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의 '복수타임', 삼성화재배 16강서 아시안게임 금메달 쉬하오훙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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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삼성화재배 16강 대진 확정
디펜딩 챔피언 신진서 9단이 17일 열린 삼성화재배 32강전에서 중국의 왕싱하오 9단을 꺾고 16강에 진출했다. 사진 한국기원
신진서 9단은 17일 경기도 고양시 삼성화재 글로벌 캠퍼스에서 열린 202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32강전 둘째 날 경기에서 중국의 신예 강자 왕싱하오 9단을 백 188수 만에 불계승하고 16강에 진출했다.
신진서에게 왕싱하오는 올해 삼성화재배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상대였다. 2023 삼성화재배 32강에는 무려 92개월간 중국 1위를 독주한 커제 9단을 물리치고 지난 9월 1위에 오른 구쯔하오 9단도 있고, 지난달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개인전에서 신진서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건 대만의 쉬하오훙 9단도 있지만, 신진서가 자신보다 네 살 어린 왕싱하오를 가장 껄끄러운 상대로 꼽았다는 건 바둑계에 파다한 얘기였다. 신진서는 2000년생이고, 왕싱하오는 2004년생이다.
바둑TV에서 16강전을 해설한 박정상 9단도 “왕싱하오가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부족하지만, 언젠가 신진서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되면 그 막을 내리는 주인공이 왕싱하오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을 정도”라며“왕싱하오는 현재 중국의 실질적인 최강자”라고 평가했다. 2017년 입단한 뒤 한동안 유망주로 구분됐던 왕싱하오는, 지난 7월 중국 최대 기전인 ‘창기배’에서 커제와 미위팅 9단을 연파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올해 중국에서 열린 국제 대회인 ‘녜웨이핑배’도 차지하며 중국 최강자 반열에 당당히 올랐다. 왕싱하오의 현재 중국 랭킹은 7위다.
중국의 19세 강자 왕싱하오 9단. 17일 열린 삼성화재배 32강전에서 신진서 9단에게 패하고 탈락했다. 사진 한국기원
그러나 팽팽했던 긴장감은 1시간도 안 돼 날아가 버렸다. 초반 우변 탐색전 중에 왕싱하오의 완착이 나왔다. 그 한 수가 어긋나자 승부가 결정 나 버렸다. 신진서는 상대 밭전자 사이를 갈라쳤고, 이내 왕싱하오의 우변 흑 진영이 허물어졌다. 기계처럼 바둑을 둔다는 평처럼 냉철한 국면 운영을 자랑하는 왕싱하오지만, 승부를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 불리해진 형세를 만회하기 위해 좌하귀에 침투해 반전을 꾀했으나 상대는 당대의 절대 강자였다. 돌들이 붙을 때마다 격차가 벌어졌다. 초읽기를 거듭하던 왕싱하오가 끝내 돌을 던졌을 때 신진서에겐 30분도 넘는 시간이 남아 있었다. 쾌승이고 완승이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대만의 쉬하오훙 9단. 한국의 안정기 7단을 꺾고 삼성화재배 16강에 진출했다. 사진 한국기원
중국 1위 구쯔하오 9단은 한국 3위 변상일 9단을 반집으로 꺾고 삼성화재배 16강에 진출했다. 사진 한국기원
유일한 한한(韓韓) 대전이었던 신민준 9단과 이창호 9단의 32강전은 피 말리는 계가 바둑 끝에 신민준 9단이 극적인 반집 역전승을 거뒀다. 국내 예선 시니어조를 통과해 본선에 진출한 랭킹 85위 이창호는 랭킹 4위의 강자 신민준을 맞아 마지막까지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경기 후반까지 이창호의 우세가 확실해 대회장에 마련된 검토실이 술렁거리기도 했지만, 한 시절 ‘끝내기의 신’으로 불렸던 이창호가 경기 막판 저지른 미세한 실수가 통한의 반집패를 낳고 말았다. 1975년생 이창호가 전무후무의 삼성화재배 3연패 기록을 세웠던 1999년, 신민준이 태어났다.
17일 열린 삼성화재배 32강전에서 신민준 9단을 맞아 마지막까지 치열한 승부를 벌였던 이창호 9단. 막판 통한의 반집패를 당하고 탈락했다. 사진 한국기원
기사제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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