI는 최고의 궁합”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같은 음식을 먹어도 사람마다 혈당 반응이 다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2015년 국제 학술지 셀(Cell)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특정 음식에 대한 혈당 반응이 개인마다 다르게 나타났다. 이후 1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개인별 혈당 반응의 차이가 확인됐다. 조 교수는 2024년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된 무작위 대조 시험 결과도 소개하며 개인 맞춤 식단의 가능성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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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 연구들이 던진 메시지는 ‘평균의 함정’에서 벗어나 나를 위한 맞춤형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K디저트의 성공 방정식’을 주제로 열린 토론은 이기원 월드푸드테크협의회 공동회장이 좌장을 맡았다. 김성래 선미한과 대표, 김보람 이삭토스트 브랜드전략 본부장, 니디 아그르왈 스윅 공동대표 겸 한글과자(Kalphabets) 공동창업자가 패널로 참여했다.
(왼쪽부터)이기원 월드푸드테크협의회 공동회장, 김성래 선미한과 대표이사, 김보람 ㈜이삭 브랜드전략 본부장, 니디 아그르왈(Nidhi Agrawal) 스윅 주식회사 공동대표·한글과자(Kalphabets) 공동창업자./조선비즈
푸드테크가 산업 양극화 해소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왔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축사에서 “산업 양극화가 심각한 상황에서 시민들에게 더 나은 일자리와 소득을 줄 수 있는 분야가 푸드테크”라며 “반도체만으로는 국민이 행복해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푸드테크를 잘 살리면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삶의 질도 크게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수 조선비즈 대표는 개회사에서 “AI는 상품 기획과 개발은 물론 소비 트렌드 분석과 생산·유통에 이르기까지 식품 산업에 새로운 변화를 만들고 있다”며 “K푸드는 기술과 K컬처의 융합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푸드테크를 식품산업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AI·로봇·그린바이오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연구개발과 실증 기반을 확충하고 유망기업의 창업과 성장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푸드테크 기술을 K푸드에 접목해 수출하는 전략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140여 명의 정관계 및 산업계 인사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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