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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혁진나
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6-10-1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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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도 숲의 안부를 궁금해하는데’(남해의봄날). 강제윤 사단법인 섬연구소 소장이 최근 낸 생애 두번째 시집이다. 자타 공인 한국 1호 섬활동가인 그는 20대 초반이던 1988년 계간 ‘문학비평’ 겨울호로 등단해 이듬해 첫 시집을 냈다. 2집 출간에 37년이 걸렸다. “1집 내고는 민주화, 인권 운동에 이어 섬활동까지 주로 활동가의 삶을 살았으니 시인으로서 정체성이 없었죠. 섬사람들의 기본권 보장 활동을 하면서 성명서를 쓰거나, 섬을 다니며 주민들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그때는 몰랐는데 이게 시가 되었습니다.” 시는 어떻게 쓰기 시작했을까? “초등 고학년 때 부모님이 보길도에서 인천으로 이사해 조그만 중국집을 하셨어요. 그로부터 10년은 반은 학교 다니고 반은 배달 노동을 했죠. 배달 갈 때는 기다리는 시간이 있으니 책을 많이 읽었어요. 그러다 자연스럽게 영감 같은 게 내려왔던 것 같아요. 그걸 적으니 시가 되었죠.” 전남광주 완도군 보길도에서 태어난 강 소장은 고향을 떠나고 20여년이 지난 1998년 귀향해 이듬해부터 섬활동가의 길을 걸었다. 고향 땅의 자연하천 직강화 공사를 이웃들과 함께 막은 게 시작이었다. 지난 2일 한겨레신문사에서 강 소장을 만났다. 그가 지난 27년 동안 섬사람들의 기본권 증진과 섬 생활과 문화를 알리는 활동에서 거둔 성과는 눈부시다. 섬 주민 교통권 증진을 위해 문재인 정부가 2017년에 ‘여객선 공영제’를 국정 과제로 내세우거나 2021년 행정안전부 산하 기관으로 한국섬진흥원이 세워진 데는 그가 2015년 만든 섬연구소의 끈질긴 여론화 노력과 관에 대한 ‘압박’이 실질적 역할을 했다. “여객선 공영제는 섬연구소가 처음 제안했죠. 지난 5월 해양수산부가 낙도보조항로 대상으로 내년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죠.” 여객선 공영제는 민간 선사가 수익성이 낮아 기피하는 항로를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제도다. 모바일 오리지날야마토 2022년엔 자신이 만든 인문학습원 섬학교 수강생들과 함께한 100여차례 답사를 토대로 ‘백섬백길’ 웹사이트를 구축해 한국의 아름다운 섬 길 100곳을 알렸다. 지난해와 올해는 지금은 사라진 바다 위 대규모 생선시장 ‘파시’의 역사를 알려주는 다큐멘터리 두 편을 직접 만들었다. “처음엔 흑산도를, 올해는 전국 8~9개 섬들의 파시를 포괄적으로 보여주는 영상을 만들어 요청이 오는 곳을 찾아 상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여년 섬 고유의 음식을 기록하는 작업도 해왔다. “섬의 문화나 역사를 기록하지 않으면 있어도 있는 게 아니잖아요. 앞으로도 섬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살아왔는지 기록하려고 해요. 다음은 우리 전통 신앙을 이루는 섬의 당제나 당산, 당숲을 기록하려고 합니다.” 이번 시집은 그가 ‘나그네’로 한국의 섬 약 400곳을 다니며 만난 사람들과 그 내면 풍경이 중심을 이룬다. 한국 유인도가 약 480곳이니 80% 넘게 그의 발길이 닿았다. 시에는 유독 할머니들이 많이 나온다. “풍족하면 풍족한 대로 욕심이 생기고/ 없으면 없는 대로 살아져유./ 죽으란 법은 없어유.”(월도 어머니 말씀 전문) “할머니들이 다들 보석 같은 말씀을 하시니까요. 월도 어머니 말씀도 제 말을 보태지 않고 그대로 옮겼어요. 우리 삶의 실상을 정확히 꿰뚫어 보는 선사나 성인의 말씀 같다고 생각했거든요.” 나그네로 한국 섬 400곳 다니며 내면 풍경 기록 시 ‘그물코도 삼천코면 걸릴 날 있다고’는 제주 동문시장 45년 어물전 좌판 할머니의 말씀을 옮겼다. 할머니는 자신이 국밥을 대접하겠다는 제안을 사양하고 길 떠나는 시인에게 이렇게 말한다. “첫 숟갈에 배부를까. 방죽을 파놔야 머구리가 뛰어들지. 그물코도 삼천코면 걸릴 날 있다고 차분히 맘먹고 사시오.” “조급하게 살지 말라는 건데요. 기가 막힌 말씀이잖아요.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 시적이죠. 바다이야기 기계 여자들은 철 들면 시집가는데 남자들은 철 들면 죽는다는 한 할머니 말도 기억에 남아요.” 이번 시집은 아예 할머니들과의 공동 제작이라고도 했다. “(섬) 할아버지들은 인터뷰로 받아 적으려면 딱 굳어져 얘기를 안 해요. 섬이나 마을을 대표해 공식적인 말씀만 합니다. 하지만 할머니들은 옆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80, 90살 인생사를 쫙 펼쳐요. 그게 바로 이 시집이죠.” 그가 섬을 다니며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밥 먹고 가라”다. “나그네를 재워주고 밥을 먹여주는 것은 우리 전통 풍습이었어요. 지금 육지에서는 다 사라졌지만 섬은 아직도 그런 공동체적 풍습이 있어요. 섬에 온 사람은 누구도 굶어선 안 된다는 생각이죠. 이웃집을 찾아왔어도, 섬에 온 사람들은 다 손님이죠.” 섬 답사 중 얻어먹은 밥만 수백끼라는 그는 이런 기억도 풀었다. “섬에서 할머니에게 길을 물으니 자신의 집 담을 보듬고 가라고 해요. 담을 돌아가라는 걸 그렇게 표현한 거죠. 섬에는 이런 따뜻한 감정이 남아 있어요. 그 말은 그분이 바로 보듬어주는 삶을 살고 있다는 걸 뜻하죠.” 강 소장이 섬 활동가로서 지난 10여년 크게 힘을 쏟은 게 여객선 전면 공영제 도입이다. “지금은 손실이 나는 항로는 정부가 손실분만큼 보조금을 주는 준공영제 형태로 운영하고 있어요. 선사 입장에서는 손님이 적을 때는 배를 띄울 이유가 없어요. 그러니 툭하면 배를 안 띄워요. 먼 바다 섬은 1년에 100일 이상, 가까운 바다 섬도 70일 이상 배가 안 뜹니다. 육지는 파업으로 2~3일만 차가 안 다녀도 난리가 나는데 연 100일 이상 배가 가지 않는 게 말이 되나요. 코레일처럼 배를 정부 소유로 해서 관리하면 여객선 노후화로 인한 안전 문제도 같이 풀 수 있어요.” 그가 보기에 섬사람들이 누리지 못하는 또 다른 헌법적 권리는 ‘건강권’이다. “응급 의료 골든 타임을 두고 3분이냐 5분 거리냐를 두고 싸우잖아요. 섬은 헬기가 떠도 몇 시간이고, 악천후에 배나 헬기가 못 들어가 처치를 못 받으면 죽습니다. 바다상어이야기 이런 일이 일년에 몇 건씩 있어요. 육지로 나오기 어려운 먼 바다의 큰 섬들, 예컨대 백령도나 울릉도, 흑산도 같은 섬은 응급 시술이 가능한 의료진이 상주하는 응급 센터가 있어야 합니다. 현재 백령도나 울릉도는 의료 시설을 갖춘 병원이 있지만 응급 대응 능력을 갖춘 의료진은 없어요. 흑산도는 주변 작은 섬까지 아우르면 주민이 8천명 가까이 되는데 아예 응급 시설이 없어요.” 그는 먼 바다 섬을 중심으로 한국의 섬 인구가 크게 줄고 있다면서 이는 우리 해상 영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1980년 987개이던 유인도가 2025년 말 기준 483개입니다. 유인도가 무인도가 된 탓이 커요. 신안 자은도, 통영 욕지도 같은 섬은 인구가 10분의 1로 급감했어요. 유엔 해양법 협약은 사람이 살지 않고 경제 활동이 이뤄지지 않는 섬은 배타적경제수역(EEZ)이나 대륙붕을 가질 수 없다고 규정합니다. 섬 인구가 줄면 우리 영토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섬에 사람이 살 수 있도록 정부가 더 노력해야 합니다.” 2005년 고향을 다시 떠나 본격적으로 전국의 섬을 찾기 시작한 강 소장은 2011년부터 경남 통영에 머물고 있다. 2013년엔 통영 음식을 알리는 ‘통영은 맛있다’(2013) 책까지 쓰고 통영 청년마을 프로그램인 섬바다음식학교 총장도 현재 맡고 있다. 통영은 어떤 곳이길래 ‘나그네’의 마음을 끌었을까? “바닷가 도시들은 대체로 거친 데요. 여기는 그런 게 없습니다. 사납지 않아요. 세련되고 관용적이죠. 윤이상이나 박경리, 김춘수, 유치환, 이중섭 같은 문화예술인이 태어났거나 활동한 것도 그 때문이란 생각입니다. 개방적이고 실용적인 사고도 한 특징이죠. 뭐가 자신들에게 도움이 되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인터뷰를 마치며 섬에 가는 즐거움이 뭔지 물었다. “그냥 좋아요. 저에겐 섬에 가는 것 자체가 그냥 숨을 쉬는 것입니다. 섬은 갈 때마다 달라요. 날씨도 다르고 만나는 사람도 다르죠. 어딜 가도 굶지 않아요. 다 밥 먹고 가라고 하니까요. 외부 문화가 덜 들어온 섬일수록 정이 더 많이 남아 있어요.” 정 과제로 내세우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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