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몽사이트 ▒ 〚 RGm734¸ToP 〛 ⊙ 사이다쿨
페이지 정보

본문
【﹝ rZu427.tOP ﹞】
릴짱 ㎖ 〚 Rzu427˛TOp 〛 ♫ 바다이야기합법
신규릴게임 ㈄ 〚 rVN821.TOp 〛 ← 바다이야기APK
황금성사이트 ‰ ﹝ RNL143¸ToP ﹞ ∩ 야마토게임
바다이야기다운로드 ㉶ ﹝ rKt541.Top ﹞ ┷ 릴게임모바일
릴게임끝판왕 바로가기 go !!
[김상목 기자]
1937년 소련, '대숙청'이 한창이다. 모스크바 서쪽 브랸스크도 마찬가지다. 지방검찰청 감찰 검사 '코르네프'는 교도소에서 편지 한 통을 받는다. 그는 당국의 방해에도 끈덕지게 면담을 신청한다. 마침내 도착한 감옥에서 검사는 편지를 쓴 장본인, 공산당 원로 당원이자 법학자였던 '스테프냐크'와 대면한다.
'저평가 우량주' 거장의 정수를 담은 신작
황금성게임랜드
▲ <두 검사> 스틸
ⓒ 엠엔엠인터내셔널㈜
<두 검사>는 세르히 로즈니차의 국내 첫 공식 극장 개봉영화다. 신 바다이야기사이트 작 공개 때마다 칸과 베니스의 단골손님인 거장 치고는 홀대에 가까운 대우다.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를 종횡하는 감독의 작품 세계는 진입 장벽이 제법 높다. 다큐멘터리는 해설도 거의 없이 관찰 카메라에 가깝고, 극영화는 동유럽 특유의 냉소로 가득하다. 보고 나면 찜찜함이 가득한데, 무엇 하나 후련하게 해소되는 게 없다.
한 릴게임몰메가 번 잘못 걸렸으면 기억해 뒀다가 건너뛰면 그만일 텐데, 묘하게 다시 찾는 소수가 발생한다. 제대로 맛을 들이면 세르히 로즈니차가 제공하는 마성에 취하는 탓이다. '꿈도 희망도 없는' 작품 세계는, 역설적으로 관객을 어떤 열망과 성찰로 휘몰아치게 만든다. 작품 속 감독의 메시지를 소화하기 위해 지적 운동을 필사적으로 벌여야 한다. '기이한 열정'이 온전한 소 바다이야기#릴게임 화를 위해 작동한다.
그런 작업은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할리우드 영화와 확연히 다른 감상을 전한다. 적당히 시간과 비용 들여 휴식과 오락을 제공하는 상업영화 문법과 정반대 노선을 취하기에, 그의 작품은 스트레스 해소가 아니라 지적 숙제를 어깨에 무겁게 얹어 쉴 틈을 주지 않는다. 극장 안에서 화면이 밝아오면 끝나는 게 아니라, 극장 문을 황금성릴게임 나서는 순간 과제를 던지며 출발하는 데 가깝다. 묵직하게 눌러 담은 주제의식과 배경을 이해하려면 할 일이 태산이다.
하지만 모든 난관을 돌파하면 다른 각도에서 '카타르시스'에 도달할 수 있다. 낙오되면 도리가 없지만 모든 고비를 통과하면 극한의 성취감과 함께 영화가 오락에 그치지 않고 시대와 역사를 경유하는 예술임을 깨닫기에 이른다. 감독은 꾸준히 유럽 현대사의 어두운 심연을 파헤침과 동시에, 구소련 국가들이 처한 파국과 전쟁에 대한 도전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중이다. <두 검사>는 그 작가적 실천 가운데 구소련 역사가 21세기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를 폭로하는 역작이다.
'예좁시나', 1937년 대숙청의 어둠 속으로
▲ <두 검사> 스틸
ⓒ 엠엔엠인터내셔널㈜
'숙청'은 소련 역사에서 한 번도 멈춘 적 없지만, 끝판왕은 고유명사로 '대숙청'이라 명명된 1937~1938년이다. 피해자 숫자에선 소련 초기 적백내전 시기나 '홀로도모르'로 불린 우크라이나 대기근, 2차 세계대전의 가장 참혹한 전선이던 독소전쟁 사례가 앞선다지만, 대숙청은 질적으로 궤를 달리한다. 다른 사례가 대개 전쟁이나 재해와 연관된 탓에 약간은 불가피하거나 불가항력이란 여지가 있는 데 반해, 대숙청은 온전히 체제 내에서 인위적으로 자행된 결과다.
절대 수치 역시 방대한 규모다. 공식적으로 70만 전후가 처형되고, 시베리아 '굴라그(강제노동수용소)'로 끌려가거나 비공식적으로 제거된 이를 합치면 100만 단위다. 게다가 외부의 적, 반혁명분자를 상대로 한 사례와 달리, 대숙청은 공산당 내부를 겨냥한다. 즉 '어제의 동지'를 숙청해 반대파 '씨를 말린' 것.
내부 반대파라 하지만, 스탈린의 심복을 제외하면 사실상 공산당 내 나머지 모두를 제거한 데 가깝다. 1934년 소련공산당 17차 전당대회 당시대의원 1966명 가운데 1000명 이상이 처형당했다. 중앙위원 139명 가운데 110명이 처형, 자살, 의문사로 사라졌다. 쉽게 풀이하면, 국회의원 300명 중 200명 이상, 장관의 8할이 1년여 사이에 제거당한 참극이다. 이러고도 국가가 운영될 수 있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지 않은가.
대체 소련은 왜 이런 미친 짓을 했을까? 1991년 소련 붕괴 후 30여 년이 지났지만, 역사학자들의 논쟁은 계속된다. 해석은 분분하지만, 고도로 통제되고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현대 국가가 편집광적으로 모든 역량을 '내부의 적'을 향해 휘두를 때 가능한 비극이다. 치밀한 정치적 음모가 대중의 동조와 결합할 때 전근대엔 불가능하던 숙청극이 가능해진다. 대숙청은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정치와 인간 본성에 대한 가장 어두운 층위로 접근하는 경로다.
과거와 현재를 가로지르는 섬뜩한 정치 우화
▲ <두 검사> 스틸
ⓒ 엠엔엠인터내셔널㈜
영화는 연극 관람하듯 정적인 고정 카메라, 흑백에 가깝게 조절한 회색빛 색감, 의도적으로 무표정한 연기 덕분에 로봇을 보는 것만 같은 인물들을 조합해 1937년 소련 사회로 관객을 끌어당긴다. 모두가 어렴풋하게 알지만, 정작 제대로 체감하긴 힘든 대숙청 시기를 마치 밀실 드라마처럼 압축한다. 움직임도 액션도 거의 없는데 보고 있자면 소름이 돋고 식은땀이 흐를 지경이다. 그 당시를 간접 체험하는 '귀신의 집'에 들어온 듯하다. 밀실 공포증 자체다.
구성은 단순하다. 단막극처럼 이야기는 몇 단락으로 구분된다. 우선 검사가 교도소로 면회를 위해 방문한다. 배타적 행정 절차 탓에 면회는 쉽지 않다. 관청에 민원 해결차 방문했다가 분통 터트리는 경험과 비슷하지만, 몇 곱절 더 오싹하다. 주인공은 미로와 같은 교도소 내부를 하나씩 돌파해야 한다. 이 과정이 거의 40분 동안 계속된다. 관객은 무표정하게 관문을 통과하는 신참 검사 곁에서 지루함과 짜증을 견뎌야 한다.
마침내 피로 쓴 밀서의 주인공과 대면하는 데 성공한다. 숱한 경고와 비협조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의 결연한 의지가 이룩한 성공이다. 면담 과정에서 왜 그가 위험을 무릅쓰고 누구나 피하고픈 모험을 감행한 것인지 드러난다. 세상을 뒤덮은 흉흉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코르네프는 소련 체제의 정당성을 믿으며 자신의 도전으로 세상을 조금은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갓 법과대학을 졸업한 그는 학창시절 감화를 받았던 원로 법학자가 반체제인사일 리 없음을 잘 안다. 대체 왜 존경하던 공산당 투사들이 고문과 처형에 휘말려야 했는가. 부당함에 분노가 솟는다.
면담 후 주인공은 모스크바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싣는다. 실로 무모한 도전이다. 신참 검사가 소련 검찰총장을 아무 중간 절차도 무시한 채 면담하려는 것이다. 코르네프가 철부지는 아니다. 대숙청을 진두지휘한 내무인민위원회, "NKVD"라 불리는 무소불위의 권력 기구가 장악한 지역 검찰에 문제를 보고해 봐야 헛일이란 직관 때문이다. 과거 한국의 중앙정보부나 안기부를 가뿐히 초월한 초법기관인 NKVD다. 이미 자신이 위험에 노출된 걸 알지만, 소련에 대한 믿음을 포기할 수 없는 그는 끝까지 가보기로 한다.
'괴물'이 되어버린 노동자-농민의 나라에서
긴 여정 끝에 도착한 모스크바는 결연한 의지로만 쉽게 감당할 곳이 아니다. 신념과 의지는 투철해도, 대검찰청의 기계적인 관료 체계는 시골쥐 마냥 코르네프가 헤매게 만든다. 교도소를 방문할 때 끝없는 미로를 계속 빙글빙글 돌던 것처럼, 검찰청의 복도와 방들은 통로가 아니라 장벽처럼 주인공을 짓누르며 그만 포기하라고 무언의 압박을 가한다. 그 모든 난관을 돌파해 마침내 소련 검찰총장과 독대하는 기회를 얻는 건 기적에 가까운 성취다. 기회주의자 관료들은 정작 코르네프가 누군지 몰라도 대단한 인재라 착각할 정도다.
평검사가 검찰총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행운아가 된다면, 청년의 의기가 작은 기적을 만드는 해피엔딩을 기대할 법하지만, 지금까지 영화의 동선을 따라온 이들이라면 1초도 방심할 리 없다. 코르네프는 소련 사법체계 정점에 오른 비신스키 총장에게 자신이 듣고 본 걸 빠짐없이 보고하고 특별지시를 받는다. 이제 관객은 불길한 감각과 함께 임무를 완수한 주인공의 미래를 상상하기 시작한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코르네프와 비신스키의 짧은 대면은 너무나 상징적이다. 1917년 혁명으로 탄생한 소련은 한때 노동자와 농민, 프롤레타리아의 열망이 구현된 거대한 실험으로 대접받았다. 20대 초반인 코르네프는 바로 그 소련의 신세대다. 조국의 대의를 믿고 그것이 구현되길 원한다. 이를 위해 자기 한 몸 바칠 각오가 된 애국자이자 열성 당원인 것. 그런 주인공의 신념을 흔들리게 한 누명을 쓴 원로 당원의 사연은 모든 위험을 감수하며 체제의 실체로 향하게 이끈다.
그는 비신스키를 소련 사법체계의 정수이자 스탈린을 정점으로 한 지도자의 일원으로 대한다. 지방에서 NKVD가 자행하는 폭력과 범죄는 위대한 소련 체제의 의지일 리 없다. 오히려 반체제 세력의 파괴 공작이 소련을 망치고 있어 이 진상을 제대로 알릴 수 있다면 교정이 가능하다고 믿었다. 하지만 정작 대숙청의 시발점이던 모스크바 공개재판의 주심이 바로 비신스키였다는 걸 시골뜨기 주인공은 깨닫지 못했다. 그것이 파멸의 시작이다.
왜 굳이 감독은 철 지난 소련 시절의 대숙청을 극화한 걸까? 세르히 로즈니차는 인민의 꿈과 희망을 구현하는 체제가 경직되고 권력을 유지하는 데만 작동하는 관료제로 타락하는 결정적 계기로 대숙청을 지목한다. 이 사건의 부정적 후유증은 푸틴에게까지 고스란히 이어진다. NKVD의 후신인 KGB 출신 푸틴은 스탈린의 절대권력을 꿈꾼다. 21세기 러시아는 국가의 발전 대신 절대권력 추구를 위해 예비 반대파나 경쟁자를 '인민의 적'으로 규정해 예방 숙청하는 경로를 고스란히 답습하는 중이다.
겉으론 절차적 민주주의와 사법체계를 구성하지만, 껍데기에 불과한 채 자가증식하는 타락한 관료제가 국가를 잠식할 때 어떤 괴물이 탄생하는가, 이 영화는 너무나 섬찟하게 재현한다.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에 이르는 러시아의 현실을 과거로부터 탐구하지만, 본 작품의 묵시록적 풍경은 트럼프의 미국을 비롯해 현대 권위주의 독재화 어디에나 대입 가능한 교재로 봐도 무방하다.
<작품정보>
두 검사Два прокурораZwei StaatsanwälteTwo Prosecutors2025|프랑스 외|역사, 드라마, 스릴러2026.04.01. 개봉|118분|15세 관람가감독/각본 세르히 로즈니차출연 알렉산드르 쿠즈네초프, 알렉산드르 필리펜코, 아나톨리 벨리원작 게오르기 데미도프, 소설 《두 검사》수입/배급 엠엔엠인터내셔널㈜공동배급 ㈜레드아이스엔터테인먼트제공 레이먼드 정
2025 78회 칸영화제 경쟁, 프랑수아 샬레상
1937년 소련, '대숙청'이 한창이다. 모스크바 서쪽 브랸스크도 마찬가지다. 지방검찰청 감찰 검사 '코르네프'는 교도소에서 편지 한 통을 받는다. 그는 당국의 방해에도 끈덕지게 면담을 신청한다. 마침내 도착한 감옥에서 검사는 편지를 쓴 장본인, 공산당 원로 당원이자 법학자였던 '스테프냐크'와 대면한다.
'저평가 우량주' 거장의 정수를 담은 신작
황금성게임랜드
▲ <두 검사> 스틸
ⓒ 엠엔엠인터내셔널㈜
<두 검사>는 세르히 로즈니차의 국내 첫 공식 극장 개봉영화다. 신 바다이야기사이트 작 공개 때마다 칸과 베니스의 단골손님인 거장 치고는 홀대에 가까운 대우다.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를 종횡하는 감독의 작품 세계는 진입 장벽이 제법 높다. 다큐멘터리는 해설도 거의 없이 관찰 카메라에 가깝고, 극영화는 동유럽 특유의 냉소로 가득하다. 보고 나면 찜찜함이 가득한데, 무엇 하나 후련하게 해소되는 게 없다.
한 릴게임몰메가 번 잘못 걸렸으면 기억해 뒀다가 건너뛰면 그만일 텐데, 묘하게 다시 찾는 소수가 발생한다. 제대로 맛을 들이면 세르히 로즈니차가 제공하는 마성에 취하는 탓이다. '꿈도 희망도 없는' 작품 세계는, 역설적으로 관객을 어떤 열망과 성찰로 휘몰아치게 만든다. 작품 속 감독의 메시지를 소화하기 위해 지적 운동을 필사적으로 벌여야 한다. '기이한 열정'이 온전한 소 바다이야기#릴게임 화를 위해 작동한다.
그런 작업은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할리우드 영화와 확연히 다른 감상을 전한다. 적당히 시간과 비용 들여 휴식과 오락을 제공하는 상업영화 문법과 정반대 노선을 취하기에, 그의 작품은 스트레스 해소가 아니라 지적 숙제를 어깨에 무겁게 얹어 쉴 틈을 주지 않는다. 극장 안에서 화면이 밝아오면 끝나는 게 아니라, 극장 문을 황금성릴게임 나서는 순간 과제를 던지며 출발하는 데 가깝다. 묵직하게 눌러 담은 주제의식과 배경을 이해하려면 할 일이 태산이다.
하지만 모든 난관을 돌파하면 다른 각도에서 '카타르시스'에 도달할 수 있다. 낙오되면 도리가 없지만 모든 고비를 통과하면 극한의 성취감과 함께 영화가 오락에 그치지 않고 시대와 역사를 경유하는 예술임을 깨닫기에 이른다. 감독은 꾸준히 유럽 현대사의 어두운 심연을 파헤침과 동시에, 구소련 국가들이 처한 파국과 전쟁에 대한 도전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중이다. <두 검사>는 그 작가적 실천 가운데 구소련 역사가 21세기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를 폭로하는 역작이다.
'예좁시나', 1937년 대숙청의 어둠 속으로
▲ <두 검사> 스틸
ⓒ 엠엔엠인터내셔널㈜
'숙청'은 소련 역사에서 한 번도 멈춘 적 없지만, 끝판왕은 고유명사로 '대숙청'이라 명명된 1937~1938년이다. 피해자 숫자에선 소련 초기 적백내전 시기나 '홀로도모르'로 불린 우크라이나 대기근, 2차 세계대전의 가장 참혹한 전선이던 독소전쟁 사례가 앞선다지만, 대숙청은 질적으로 궤를 달리한다. 다른 사례가 대개 전쟁이나 재해와 연관된 탓에 약간은 불가피하거나 불가항력이란 여지가 있는 데 반해, 대숙청은 온전히 체제 내에서 인위적으로 자행된 결과다.
절대 수치 역시 방대한 규모다. 공식적으로 70만 전후가 처형되고, 시베리아 '굴라그(강제노동수용소)'로 끌려가거나 비공식적으로 제거된 이를 합치면 100만 단위다. 게다가 외부의 적, 반혁명분자를 상대로 한 사례와 달리, 대숙청은 공산당 내부를 겨냥한다. 즉 '어제의 동지'를 숙청해 반대파 '씨를 말린' 것.
내부 반대파라 하지만, 스탈린의 심복을 제외하면 사실상 공산당 내 나머지 모두를 제거한 데 가깝다. 1934년 소련공산당 17차 전당대회 당시대의원 1966명 가운데 1000명 이상이 처형당했다. 중앙위원 139명 가운데 110명이 처형, 자살, 의문사로 사라졌다. 쉽게 풀이하면, 국회의원 300명 중 200명 이상, 장관의 8할이 1년여 사이에 제거당한 참극이다. 이러고도 국가가 운영될 수 있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지 않은가.
대체 소련은 왜 이런 미친 짓을 했을까? 1991년 소련 붕괴 후 30여 년이 지났지만, 역사학자들의 논쟁은 계속된다. 해석은 분분하지만, 고도로 통제되고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현대 국가가 편집광적으로 모든 역량을 '내부의 적'을 향해 휘두를 때 가능한 비극이다. 치밀한 정치적 음모가 대중의 동조와 결합할 때 전근대엔 불가능하던 숙청극이 가능해진다. 대숙청은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정치와 인간 본성에 대한 가장 어두운 층위로 접근하는 경로다.
과거와 현재를 가로지르는 섬뜩한 정치 우화
▲ <두 검사> 스틸
ⓒ 엠엔엠인터내셔널㈜
영화는 연극 관람하듯 정적인 고정 카메라, 흑백에 가깝게 조절한 회색빛 색감, 의도적으로 무표정한 연기 덕분에 로봇을 보는 것만 같은 인물들을 조합해 1937년 소련 사회로 관객을 끌어당긴다. 모두가 어렴풋하게 알지만, 정작 제대로 체감하긴 힘든 대숙청 시기를 마치 밀실 드라마처럼 압축한다. 움직임도 액션도 거의 없는데 보고 있자면 소름이 돋고 식은땀이 흐를 지경이다. 그 당시를 간접 체험하는 '귀신의 집'에 들어온 듯하다. 밀실 공포증 자체다.
구성은 단순하다. 단막극처럼 이야기는 몇 단락으로 구분된다. 우선 검사가 교도소로 면회를 위해 방문한다. 배타적 행정 절차 탓에 면회는 쉽지 않다. 관청에 민원 해결차 방문했다가 분통 터트리는 경험과 비슷하지만, 몇 곱절 더 오싹하다. 주인공은 미로와 같은 교도소 내부를 하나씩 돌파해야 한다. 이 과정이 거의 40분 동안 계속된다. 관객은 무표정하게 관문을 통과하는 신참 검사 곁에서 지루함과 짜증을 견뎌야 한다.
마침내 피로 쓴 밀서의 주인공과 대면하는 데 성공한다. 숱한 경고와 비협조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의 결연한 의지가 이룩한 성공이다. 면담 과정에서 왜 그가 위험을 무릅쓰고 누구나 피하고픈 모험을 감행한 것인지 드러난다. 세상을 뒤덮은 흉흉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코르네프는 소련 체제의 정당성을 믿으며 자신의 도전으로 세상을 조금은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갓 법과대학을 졸업한 그는 학창시절 감화를 받았던 원로 법학자가 반체제인사일 리 없음을 잘 안다. 대체 왜 존경하던 공산당 투사들이 고문과 처형에 휘말려야 했는가. 부당함에 분노가 솟는다.
면담 후 주인공은 모스크바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싣는다. 실로 무모한 도전이다. 신참 검사가 소련 검찰총장을 아무 중간 절차도 무시한 채 면담하려는 것이다. 코르네프가 철부지는 아니다. 대숙청을 진두지휘한 내무인민위원회, "NKVD"라 불리는 무소불위의 권력 기구가 장악한 지역 검찰에 문제를 보고해 봐야 헛일이란 직관 때문이다. 과거 한국의 중앙정보부나 안기부를 가뿐히 초월한 초법기관인 NKVD다. 이미 자신이 위험에 노출된 걸 알지만, 소련에 대한 믿음을 포기할 수 없는 그는 끝까지 가보기로 한다.
'괴물'이 되어버린 노동자-농민의 나라에서
긴 여정 끝에 도착한 모스크바는 결연한 의지로만 쉽게 감당할 곳이 아니다. 신념과 의지는 투철해도, 대검찰청의 기계적인 관료 체계는 시골쥐 마냥 코르네프가 헤매게 만든다. 교도소를 방문할 때 끝없는 미로를 계속 빙글빙글 돌던 것처럼, 검찰청의 복도와 방들은 통로가 아니라 장벽처럼 주인공을 짓누르며 그만 포기하라고 무언의 압박을 가한다. 그 모든 난관을 돌파해 마침내 소련 검찰총장과 독대하는 기회를 얻는 건 기적에 가까운 성취다. 기회주의자 관료들은 정작 코르네프가 누군지 몰라도 대단한 인재라 착각할 정도다.
평검사가 검찰총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행운아가 된다면, 청년의 의기가 작은 기적을 만드는 해피엔딩을 기대할 법하지만, 지금까지 영화의 동선을 따라온 이들이라면 1초도 방심할 리 없다. 코르네프는 소련 사법체계 정점에 오른 비신스키 총장에게 자신이 듣고 본 걸 빠짐없이 보고하고 특별지시를 받는다. 이제 관객은 불길한 감각과 함께 임무를 완수한 주인공의 미래를 상상하기 시작한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코르네프와 비신스키의 짧은 대면은 너무나 상징적이다. 1917년 혁명으로 탄생한 소련은 한때 노동자와 농민, 프롤레타리아의 열망이 구현된 거대한 실험으로 대접받았다. 20대 초반인 코르네프는 바로 그 소련의 신세대다. 조국의 대의를 믿고 그것이 구현되길 원한다. 이를 위해 자기 한 몸 바칠 각오가 된 애국자이자 열성 당원인 것. 그런 주인공의 신념을 흔들리게 한 누명을 쓴 원로 당원의 사연은 모든 위험을 감수하며 체제의 실체로 향하게 이끈다.
그는 비신스키를 소련 사법체계의 정수이자 스탈린을 정점으로 한 지도자의 일원으로 대한다. 지방에서 NKVD가 자행하는 폭력과 범죄는 위대한 소련 체제의 의지일 리 없다. 오히려 반체제 세력의 파괴 공작이 소련을 망치고 있어 이 진상을 제대로 알릴 수 있다면 교정이 가능하다고 믿었다. 하지만 정작 대숙청의 시발점이던 모스크바 공개재판의 주심이 바로 비신스키였다는 걸 시골뜨기 주인공은 깨닫지 못했다. 그것이 파멸의 시작이다.
왜 굳이 감독은 철 지난 소련 시절의 대숙청을 극화한 걸까? 세르히 로즈니차는 인민의 꿈과 희망을 구현하는 체제가 경직되고 권력을 유지하는 데만 작동하는 관료제로 타락하는 결정적 계기로 대숙청을 지목한다. 이 사건의 부정적 후유증은 푸틴에게까지 고스란히 이어진다. NKVD의 후신인 KGB 출신 푸틴은 스탈린의 절대권력을 꿈꾼다. 21세기 러시아는 국가의 발전 대신 절대권력 추구를 위해 예비 반대파나 경쟁자를 '인민의 적'으로 규정해 예방 숙청하는 경로를 고스란히 답습하는 중이다.
겉으론 절차적 민주주의와 사법체계를 구성하지만, 껍데기에 불과한 채 자가증식하는 타락한 관료제가 국가를 잠식할 때 어떤 괴물이 탄생하는가, 이 영화는 너무나 섬찟하게 재현한다.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에 이르는 러시아의 현실을 과거로부터 탐구하지만, 본 작품의 묵시록적 풍경은 트럼프의 미국을 비롯해 현대 권위주의 독재화 어디에나 대입 가능한 교재로 봐도 무방하다.
<작품정보>
두 검사Два прокурораZwei StaatsanwälteTwo Prosecutors2025|프랑스 외|역사, 드라마, 스릴러2026.04.01. 개봉|118분|15세 관람가감독/각본 세르히 로즈니차출연 알렉산드르 쿠즈네초프, 알렉산드르 필리펜코, 아나톨리 벨리원작 게오르기 데미도프, 소설 《두 검사》수입/배급 엠엔엠인터내셔널㈜공동배급 ㈜레드아이스엔터테인먼트제공 레이먼드 정
2025 78회 칸영화제 경쟁, 프랑수아 샬레상
관련링크
-
http://23.rqa137.top
0회 연결 -
http://79.rnz845.top
0회 연결
- 이전글릴게임한국㈔ 26.04.02
- 다음글밍키넷: 해외 성인 컨텐츠 제공 사이트와 국내 법적 이슈 밍키넷 우회 26.04.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