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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설안,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이 돌보는 일상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 억울함과 죄책감 속에서 자신을 돌보며 오늘 하루를 살아내는 이야기
[스포츠동아 양형모 기자] 작가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이를 돌보는 일상에서 느낀 억울함과 죄책감, 절망과 희망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했다. 슬픔이 사라져서 평온해진 것은 아니다. 슬픔을 곁에 둔 채 오늘 하루를 보내는 법을 조금씩 찾아가는 이야기다.
이화여자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한 손설안은 디자이너로 일하다 혼인 후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 서부 대도시의 한적한 동네에 살림을 꾸렸고 아이를 낳았다. 몇 해 뒤 아이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을 받았다.
저자는 아이의 진단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왜 자신의 아이가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지, 혹시 자신에게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했다. 부정하고 싶은 마음과 죄책감이 겹쳤다. 상황을 받아들이는 방법도, 하루를 견디는 방법도 쉽게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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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증상이 악화하면서 병원을 찾아다니고 약물 치료를 시작했다. 가족의 일상도 흔들렸다. 낯선 장소와 사람, 익숙하지 않은 언어 속에서 설명을 듣고 대화를 나누는 일부터 버거웠다. 병원에 다녀왔다는 짧은 말로는 그날 겪은 어려움을 다 설명할 수 없었다.
글과 그림은 이러한 돌봄의 일상에서 다루기 어려운 마음이 밀려왔다가 물러나는 과정을 담는다. 삶을 포기하려 했을 만큼 깊었던 좌절도 감추지 않는다. 그렇다고 모든 어려움을 이겨냈다는 이야기로 매듭짓지도 않는다. 저자는 여전히 무거운 내일을 앞에 두고, 오늘 하루를 안녕히 보내려 애쓴다.
그 과정에서 손설안은 자신을 돌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뜨개질을 하고 피아노를 쳤다. 뜨개질의 반복에 기대어 힘든 시간이 지나가기를 기다렸고, 서툰 피아노 소리를 들으며 스스로 무언가를 고를 수 있다는 작은 만족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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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일도 자신을 돌보는 데 도움이 됐다. 억울함과 죄책감을 조금씩 덜어내면서 아이를 돌보는 사람인 동시에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되짚었다. 아이를 돌보는 틈틈이 떠오른 생각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해 온라인에서 사람들과 나누기도 했다.
저자의 관심은 아이를 바꾸거나 슬픔을 없애는 데서, 현실을 받아들이고 견디는 방법을 찾는 쪽으로 옮겨갔다. 하루의 무게가 가벼워진 것은 아니었다. 슬프고 지치며 인내심이 바닥나는 날도 있다. 다만 그런 날들을 보내는 동안에도 자신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알아갔다.
‘평온한 절망’은 이처럼 상반된 마음이 함께 있는 일상에 가깝다. 큰 슬픔 속에서도 아이는 저자가 다시 살아갈 이유가 되기도 했다. 손설안은 그 안에서 자기 몫의 돌봄을 감당하며 하루를 살아낸다.
PS. 뜨개질 한 코, 피아노 한 소절. 나를 위한 작은 시간이 다시 하루를 살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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